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할 때, 아직은 펜을 들고 챠트에 글씨를 쓰고 있다. 옛날부터 달필은 아니었지만 최근에는 글씨체가 옛날에 비해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다.그런데 앞으로 병원에서는 EMR이라는 전자 의무기록을 추진하고 있어, 글씨를 쓸 일이 과연 몇 분이나 될까 걱정이 된다. 나빠진 글씨체를 보면서 문득 앞으로 인간이 진화하는 것인지 아니면 퇴화하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인류의 출현을 약 6000년 전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기원 후 2000년이 넘을 동안 인류는 과연 어떠한 것이 진화되었는가? 겉으로 보기에는 눈에 띄게 진화한 것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과학 문명의 발전으로 인해 생명은 많이 연장되었고, 수많은 병마와 싸워오면서 의학적으로는 면역력의 증대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세대를 거듭하면서 평균신장은 커졌고, 뇌가 가진 지식은 팽창하였으며, 여성은 더욱 아름다워져 가는 것 같다.
아마도 이는 우리의 유전자가 좋은 유전자를 택한 결과라 생각한다.진화생물학자인 리차드 도킨스의 저서 중 `이기적 유전자'에 의하면 진화의 주체는 인간이나 종이 아닌 유전자라고 했다. 유전자에는 개인의 삶이 모두 압축되어 코드화 되어있다. 이 유전자를 통하여 후세에게 우리는 과연 어떤 것을 물려 줄 수 있을까?
현시대의 우리문화는 과거시대와는 전혀 다르게 바뀌어 디지털화되어 있고,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대부분의 생활을 지배하는 시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화번호를 외우고 있지 않으며, 단순한 계산도 계산기를 사용한다. 운전을 할 때에도 네비게이션은 인제 필수가 되었고, 컴퓨터를 통해 시행착오 없이 필요한 지식을 검색하여 볼 수 있다.
친구들과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안부를 전하고 있는 것은 물론 친구들 만나도 대화가 줄어들고 모두 제각기 스마트폰을 들고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 또한 얼마 전 길을 가다가 버스를 기다리는 줄 서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진풍경을 목격하였다. 단적으로 우리가 생활에서 얼마나 디지털에 중독되어 있는 지를 볼 수 있었다.
사실 컴퓨터의 CPU라고 일컫는 우리의 뇌가 조정하는 우리의 삶도 컴퓨터와 사뭇 비슷하다. 컴퓨터는 0과 1의 이진법을 사용한다. 사실 우리도 하루에 수많은 선택을 하며 살고 있다. 행동을 하면 `1' 이되고 하지 않으면 `0' 이 된다. 바로 이진법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루를 살면서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게 되며, 우리는 연속되는 선택으로 인생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무엇인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면 그 자체만으로 성공한 인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뇌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가 `매너리즘'이라고 할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떠 매일 반복되는 생활을 한다면, 뇌는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이가 들면서 혹은 술과 담배로 인해여 뇌세포는 점점 줄어들어가며, 뇌는 점진적으로 퇴화할 수 밖에 없는 판국에 놓여 있다. 많은 정보를 접하고, 생각하며, 고민하고, 지식을 습득하고, 독서를 하고,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함으로써, 우리의 뇌는 퇴화하지 않고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정보수집을 텔레비전을 통하여 습득하는데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TV 시청은 사람을 `정향반응'이라는 본능적 반응을 취하게 하는데, 이러한 반응은 원래 원시시대에 생명을 위협하는 동물들의 움직임들을 감지하기 위해 발달한 본능적 반응이다. TV 화면이 나타내는 수많은 변화를 주목하게 하는 시각과 청각의 본능적 반응에 의해 뇌혈관이 팽창하고, 심장박동수가 느려지며, 근육들이 수축한다. 이때 몸과 뇌는 매우 수동적이 된다. 즉, 뇌가 능동적인 생각을 하는데 오히려 해가 된다고 하겠다.
이렇든 우리의 뇌는 벌써 디지털 시대에 맞추어 있다. 이제 `디지털 치매'라는 신조어가 나오듯이 인간의 뇌는 점점 퇴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날로그의 감성이 그리운 세대에 앞으로는 일기를 써서 하루의 끝을 아날로그로 마치고 싶다.
조성진 순천향대 신경외과 교수
인류의 출현을 약 6000년 전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기원 후 2000년이 넘을 동안 인류는 과연 어떠한 것이 진화되었는가? 겉으로 보기에는 눈에 띄게 진화한 것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과학 문명의 발전으로 인해 생명은 많이 연장되었고, 수많은 병마와 싸워오면서 의학적으로는 면역력의 증대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세대를 거듭하면서 평균신장은 커졌고, 뇌가 가진 지식은 팽창하였으며, 여성은 더욱 아름다워져 가는 것 같다.
아마도 이는 우리의 유전자가 좋은 유전자를 택한 결과라 생각한다.진화생물학자인 리차드 도킨스의 저서 중 `이기적 유전자'에 의하면 진화의 주체는 인간이나 종이 아닌 유전자라고 했다. 유전자에는 개인의 삶이 모두 압축되어 코드화 되어있다. 이 유전자를 통하여 후세에게 우리는 과연 어떤 것을 물려 줄 수 있을까?
현시대의 우리문화는 과거시대와는 전혀 다르게 바뀌어 디지털화되어 있고,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대부분의 생활을 지배하는 시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화번호를 외우고 있지 않으며, 단순한 계산도 계산기를 사용한다. 운전을 할 때에도 네비게이션은 인제 필수가 되었고, 컴퓨터를 통해 시행착오 없이 필요한 지식을 검색하여 볼 수 있다.
친구들과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안부를 전하고 있는 것은 물론 친구들 만나도 대화가 줄어들고 모두 제각기 스마트폰을 들고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 또한 얼마 전 길을 가다가 버스를 기다리는 줄 서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진풍경을 목격하였다. 단적으로 우리가 생활에서 얼마나 디지털에 중독되어 있는 지를 볼 수 있었다.
사실 컴퓨터의 CPU라고 일컫는 우리의 뇌가 조정하는 우리의 삶도 컴퓨터와 사뭇 비슷하다. 컴퓨터는 0과 1의 이진법을 사용한다. 사실 우리도 하루에 수많은 선택을 하며 살고 있다. 행동을 하면 `1' 이되고 하지 않으면 `0' 이 된다. 바로 이진법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루를 살면서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게 되며, 우리는 연속되는 선택으로 인생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무엇인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면 그 자체만으로 성공한 인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뇌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가 `매너리즘'이라고 할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떠 매일 반복되는 생활을 한다면, 뇌는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이가 들면서 혹은 술과 담배로 인해여 뇌세포는 점점 줄어들어가며, 뇌는 점진적으로 퇴화할 수 밖에 없는 판국에 놓여 있다. 많은 정보를 접하고, 생각하며, 고민하고, 지식을 습득하고, 독서를 하고,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함으로써, 우리의 뇌는 퇴화하지 않고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정보수집을 텔레비전을 통하여 습득하는데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TV 시청은 사람을 `정향반응'이라는 본능적 반응을 취하게 하는데, 이러한 반응은 원래 원시시대에 생명을 위협하는 동물들의 움직임들을 감지하기 위해 발달한 본능적 반응이다. TV 화면이 나타내는 수많은 변화를 주목하게 하는 시각과 청각의 본능적 반응에 의해 뇌혈관이 팽창하고, 심장박동수가 느려지며, 근육들이 수축한다. 이때 몸과 뇌는 매우 수동적이 된다. 즉, 뇌가 능동적인 생각을 하는데 오히려 해가 된다고 하겠다.
이렇든 우리의 뇌는 벌써 디지털 시대에 맞추어 있다. 이제 `디지털 치매'라는 신조어가 나오듯이 인간의 뇌는 점점 퇴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날로그의 감성이 그리운 세대에 앞으로는 일기를 써서 하루의 끝을 아날로그로 마치고 싶다.
조성진 순천향대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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