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기반의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이 지난 2월 초 네 번째로 불발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월 1일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컨소시엄과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 컨소시엄이 신청한 `기간통신사업 허가신청'에 대해 허가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이 불발됨에 따른 가장 큰 실망은 역시 통신료 인하에 대한 기대일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고, 실재 가계 부담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통신비 인하에 대한 절실함은 이번 결과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와이브로 기반의 4이동통신업자 선정이 통신료 인하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통신 서비스 시장 발전에 과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우선 기술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산재해 있다. 이번에 탈락한 두 컨소시엄 모두 새로 기간망을 구축하여야 하며, KT나 SKT의 와이브로망을 빌린다 해도 현재 그 성능이 미비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세계적으로 LTE가 이미 4세대 이동통신의 대세로 굳어진 이상 3~4년 앞서 국제 표준으로 자리잡은 와이브로라고 해도 이미 그 선점 효과를 상실한지 오래다. 주요 단말기 업체인 삼성이나 LG 등이 이 두 컨소시엄에서 빠졌다는 사실만으로도 단말기 제작 및 확보에도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와이브로 단말기 제작에 어떠한 어려움이 있는지 논의하기 전에(예, 전력 소비ㆍ음성 통신 한계 등) 주요 단말기 제조업체가 이 사업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 사업이 더 이상 경제적인 의미가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판단된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4G 이동통신의 선두주자로서 우리나라가 국제표준을 선점하여 야심적으로 추진하고자 했던 와이브로 기술의 활성화를 위하여 특정 주파수대역(2.3-2.4GHz)을 할당해 놓았다는 점이다. 4G 이동통신의 주파수 대역으로 세계전파통신회의(WRC-07)에서 4개의 주파수 대역을 선정해 놓았는데, 우리나라는 와이브로의 활성화를 위하여 이 특정 대역의 용도를 못박아 놓았다. 또 다른 정책적인 문제는 정부 허가 사업 신청 제도에 있다. 현행 허가제도 하에서는 누구나 사업허가를 희망하면 언제든지 신청이 가능하며, 신청하게 되면 허가를 신청한 날부터 120일 이내에 심사결과를 법인에게 통보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4이동통신사업의 경우 2010년 이후부터 줄 곳 이 두 기관이 마치 치킨 게임처럼 상대방을 의식하며 사업 준비와 신청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정부와 통신 사업자 및 이해 관계자들은 과연 현재의 와이브로 기반 4이동통신사업자 선정 계획이 여전히 의미가 있는지 판단하여야 한다. 와이브로 용도로 묶인 주파수 대역이 과감히 다른 용도로 사용되도록 정부와 국회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아울러, 더 이상 이러한 행정상의 낭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허가사업의 체제를 개편하여, 사업발주자(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사업 공고와 신청이 개시되도록 제도를 개선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4G 기술인 와이브로가 LTE와의 경쟁에서 밀린 사실은 참으로 아까운 일이다. 여러 원인이 있고 그 원인을 들춰내고 책임 공방을 하자는 얘기는 아니나, 이제 대세가 판가름 난 4세대 이동통신기술 시장에서 아직도 와이브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과거에 얽매어 현실과 미래를 보지 못하는 우매함과 다를 바 없다. 이동통신비 인하도 와이브로 기반 4이동통신업자의 참여로 실현되리라는 기대는 두 컨소시엄의 현 능력으로 비춰보건대 허상에 불과하다. 정부 조직 개편이 완성되어 IT 정책의 거버넌스가 완성되면, 우선 이 문제부터 조속히 해결되기를 기대해본다.
양희동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그러나, 과연 와이브로 기반의 4이동통신업자 선정이 통신료 인하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통신 서비스 시장 발전에 과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우선 기술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산재해 있다. 이번에 탈락한 두 컨소시엄 모두 새로 기간망을 구축하여야 하며, KT나 SKT의 와이브로망을 빌린다 해도 현재 그 성능이 미비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세계적으로 LTE가 이미 4세대 이동통신의 대세로 굳어진 이상 3~4년 앞서 국제 표준으로 자리잡은 와이브로라고 해도 이미 그 선점 효과를 상실한지 오래다. 주요 단말기 업체인 삼성이나 LG 등이 이 두 컨소시엄에서 빠졌다는 사실만으로도 단말기 제작 및 확보에도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와이브로 단말기 제작에 어떠한 어려움이 있는지 논의하기 전에(예, 전력 소비ㆍ음성 통신 한계 등) 주요 단말기 제조업체가 이 사업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 사업이 더 이상 경제적인 의미가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판단된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4G 이동통신의 선두주자로서 우리나라가 국제표준을 선점하여 야심적으로 추진하고자 했던 와이브로 기술의 활성화를 위하여 특정 주파수대역(2.3-2.4GHz)을 할당해 놓았다는 점이다. 4G 이동통신의 주파수 대역으로 세계전파통신회의(WRC-07)에서 4개의 주파수 대역을 선정해 놓았는데, 우리나라는 와이브로의 활성화를 위하여 이 특정 대역의 용도를 못박아 놓았다. 또 다른 정책적인 문제는 정부 허가 사업 신청 제도에 있다. 현행 허가제도 하에서는 누구나 사업허가를 희망하면 언제든지 신청이 가능하며, 신청하게 되면 허가를 신청한 날부터 120일 이내에 심사결과를 법인에게 통보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4이동통신사업의 경우 2010년 이후부터 줄 곳 이 두 기관이 마치 치킨 게임처럼 상대방을 의식하며 사업 준비와 신청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정부와 통신 사업자 및 이해 관계자들은 과연 현재의 와이브로 기반 4이동통신사업자 선정 계획이 여전히 의미가 있는지 판단하여야 한다. 와이브로 용도로 묶인 주파수 대역이 과감히 다른 용도로 사용되도록 정부와 국회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아울러, 더 이상 이러한 행정상의 낭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허가사업의 체제를 개편하여, 사업발주자(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사업 공고와 신청이 개시되도록 제도를 개선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4G 기술인 와이브로가 LTE와의 경쟁에서 밀린 사실은 참으로 아까운 일이다. 여러 원인이 있고 그 원인을 들춰내고 책임 공방을 하자는 얘기는 아니나, 이제 대세가 판가름 난 4세대 이동통신기술 시장에서 아직도 와이브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과거에 얽매어 현실과 미래를 보지 못하는 우매함과 다를 바 없다. 이동통신비 인하도 와이브로 기반 4이동통신업자의 참여로 실현되리라는 기대는 두 컨소시엄의 현 능력으로 비춰보건대 허상에 불과하다. 정부 조직 개편이 완성되어 IT 정책의 거버넌스가 완성되면, 우선 이 문제부터 조속히 해결되기를 기대해본다.
양희동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