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기업들이 출자한 이익단체… 신용정보 악용 되풀이
“공공성ㆍ보안투자 강화” 지적
“공공성ㆍ보안투자 강화” 지적
개인신용정보를 통째로 관리하는 신용정보집중기관이 중요성에 비해 금융기관보다 상대적으로 허술한 관리ㆍ감독을 받고 있어 문제라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특히 신용정보집중기관이 대부분 해당 업계의 기업들이 출자한 이익단체여서 `회원사'의 무분별한 마케팅에 신용정보가 악용되는 등 투명하지 못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10일 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개인신용정보를 관리, 유통, 활용하는 신용정보집중기관의 `공공성'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신용정보집중기관은 너무 많은 정보를 수집ㆍ관리ㆍ유통하고 있다"면서 "이 정도의 신용정보를 관리하려면 공공기관에 준하는 투명성 확보와 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하고 금융기관 못지 않은 보안투자를 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개인의 신용정보는 의외로 많은 곳에서 광범위하게 공유, 유통되고 있다. 휴대폰을 개통할 때 통신사는 개통자가 요금과 단말기 할부금을 정상적으로 갚을 수 있는지 신용정보를 조회한다. 이 경우 통신사에게 신용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개통자 본인도 아니고, 신용정보기관도 아니다. 현직 이동통신사 사장이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고, 국내 주요 통신ㆍ인터넷 회사가 연간 수천만원의 `회비'를 내 운영하는 통신업계의 이익단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신용정보를 제공한다.
자동차 구매 등 장기 할부를 할 때는 카드회사들이 출자한 여신전문금융협회에서, 보험에 가입할 때는 생명ㆍ손해보헙협회에서 개인신용정보를 각각 제공한다. 이는 신용정보법(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5조 등에 따라 산업별로 신용정보집중기관을 등록, 운영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개인의 신용상태는 이용자의 동의를 일일이 받은 후 조회해야 한다. 하지만 휴대폰을 개통이나 보험 가입 등 각종 신용 업무를 할 때마다 개개인에게 동의를 받으려면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이를 간소화하고 수수료 부담도 낮추기 위해 신용정보집중기관의 역할이 생겨났다.
문제는 이 신용정보집중기관이 개인의 민감한 신용정보를 다루면서도 공공기관 수준의 투명한 운영을 하는지, 금융기관에 준하는 보안 투자를 하는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은우 변호사는 "외국의 경우 중앙신용정보집중기관은 `퍼블릭 크레딧 레지스트리' 즉 우리나라의 한국은행과 같은 중앙신용기관이 관리한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은행들이 출자한 은행연합회가 중앙신용정보집중기관인데, 공공기관도 아닌 이 곳이 신용정보 관리, 유통에 대해 얼마나 투명성을 갖고 하는지 감독, 관리할 주체조차 애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민간 `협회'인 신용정보집중기관이 소속 회원사에게 영리를 목적으로 개인 신용정보를 무분별하게 공유한 사례도 적발되고 있다.
이 변호사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2012년과 2013년에 신용정보집중기관이 `개인의 신용도 평가'라는 목적 외에 마케팅 목적으로 협회 회원사들에게 정보를 제공한 사실을 적발, 시정 권고를 했었다"면서 "법률전문가가 봐도 신용정보법에서 신용정보를 마케팅 목적으로 제공하도록 허용했는지 그렇지 않은지 애매하게 명시돼 있어 이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용정보법 제25조3항에 따르면 신용정보집중기관은 `영리'를 목적으로 신용정보를 유통하면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같은 법 제37조에서는 `개인은 신용도 등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 외의 목적으로 행한 개인신용정보 제공 동의를 철회할 수 있다'고 명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민간 협단체에 불과한 이들 신용정보집중기관은 공공ㆍ금융기관보다 상대적으로 보안투자가 열악할 수밖에 없어 해킹 등 외부 보안 공격 위험도가 높고, 내부 정보유출 역시 관리감독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은 금융위원회가 고시로 신용정보집중기관의 정보통신시설과 설비, 인력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금융기관에 준하는 수준은 아니다.
이 변호사는 "한국은행 등 공공기관이 중앙신용정보집중기관이 되고 관리 감독을 전담한다거나, 여의치 않을 때는 신용정보집중기관의 공공성과 운영 투명성 확보를 위해 내부 감사와 감독기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10일 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개인신용정보를 관리, 유통, 활용하는 신용정보집중기관의 `공공성'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신용정보집중기관은 너무 많은 정보를 수집ㆍ관리ㆍ유통하고 있다"면서 "이 정도의 신용정보를 관리하려면 공공기관에 준하는 투명성 확보와 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하고 금융기관 못지 않은 보안투자를 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개인의 신용정보는 의외로 많은 곳에서 광범위하게 공유, 유통되고 있다. 휴대폰을 개통할 때 통신사는 개통자가 요금과 단말기 할부금을 정상적으로 갚을 수 있는지 신용정보를 조회한다. 이 경우 통신사에게 신용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개통자 본인도 아니고, 신용정보기관도 아니다. 현직 이동통신사 사장이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고, 국내 주요 통신ㆍ인터넷 회사가 연간 수천만원의 `회비'를 내 운영하는 통신업계의 이익단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신용정보를 제공한다.
자동차 구매 등 장기 할부를 할 때는 카드회사들이 출자한 여신전문금융협회에서, 보험에 가입할 때는 생명ㆍ손해보헙협회에서 개인신용정보를 각각 제공한다. 이는 신용정보법(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5조 등에 따라 산업별로 신용정보집중기관을 등록, 운영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개인의 신용상태는 이용자의 동의를 일일이 받은 후 조회해야 한다. 하지만 휴대폰을 개통이나 보험 가입 등 각종 신용 업무를 할 때마다 개개인에게 동의를 받으려면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이를 간소화하고 수수료 부담도 낮추기 위해 신용정보집중기관의 역할이 생겨났다.
문제는 이 신용정보집중기관이 개인의 민감한 신용정보를 다루면서도 공공기관 수준의 투명한 운영을 하는지, 금융기관에 준하는 보안 투자를 하는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은우 변호사는 "외국의 경우 중앙신용정보집중기관은 `퍼블릭 크레딧 레지스트리' 즉 우리나라의 한국은행과 같은 중앙신용기관이 관리한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은행들이 출자한 은행연합회가 중앙신용정보집중기관인데, 공공기관도 아닌 이 곳이 신용정보 관리, 유통에 대해 얼마나 투명성을 갖고 하는지 감독, 관리할 주체조차 애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민간 `협회'인 신용정보집중기관이 소속 회원사에게 영리를 목적으로 개인 신용정보를 무분별하게 공유한 사례도 적발되고 있다.
이 변호사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2012년과 2013년에 신용정보집중기관이 `개인의 신용도 평가'라는 목적 외에 마케팅 목적으로 협회 회원사들에게 정보를 제공한 사실을 적발, 시정 권고를 했었다"면서 "법률전문가가 봐도 신용정보법에서 신용정보를 마케팅 목적으로 제공하도록 허용했는지 그렇지 않은지 애매하게 명시돼 있어 이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용정보법 제25조3항에 따르면 신용정보집중기관은 `영리'를 목적으로 신용정보를 유통하면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같은 법 제37조에서는 `개인은 신용도 등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 외의 목적으로 행한 개인신용정보 제공 동의를 철회할 수 있다'고 명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민간 협단체에 불과한 이들 신용정보집중기관은 공공ㆍ금융기관보다 상대적으로 보안투자가 열악할 수밖에 없어 해킹 등 외부 보안 공격 위험도가 높고, 내부 정보유출 역시 관리감독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은 금융위원회가 고시로 신용정보집중기관의 정보통신시설과 설비, 인력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금융기관에 준하는 수준은 아니다.
이 변호사는 "한국은행 등 공공기관이 중앙신용정보집중기관이 되고 관리 감독을 전담한다거나, 여의치 않을 때는 신용정보집중기관의 공공성과 운영 투명성 확보를 위해 내부 감사와 감독기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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