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선진국보다도 먼저 무리한 시행 약속… 배출 허용량 턱없이 낮아 업계에 부담
탄소배출권거래제 시행 시점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온실가스 배출 할당량 등 제도를 둘러싼 정책당국과 업계 간 갈등이 좀체 해소되지 않고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9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과 9일 양일간 비공개로 업종별 협회와 기업 임원을 모아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계획 관련 관계부처 공동 산업계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달 말과 이달 초에도 간담회가 비공개로 열렸다. 그러나 정부와 업계가 탄소배출권거래제 문제로 수차례 회의했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와 업계가 부딪치고 있는 부분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다. 산업계는 환경부가 최근 발표한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안)이 2009년에 작성한 BAU를 근간으로 하고 있어 기업별 배출허용량이 턱없이 낮게 산정됐다고 주장해 왔다. 환경부 안에 따르면 1차 계획기간(2015년~2017년) 정부가 산업계에 할당한 이산화탄소 배출권 총량은 16억4000만톤이다.
이에 업종별 협회 및 기업 관계자들은 최근에 업데이트한 BAU 정보를 공개할 것과, 할당계획안에 게재된 배출허용총량이 어떻게 계산된 것인지 설명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5년 전 자료가 아닌 최근 재검토한 BAU 데이터를 반영하라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BAU 재검토 작업을 진행했지만 결과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BAU 전망치가 2009년을 기준으로 해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량이 터무니없이 낮아 업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산업계의 지적이다. 지금 대로 시행되면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 뻔해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2013년 전망치와 2009년 전망치가 다를 게 없어 배출 허용량 책정에는 문제없다"며 "목표를 바꿀 계획도 없다"고 못 박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제 와서 이명박 정부 때 발표했던 BAU를 바꾸면 국제적인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산업 주도형 국가인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 추진에도 반기를 들고 있다. 미국이나 중국 등 우리 경쟁국에서 아직 도입하지 않는 제도를 한국이 먼저 시행해 스스로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미 온실가스 조기감축을 해온 기업들에게도 똑같이 부담을 줘 역차별 논란도 일고 있다. 친환경 시스템을 구축한 업체들이 정부의 획일적인 목표 할당으로 부당한 과장금 등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협회 관계자는 "정부는 간담회에서 '총량은 수정못한다', '할당량이 어떻게 계산된 건지 궁금하면 환경부 온실가스정보센터로 찾아오면 개별적으로 알려주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경제전망은 해마다 업데이트하면서 온실가스 배출전망치는 왜 업데이트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그 전망치 때문에 할당량이 낮게 잡혀 업계가 금전적으로 부담을 짊어지게 생겼다"고 덧붙였다. 정부안대로 라면 탄소배출권거래제에 따른 과징금이 최대 28조원을 넘어설지도 모른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또 기업별 탄소 할당 총량 자체도 너무 적게 산정돼 모든 기업의 탄소 배출권이 부족한 상황이 벌어지고 이 때문에 기업 간 거래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편 간담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 및 협회 관계자들에게 "제도시행 시점을 미루는 것도, 배출할당총량을 변경하는 것도, 2013년도 BAU를 공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9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과 9일 양일간 비공개로 업종별 협회와 기업 임원을 모아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계획 관련 관계부처 공동 산업계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달 말과 이달 초에도 간담회가 비공개로 열렸다. 그러나 정부와 업계가 탄소배출권거래제 문제로 수차례 회의했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와 업계가 부딪치고 있는 부분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다. 산업계는 환경부가 최근 발표한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안)이 2009년에 작성한 BAU를 근간으로 하고 있어 기업별 배출허용량이 턱없이 낮게 산정됐다고 주장해 왔다. 환경부 안에 따르면 1차 계획기간(2015년~2017년) 정부가 산업계에 할당한 이산화탄소 배출권 총량은 16억4000만톤이다.
이에 업종별 협회 및 기업 관계자들은 최근에 업데이트한 BAU 정보를 공개할 것과, 할당계획안에 게재된 배출허용총량이 어떻게 계산된 것인지 설명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5년 전 자료가 아닌 최근 재검토한 BAU 데이터를 반영하라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BAU 재검토 작업을 진행했지만 결과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BAU 전망치가 2009년을 기준으로 해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량이 터무니없이 낮아 업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산업계의 지적이다. 지금 대로 시행되면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 뻔해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2013년 전망치와 2009년 전망치가 다를 게 없어 배출 허용량 책정에는 문제없다"며 "목표를 바꿀 계획도 없다"고 못 박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제 와서 이명박 정부 때 발표했던 BAU를 바꾸면 국제적인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산업 주도형 국가인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 추진에도 반기를 들고 있다. 미국이나 중국 등 우리 경쟁국에서 아직 도입하지 않는 제도를 한국이 먼저 시행해 스스로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미 온실가스 조기감축을 해온 기업들에게도 똑같이 부담을 줘 역차별 논란도 일고 있다. 친환경 시스템을 구축한 업체들이 정부의 획일적인 목표 할당으로 부당한 과장금 등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협회 관계자는 "정부는 간담회에서 '총량은 수정못한다', '할당량이 어떻게 계산된 건지 궁금하면 환경부 온실가스정보센터로 찾아오면 개별적으로 알려주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경제전망은 해마다 업데이트하면서 온실가스 배출전망치는 왜 업데이트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그 전망치 때문에 할당량이 낮게 잡혀 업계가 금전적으로 부담을 짊어지게 생겼다"고 덧붙였다. 정부안대로 라면 탄소배출권거래제에 따른 과징금이 최대 28조원을 넘어설지도 모른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또 기업별 탄소 할당 총량 자체도 너무 적게 산정돼 모든 기업의 탄소 배출권이 부족한 상황이 벌어지고 이 때문에 기업 간 거래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편 간담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 및 협회 관계자들에게 "제도시행 시점을 미루는 것도, 배출할당총량을 변경하는 것도, 2013년도 BAU를 공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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