KINS 감시시스템에 표시됐지만 운영인력 퇴근 인지못해
지난달 9일 고리원전 1호기 블랙아웃 사고 당시 발전소 간부들이 회의를 통해 사건을 은폐키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사고 당시 사고 정보가 정부 원전감시시스템에 표시됐지만 시스템 운영인력이 모두 퇴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당시 책임자였던 문병위 위기관리실장(전 고리원자력본부 제1발전소장)을 15일자로 보직 해임했다.
15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 산하 KINS는 가동중인 전국 21개 원전의 전원 공급여부, 원자로온도ㆍ압력, 가동 출력 등 2000∼3000개 신호를 15초마다 받아 대형 화면으로 보여주는 원전감시시스템인 `아톰케어(Atom Care)'를 운영하고 있다. 원전 운영상황에 대한 원격 실시간 종합감시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그러나 KINS는 시스템을 구축하고도 24시간 운영인력을 두지 않아 저녁에는 시스템에 표시되는 정보가 무용지물인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전원공급이 12분간 중단된 고리1호기 사고가 일어난 지난 2월9일 저녁 8시30분에도 감시시스템을 지키는 직원들이 없어 아무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KINS 한 관계자는 "인력부족으로 밤에는 시스템 운영인원을 두지 않고 있다"며 "대신 가동중인 원자로 출력이 떨어지거나 온도가 올라가는 등 비정상적인 정보가 시스템에 뜨면 안전위, KINS 직원들에 자동으로 경보문자가 가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가동중인 원전은 비상상황시 안전위 관계자 등에 바로 문자가 가게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비중인 원전은 문자전송시스템을 켜두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비중에도 감시시스템 화면에는 모든 상황 정보가 그대로 표시됨에도 불구하고 각종 시험 데이터 등이 문자로 전송될 경우 번거롭다는 이유로 꺼두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이번 고리1호기 사고에서도 전원공급 중단 정보가 감시시스템에 포착됐지만 비상문자는 아무에게도 가지 않았다. 문자시스템만 켜뒀어도 원자력 안전규제 기관이 한달 넘게 심각한 원전 블랙아웃 사고를 모르는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KINS 관계자는 "아톰케어는 원전 비상상황시 대응방향을 결정하도록 돕는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이라면서도 "규제가 아닌 방사선 방재가 주된 목적인 만큼 이번 사고같은 상황에서 활용하기에 무리가 있었다"고 밝혔다.
원전 전체 운영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놓고도 이번같은 사고상황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사고대응시스템이 미숙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백원필 안전연구본부장은 "원전 사고시 원격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제어하는 시스템 구축과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며 "후쿠시마 사고를 통해 그동안 소홀히 했던 부분의 중요성을 확인했듯이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국내 원전감시시스템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완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력안전위 유국희 국장은 "사업자가 사고 정보를 보고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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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은 당시 책임자였던 문병위 위기관리실장(전 고리원자력본부 제1발전소장)을 15일자로 보직 해임했다.
15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 산하 KINS는 가동중인 전국 21개 원전의 전원 공급여부, 원자로온도ㆍ압력, 가동 출력 등 2000∼3000개 신호를 15초마다 받아 대형 화면으로 보여주는 원전감시시스템인 `아톰케어(Atom Care)'를 운영하고 있다. 원전 운영상황에 대한 원격 실시간 종합감시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그러나 KINS는 시스템을 구축하고도 24시간 운영인력을 두지 않아 저녁에는 시스템에 표시되는 정보가 무용지물인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전원공급이 12분간 중단된 고리1호기 사고가 일어난 지난 2월9일 저녁 8시30분에도 감시시스템을 지키는 직원들이 없어 아무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KINS 한 관계자는 "인력부족으로 밤에는 시스템 운영인원을 두지 않고 있다"며 "대신 가동중인 원자로 출력이 떨어지거나 온도가 올라가는 등 비정상적인 정보가 시스템에 뜨면 안전위, KINS 직원들에 자동으로 경보문자가 가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가동중인 원전은 비상상황시 안전위 관계자 등에 바로 문자가 가게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비중인 원전은 문자전송시스템을 켜두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비중에도 감시시스템 화면에는 모든 상황 정보가 그대로 표시됨에도 불구하고 각종 시험 데이터 등이 문자로 전송될 경우 번거롭다는 이유로 꺼두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이번 고리1호기 사고에서도 전원공급 중단 정보가 감시시스템에 포착됐지만 비상문자는 아무에게도 가지 않았다. 문자시스템만 켜뒀어도 원자력 안전규제 기관이 한달 넘게 심각한 원전 블랙아웃 사고를 모르는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KINS 관계자는 "아톰케어는 원전 비상상황시 대응방향을 결정하도록 돕는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이라면서도 "규제가 아닌 방사선 방재가 주된 목적인 만큼 이번 사고같은 상황에서 활용하기에 무리가 있었다"고 밝혔다.
원전 전체 운영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놓고도 이번같은 사고상황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사고대응시스템이 미숙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백원필 안전연구본부장은 "원전 사고시 원격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제어하는 시스템 구축과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며 "후쿠시마 사고를 통해 그동안 소홀히 했던 부분의 중요성을 확인했듯이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국내 원전감시시스템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완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력안전위 유국희 국장은 "사업자가 사고 정보를 보고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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