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통화ㆍ물가 관리 `은행의 은행`
화폐발행권 독점권 받고 정부 자금 대출 역할로 시작
최근 세계 금융 위기 빈번… 중요성 재주목
화폐발행권 독점권 받고 정부 자금 대출 역할로 시작
최근 세계 금융 위기 빈번… 중요성 재주목
한국은행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영국의 영란은행을 비롯한 각 나라의 중앙은행은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던 상업은행이 화폐발행의 독점권을 부여받는 대신 정부가 필요로 하는 자금을 대출해주는 `정부의 은행' 기능을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또한 중앙은행은 발권력을 토대로 다른 상업은행에 부족한 자금을 빌려주는 `은행의 은행' 기능도 자연스럽게 하게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일시적인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금융기관을 지원하는 최종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의 역할도 하게 됐습니다.
이처럼 정부 자금을 관리하거나 은행제도를 보호하는 등의 역할을 주로 하던 중앙은행이 경제상황의 변화에 대응해 적정 수준의 통화 공급을 통해 거시경제의 안정을 도모하게 된 것은 1930년대 세계 대공황을 계기로 많은 나라들이 금본위제도를 포기하면서부터입니다. 금본위제도는 통화의 가치를 금의 가치에 연계하는 화폐제도를 말합니다.
이때부터 중앙은행은 금과의 연계가 단절된 화폐를 발행하고, 재량적으로 통화를 공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통화량과 물가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통화의 방만한 공급을 차단해 물가를 안정하는 것이 통화정책의 주된 목표로 받아들여지게 됐습니다. 실제로 한국은행도 이 같은 역할을 하고 있고, 한국은행 본관의 로비 중앙에는 `물가안정'이라는 큰 현판이 있습니다.
특히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으로 세계경제가 인플레이션 폐해를 경험하면서 통화정책의 목표로 물가안정의 중요성이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통화정책이 거시경제 정책의 하나로 자리 잡게 된 셈입니다.
예컨대, 연준은 1907년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공황이 중요한 계기가 돼 1913년 설립됐습니다. 제정 연준법에 따르면 당시 연준의 역할을 화폐공급, 은행의 은행, 은행감독 등 초기 중앙은행들이 수행해오던 임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1951년에 연준과 재무부가 협약을 체결하면서, 연준은 국채가격 지지의무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운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연준은 1950~60년대 은행 신용 규모를 통화정책의 중간 목표로 삼고 공개 시장을 통해 은행 지급준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통화 정책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1970년대 경험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계기로 1977년 연준 법이 개정되면서 물가안정이 최종목표의 하나로 규정됐습니다.
한국은행은 1950년 6월 창립 직후 발발한 한국전쟁으로 설립 초기에는 전비 지원, 금융기관 대출규제, 긴급통화조치 등을 통해 전시경제의 원활한 운용을 뒷받침하고 인플레이션을 수습하는 데 노력했습니다. 휴전 이후에도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정책을 운영했습니다. 특히 1954년 은행법 시행을 계기로 금융자금의 효율적 운용과 통화가치 안정을 위해 금융기관 자금운용과 대출관리체계를 정비했습니다.
중앙은행의 금융안정 역할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1980년대 이후 금융자유화와 금융혁신이 급속이 진전되고, 세계 금융시장의 통합이 가속하는 과정에서 금융위기가 빈번히 발생하고 그 피해가 심각하게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물가안정만으로는 거시경제의 안정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에 자리 잡았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불균형이 쌓이지 않도록 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통화정책 수행에 있어 금융안정의 중요성이 더욱 크게 부각됐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과 이론적 논의를 바탕으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등이 중앙은행의 목적으로 법에 규정되면서 통화정책의 목표가 구체화 됐습니다. 그 결과 나라별로 차이가 있지만 각국은 대체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통화정책의 주된 목표로 추구하며 운영되고 있습니다.
서영진기자 artjuck@
도움말=한국은행
또한 중앙은행은 발권력을 토대로 다른 상업은행에 부족한 자금을 빌려주는 `은행의 은행' 기능도 자연스럽게 하게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일시적인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금융기관을 지원하는 최종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의 역할도 하게 됐습니다.
이처럼 정부 자금을 관리하거나 은행제도를 보호하는 등의 역할을 주로 하던 중앙은행이 경제상황의 변화에 대응해 적정 수준의 통화 공급을 통해 거시경제의 안정을 도모하게 된 것은 1930년대 세계 대공황을 계기로 많은 나라들이 금본위제도를 포기하면서부터입니다. 금본위제도는 통화의 가치를 금의 가치에 연계하는 화폐제도를 말합니다.
이때부터 중앙은행은 금과의 연계가 단절된 화폐를 발행하고, 재량적으로 통화를 공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통화량과 물가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통화의 방만한 공급을 차단해 물가를 안정하는 것이 통화정책의 주된 목표로 받아들여지게 됐습니다. 실제로 한국은행도 이 같은 역할을 하고 있고, 한국은행 본관의 로비 중앙에는 `물가안정'이라는 큰 현판이 있습니다.
특히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으로 세계경제가 인플레이션 폐해를 경험하면서 통화정책의 목표로 물가안정의 중요성이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통화정책이 거시경제 정책의 하나로 자리 잡게 된 셈입니다.
예컨대, 연준은 1907년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공황이 중요한 계기가 돼 1913년 설립됐습니다. 제정 연준법에 따르면 당시 연준의 역할을 화폐공급, 은행의 은행, 은행감독 등 초기 중앙은행들이 수행해오던 임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1951년에 연준과 재무부가 협약을 체결하면서, 연준은 국채가격 지지의무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운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연준은 1950~60년대 은행 신용 규모를 통화정책의 중간 목표로 삼고 공개 시장을 통해 은행 지급준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통화 정책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1970년대 경험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계기로 1977년 연준 법이 개정되면서 물가안정이 최종목표의 하나로 규정됐습니다.
한국은행은 1950년 6월 창립 직후 발발한 한국전쟁으로 설립 초기에는 전비 지원, 금융기관 대출규제, 긴급통화조치 등을 통해 전시경제의 원활한 운용을 뒷받침하고 인플레이션을 수습하는 데 노력했습니다. 휴전 이후에도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정책을 운영했습니다. 특히 1954년 은행법 시행을 계기로 금융자금의 효율적 운용과 통화가치 안정을 위해 금융기관 자금운용과 대출관리체계를 정비했습니다.
중앙은행의 금융안정 역할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1980년대 이후 금융자유화와 금융혁신이 급속이 진전되고, 세계 금융시장의 통합이 가속하는 과정에서 금융위기가 빈번히 발생하고 그 피해가 심각하게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물가안정만으로는 거시경제의 안정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에 자리 잡았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불균형이 쌓이지 않도록 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통화정책 수행에 있어 금융안정의 중요성이 더욱 크게 부각됐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과 이론적 논의를 바탕으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등이 중앙은행의 목적으로 법에 규정되면서 통화정책의 목표가 구체화 됐습니다. 그 결과 나라별로 차이가 있지만 각국은 대체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통화정책의 주된 목표로 추구하며 운영되고 있습니다.
서영진기자 artjuck@
도움말=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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