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진흥원 직원, 중앙부처 불려다니며 사고 수습 들러리
민간ㆍ타기업 이직 다반사… 보안 컨트롤타워 수년째 논의만
민간ㆍ타기업 이직 다반사… 보안 컨트롤타워 수년째 논의만
각종 보안사고가 잇따르면서 한국인터넷진흥원이 풀 가동되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은 심란한 기색이 역력하다. 업무강도가 높고 책임은 막중한 반면, 보안 전문기관으로서 입지나 권한은 미약해 `보안사고 총알받이'라는 자조를 내뱉는다. 민간기업이나 타 기관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6일 현재 인터넷진흥원은 부처별로 편성된 긴급점검단이나 사고경위 조사단, 사이버범죄와 관련한 각종 태스크포스 등에 `보안 전문가'로서 참여하고 있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 조직이 아닌, 연중 상시 인력 지원도 안전행정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각 부처에 이뤄진다.
공공기관으로서 국가적 보안사고에 전문가 역량을 십분 발휘하는 것은 인터넷진흥원의 책무다. 문제는 인터넷진흥원이 주도적으로 보안사고에 대한 조사나 체계적인 점검을 통한 예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위기관인 중앙부처에 불려 다니는 신세라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인터넷진흥원은 보안 스페셜리스트라는 존중보다 중앙부처의 `스탭(지원)조직'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진흥원 고위직을 거친 한 관료는 "보안사고가 터지면 일단 사고를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 직무인데, 온갖 부처에서 진흥원을 불러대니 정작 사고를 수습할 인력이 모자라는 우스운 상황도 종종 연출되곤 했었다"면서 "그나마 보안사고 현장 일이면 좀 나은 편이다. 정치인이 우르르 몰려나와 `축사'만 잔뜩 늘어놓는 전시성 세미나나 토론회에도 인터넷진흥원은 `들러리'로 매번 불려나가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진흥원의 불안정한 입지는 원내 직원들의 `엑서더스'로 연결되고 있다. 이미 공공기관 지방이전 방침에 따라 전남 나주로 이전이 확정된 인터넷진흥원은 전문 경력직원들의 잇단 퇴사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그런데 최근 정보유출 사고를 계기로 기업의 정보보안 전문가 채용이 대폭 확대되자 원내에서 이직을 고려하는 분위기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또 다른 진흥원 관계자는 "업무 강도는 높고 책임만 막중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근무여건이 좋은 민간기업의 러브콜을 받고 거절할 수 있는 직원은 많지 않다. 지금도 상당수 직원들이 민간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얼마 전 정부에서 `금융보안전담기관'을 설립할 예정이라는 발표를 했을 때도 구체적인 정황이 하나도 없었지만 직원들 사이에서 (이직을 고려한) 술렁거림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고위 관료는 "보안 컨트롤타워가 수년째 논의되고 있지만 정치논리와 부처간 힘겨루기만 지지부진하게 진행될 뿐 정작 실무를 전담하는 인터넷진흥원은 그 논쟁에서 제외돼 있다"면서 "국가차원의 정보보안을 강화한다면서 또 다른 `조직'을 만들어 낼 궁리만 할 것이 아니라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조직을 오히려 키우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6일 현재 인터넷진흥원은 부처별로 편성된 긴급점검단이나 사고경위 조사단, 사이버범죄와 관련한 각종 태스크포스 등에 `보안 전문가'로서 참여하고 있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 조직이 아닌, 연중 상시 인력 지원도 안전행정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각 부처에 이뤄진다.
공공기관으로서 국가적 보안사고에 전문가 역량을 십분 발휘하는 것은 인터넷진흥원의 책무다. 문제는 인터넷진흥원이 주도적으로 보안사고에 대한 조사나 체계적인 점검을 통한 예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위기관인 중앙부처에 불려 다니는 신세라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인터넷진흥원은 보안 스페셜리스트라는 존중보다 중앙부처의 `스탭(지원)조직'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진흥원 고위직을 거친 한 관료는 "보안사고가 터지면 일단 사고를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 직무인데, 온갖 부처에서 진흥원을 불러대니 정작 사고를 수습할 인력이 모자라는 우스운 상황도 종종 연출되곤 했었다"면서 "그나마 보안사고 현장 일이면 좀 나은 편이다. 정치인이 우르르 몰려나와 `축사'만 잔뜩 늘어놓는 전시성 세미나나 토론회에도 인터넷진흥원은 `들러리'로 매번 불려나가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진흥원의 불안정한 입지는 원내 직원들의 `엑서더스'로 연결되고 있다. 이미 공공기관 지방이전 방침에 따라 전남 나주로 이전이 확정된 인터넷진흥원은 전문 경력직원들의 잇단 퇴사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그런데 최근 정보유출 사고를 계기로 기업의 정보보안 전문가 채용이 대폭 확대되자 원내에서 이직을 고려하는 분위기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또 다른 진흥원 관계자는 "업무 강도는 높고 책임만 막중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근무여건이 좋은 민간기업의 러브콜을 받고 거절할 수 있는 직원은 많지 않다. 지금도 상당수 직원들이 민간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얼마 전 정부에서 `금융보안전담기관'을 설립할 예정이라는 발표를 했을 때도 구체적인 정황이 하나도 없었지만 직원들 사이에서 (이직을 고려한) 술렁거림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고위 관료는 "보안 컨트롤타워가 수년째 논의되고 있지만 정치논리와 부처간 힘겨루기만 지지부진하게 진행될 뿐 정작 실무를 전담하는 인터넷진흥원은 그 논쟁에서 제외돼 있다"면서 "국가차원의 정보보안을 강화한다면서 또 다른 `조직'을 만들어 낼 궁리만 할 것이 아니라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조직을 오히려 키우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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