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로 위·변조 진화… ‘비춰보기’로 식별 예방 가능
복사기ㆍ프린터 보급화에 작년 위폐 7600만원 적발
띠형 홀로그램ㆍ볼록인쇄 등 국내 화폐기술 세계 최고
작은 관심으로 예방 가능
#강원 속초경찰서는 이달 5일 10만원 수표를 위조해 사용한 혐의(부정수표단속법 위반)로 김모(26)씨를 붙잡아 조사중입니다. 숙박업소에서 일하는 김씨는 투숙객으로부터 받은 10만원권 자기앞수표 1장을 사무실에 있던 컬러복합기로 복사한 뒤 한 편의점에서 담배 한 상자(보루)를 사는 데 사용하고 거스름돈 7만3000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울산 중부경찰서는 전통시장 상인을 상대로 컬러복사기로 위조한 지폐를 사용한 혐의로 김모씨(31) 부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김씨 부부는 울산 부산 양산 지역 전통시장을 돌며 위조한 지폐 5만원권 30장 등 153만원을 사용해 물건을 구입한 뒤 거스름돈으로 130만원을 챙겼습니다.
위ㆍ변조 방지기술의 발전과 경찰의 검거, 한국은행 및 금융기관들의 홍보 강화에도 불구 지폐ㆍ수표 위조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발견된 위조지폐는 1000원권 76장, 5000원권 4438장, 1만원권 3783장, 5만원권 329장이었습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7600만원에 달합니다.
위조수표의 규모는 공식 집계는 없지만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대규모 비리 의혹 사건에 휘말린 KB국민은행에서 지난 6월 발생한 위조수표 사건 규모만도 무료 100억원이니까요. 더욱이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지폐와 달리, 개별 은행에서 제작하는 수표는 위조방지 장치가 부족한 편입니다.
이런 위조지폐ㆍ수표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지폐나 수표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아무리 위ㆍ변조 방지기술이 발전해도 쉽게 돈을 갖고 싶은 인간의 탐욕이 있는 한 영원한 숙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화폐 제조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위조지폐는 은행권 100만장당 2.2장 정도로 유로(42.8장), 영국(133장) 등에 비해 크게 낮습니다.
◇디지털화로 위ㆍ변조 진화…`비춰보기'로 간단히 식별 가능=그럼에도 위조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은 아이러닉하게도 `디지털화' 때문입니다.
사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위조 사건은 인쇄기술자가 가담한 전문적인 범죄조직이 고성능 인쇄기를 이용해 정교한 위폐를 제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별다른 위조기술이 없는 개인도 은행권을 컬러복사기로 복사하거나 컴퓨터로 편집한 은행권 이미지를 프린터로 출력해 위조지폐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특히 1990년대 후반 들어 컴퓨터, 컬러프린터, 컬러복사기 등이 일반에 널리 보급되고 이미지 구현 기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면서 이들 디지털기기를 이용한 위폐 제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제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발견된 위조지폐는 거의 대부분 컴퓨터, 컬러프린터, 복합기 등 디지털기기를 이용해 화폐이미지를 복제하는 방법으로 제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아무나 위조가 가능하고, 누구도 위조지폐로부터 안전할 수 없게 된 셈이지요.그런데 의외로 위조지폐를 식별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일반인이 가장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비춰보기'입니다.
5만원권의 경우 그림이 없는 부분을 빛에 비춰보면 숨겨져 있는 신사임당 초상이 보이며, 그 아래 오각형 무늬 안의 액면숫자 `5'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없으면 당연히 위조지폐입니다.
특히 띠형홀로그램은 보는 각도에 따라 ▲태극 ▲우리나라 지도 ▲4괘의 3가지 무늬가 띠의 상중하 3곳에 번갈아 나타나고, 그 사이에 세로로 표시된 액면 숫자 `50000'이 보입니다.
입체형 은선의 경우 지폐를 상하로 움직이면 띠 안에 있는 태극무늬가 좌우로, 지폐를 좌우로 움직이면 태극무늬가 상하로 움직이는 것이 보입니다.
1만원권과 5000원권의 경우는 그림 없는 부분을 빛에 비춰 보면 숨겨져 있는 초상이 보이고 숨은 그림 왼쪽에서는 액면숫자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1만원권과 5000원권의 홀로그램은 보는 각도에 따라 ▲우리나라 지도 ▲액면숫자와 태극 ▲4괘 무늬가 번갈아 나타납니다.
또 만일 위조지폐가 의심스럽다면 한국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기번호(지폐의 앞면 왼쪽 위 또는 오른쪽 아래 번호)를 검색하면 위조 여부를 판별할 수 있습니다.
◇발권당국 등 대책 강화…정액형 자기앞수표에 최신 기술 적용=지폐ㆍ수표 위조사건의 방지를 위해 발권당국과 수사당국, 그리고 일선 금융기관들도 나서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경찰청과 `화폐 위조범죄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또 한국조폐공사가 화폐는 물론 여권과 수표의 위변조를 막는 기술인 `KOMSCO 캐처'를 개발,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으로 쉽게 수표와 전자여권 등의 위ㆍ변조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12월부터 자기앞수표에도 현재 5만원권 지폐에 사용중인 최신 기술들이 적용될 예정입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는 수표 위ㆍ변조 방지 기술을 대폭 보강한 새 수표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선 10만원권 등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정액형 자기앞수표에 현재 5만원에 사용중인 문자에 색 변환 잉크(CSI)를 입히는 기술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한민옥기자 mohan@
띠형 홀로그램ㆍ볼록인쇄 등 국내 화폐기술 세계 최고
작은 관심으로 예방 가능
#강원 속초경찰서는 이달 5일 10만원 수표를 위조해 사용한 혐의(부정수표단속법 위반)로 김모(26)씨를 붙잡아 조사중입니다. 숙박업소에서 일하는 김씨는 투숙객으로부터 받은 10만원권 자기앞수표 1장을 사무실에 있던 컬러복합기로 복사한 뒤 한 편의점에서 담배 한 상자(보루)를 사는 데 사용하고 거스름돈 7만3000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울산 중부경찰서는 전통시장 상인을 상대로 컬러복사기로 위조한 지폐를 사용한 혐의로 김모씨(31) 부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김씨 부부는 울산 부산 양산 지역 전통시장을 돌며 위조한 지폐 5만원권 30장 등 153만원을 사용해 물건을 구입한 뒤 거스름돈으로 130만원을 챙겼습니다.
위ㆍ변조 방지기술의 발전과 경찰의 검거, 한국은행 및 금융기관들의 홍보 강화에도 불구 지폐ㆍ수표 위조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발견된 위조지폐는 1000원권 76장, 5000원권 4438장, 1만원권 3783장, 5만원권 329장이었습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7600만원에 달합니다.
위조수표의 규모는 공식 집계는 없지만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대규모 비리 의혹 사건에 휘말린 KB국민은행에서 지난 6월 발생한 위조수표 사건 규모만도 무료 100억원이니까요. 더욱이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지폐와 달리, 개별 은행에서 제작하는 수표는 위조방지 장치가 부족한 편입니다.
이런 위조지폐ㆍ수표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지폐나 수표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아무리 위ㆍ변조 방지기술이 발전해도 쉽게 돈을 갖고 싶은 인간의 탐욕이 있는 한 영원한 숙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화폐 제조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위조지폐는 은행권 100만장당 2.2장 정도로 유로(42.8장), 영국(133장) 등에 비해 크게 낮습니다.
◇디지털화로 위ㆍ변조 진화…`비춰보기'로 간단히 식별 가능=그럼에도 위조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은 아이러닉하게도 `디지털화' 때문입니다.
사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위조 사건은 인쇄기술자가 가담한 전문적인 범죄조직이 고성능 인쇄기를 이용해 정교한 위폐를 제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별다른 위조기술이 없는 개인도 은행권을 컬러복사기로 복사하거나 컴퓨터로 편집한 은행권 이미지를 프린터로 출력해 위조지폐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특히 1990년대 후반 들어 컴퓨터, 컬러프린터, 컬러복사기 등이 일반에 널리 보급되고 이미지 구현 기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면서 이들 디지털기기를 이용한 위폐 제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제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발견된 위조지폐는 거의 대부분 컴퓨터, 컬러프린터, 복합기 등 디지털기기를 이용해 화폐이미지를 복제하는 방법으로 제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아무나 위조가 가능하고, 누구도 위조지폐로부터 안전할 수 없게 된 셈이지요.그런데 의외로 위조지폐를 식별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일반인이 가장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비춰보기'입니다.
5만원권의 경우 그림이 없는 부분을 빛에 비춰보면 숨겨져 있는 신사임당 초상이 보이며, 그 아래 오각형 무늬 안의 액면숫자 `5'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없으면 당연히 위조지폐입니다.
특히 띠형홀로그램은 보는 각도에 따라 ▲태극 ▲우리나라 지도 ▲4괘의 3가지 무늬가 띠의 상중하 3곳에 번갈아 나타나고, 그 사이에 세로로 표시된 액면 숫자 `50000'이 보입니다.
입체형 은선의 경우 지폐를 상하로 움직이면 띠 안에 있는 태극무늬가 좌우로, 지폐를 좌우로 움직이면 태극무늬가 상하로 움직이는 것이 보입니다.
1만원권과 5000원권의 경우는 그림 없는 부분을 빛에 비춰 보면 숨겨져 있는 초상이 보이고 숨은 그림 왼쪽에서는 액면숫자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1만원권과 5000원권의 홀로그램은 보는 각도에 따라 ▲우리나라 지도 ▲액면숫자와 태극 ▲4괘 무늬가 번갈아 나타납니다.
또 만일 위조지폐가 의심스럽다면 한국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기번호(지폐의 앞면 왼쪽 위 또는 오른쪽 아래 번호)를 검색하면 위조 여부를 판별할 수 있습니다.
◇발권당국 등 대책 강화…정액형 자기앞수표에 최신 기술 적용=지폐ㆍ수표 위조사건의 방지를 위해 발권당국과 수사당국, 그리고 일선 금융기관들도 나서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경찰청과 `화폐 위조범죄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또 한국조폐공사가 화폐는 물론 여권과 수표의 위변조를 막는 기술인 `KOMSCO 캐처'를 개발,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으로 쉽게 수표와 전자여권 등의 위ㆍ변조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12월부터 자기앞수표에도 현재 5만원권 지폐에 사용중인 최신 기술들이 적용될 예정입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는 수표 위ㆍ변조 방지 기술을 대폭 보강한 새 수표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선 10만원권 등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정액형 자기앞수표에 현재 5만원에 사용중인 문자에 색 변환 잉크(CSI)를 입히는 기술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한민옥기자 mo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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