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컴+한게임' 최고 빅딜… '다음카카오'도 촉각
'다음 PC·카카오 모바일' 강자 상대측 취약점 보완 '윈윈'기대
넥슨-엔씨 등 실패 교훈 삼길
'다음 PC·카카오 모바일' 강자 상대측 취약점 보완 '윈윈'기대
넥슨-엔씨 등 실패 교훈 삼길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개최, '다음 카카오'의 출범을 공식 확정합니다. 포털 2위와 모바일 열풍을 몰고 온 신성(新星)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이를 둔 관심이 지대합니다. 2000년 4월, 네이버컴과 한게임의 합병을 연상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인터넷-게임 비즈니스의 주요 변곡점들은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이뤄져 왔습니다. 산업 역사의 흐름을 바꿔왔던 M&A 성공과 실패사례를 통해 다음 카카오의 진로를 예측해 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네이버컴과 한게임의 합병으로 등장한 NHN은 인터넷-게임 업계 M&A 중 최고 성공사례로 꼽힙니다. 한게임은 인터넷으로 고스톱, 포커를 즐기는 이용자에게 게임머니를 판매하는 모델을 발굴, 수익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 트래픽이 부족했고, 네이버는 트래픽을 확보했으나 뚜렷한 수익원이 없었습니다. 합병이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준 최적의 결합이었지요. 검색시장에서 야후, 심마니에도 뒤졌던 네이버는 검색포털 시장의 1인자로 자리잡았고, NHN은 인터넷 공룡기업이 됐습니다.
연쇄적인 빅딜이 이어졌습니다. NHN에 추월당한 다음의 라이코스 인수,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와 엠파스 인수 등입니다. 다음의 라이코스 인수는 국내 경쟁여건이 열악해지자 해외 유수 검색 서비스를 인수, 돌파구를 모색했으나 실패로 돌아간 사례입니다. SK컴즈의 M&A는 중위권 그룹이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자를 품에 안아 신성장동력 확보를 꾀한 경우입니다. 인수주체인 대기업과 벤처에서 출발한 피인수 기업간 유기적 호흡이 맞지 않았고, 이후 외산 서비스의 국내 진입에 대처하지 못해 급속한 쇠락을 맞이합니다. 시장경쟁 포인트를 제대로 짚지 못하거나, 당사자간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어떠한 결과가 따르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게임업종에선 넥슨의 '정복욕'이 보여준 성공사례가 돋보입니다. 네오플, 게임하이, 엔도어즈 등의 인수가 대표 사례입니다. 2008년 이후 게임시장은 개발사에서 출발, 제작과 배급 겸업을 추진하는 중견 업체들이 대세를 이뤘습니다. 게임의 특성상 성공한 타이틀은 장기흥행이 가능합니다. 성공 타이틀을 보유한 개발사를 사면 안정적 매출을 얻고, 해외 수출도 가능합니다. 배급 겸업을 꿈꾸는 게임회사를 살 경우 잠재적인 경쟁자를 제거하는 효과도 얻습니다. 4000억원을 주고 인수한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는 중국에서 연 매출 1조원을 상회하는 게임으로 성장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성공모델이 끝까지 이어지진 못합니다. 내수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어, 비싸게 사서 더 이득을 챙길만한 잠재력이 있는 기업이 남아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게임 업종 빅딜 '최악의 사례'도 넥슨에서 나왔습니다.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인수해 1대 주주로 등극했으나, 시너지는커녕 손실만 남겼습니다. 김택진 대표와 김정주 대표의 당초 복안은 김택진 대표가 보유한 지분 일부를 넥슨에 매각하고, 확보한 8000억원에 엔씨와 넥슨이 보유한 자금을 더해 일렉트로닉 아츠(EA)를 인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실행에 앞서 구체적 액션플랜을 짜놓지 못한 탓에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게임산업 본산인 북미-유럽의 유력 게임사들이 '변방'인 한국 게임사에 선뜻 회사를 팔지 않아, 글로벌 M&A 추진은 진척을 보지 못했습니다. 양사간 개발협업으로 제작이 진행된 '마비노기2'는 프로젝트 자체가 폐기됐고, 양사간 개발과 사업을 통한 어떠한 시너지도 구현되지 않고 있습니다. 넥슨이 주당 25만원에 인수했던 엔씨의 주식은 22일 기준 주당 14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사례를 통해 다음 카카오의 진로를 살펴봅시다. 다음은 유선검색 시장에서 일정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격차를 좁히기 어려우나, 해당 시장에서 다음과 같은 물적, 인적 인프라를 갖춘 곳도 없습니다. 카카오는 다음이 취약한 모바일 플랫폼에서 내수 1위입니다. 네이버컴과 한게임처럼 이들의 결합은 서로가 원하는 것을 갖춘 상대와의 만남입니다. 카카오의 무선 지배력을 활용, 다음의 유선 지배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평가되나, 이들 서비스의 특성상 그러한 형태의 시너지 구현은 쉽지 않습니다. 그보다 아이디어 뱅크인 카카오의 신규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길만한 물적, 인적 인프라를 기존 다음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현실적인 메리트입니다. 카카오톡은 게임 외에도 무수한 신규 서비스를 접목시킬 수 있고, 이러한 아이템은 무궁무진합니다. 라인을 통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네이버도 "결합 자체가 두렵진 않으나 이를 통해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경계한다"고 평가합니다. 관건은 카톡을 중핵으로 하는 모바일 부문의 확장에 더해 유선 검색이 어느 정도 점유율을 유지하며 외형을 키우느냐에 달려있다는 평도 있습니다. 다음이 실질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카카오 우회상장을 위한 '숙주'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지요. NHN에서 퇴사, 이해진 의장과 결별한 이후 다음 카카오의 '오너'가 된 김범수 의장이 포털에 쏟을 기대와 애착도 적지 않습니다. 모바일 플랫폼을 장악한 '범수의 역습'이 산업의 지평을 또 한차례 바꿔놓을지 주목됩니다.
서정근기자 antilaw@dt.co.kr
연쇄적인 빅딜이 이어졌습니다. NHN에 추월당한 다음의 라이코스 인수,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와 엠파스 인수 등입니다. 다음의 라이코스 인수는 국내 경쟁여건이 열악해지자 해외 유수 검색 서비스를 인수, 돌파구를 모색했으나 실패로 돌아간 사례입니다. SK컴즈의 M&A는 중위권 그룹이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자를 품에 안아 신성장동력 확보를 꾀한 경우입니다. 인수주체인 대기업과 벤처에서 출발한 피인수 기업간 유기적 호흡이 맞지 않았고, 이후 외산 서비스의 국내 진입에 대처하지 못해 급속한 쇠락을 맞이합니다. 시장경쟁 포인트를 제대로 짚지 못하거나, 당사자간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어떠한 결과가 따르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게임업종에선 넥슨의 '정복욕'이 보여준 성공사례가 돋보입니다. 네오플, 게임하이, 엔도어즈 등의 인수가 대표 사례입니다. 2008년 이후 게임시장은 개발사에서 출발, 제작과 배급 겸업을 추진하는 중견 업체들이 대세를 이뤘습니다. 게임의 특성상 성공한 타이틀은 장기흥행이 가능합니다. 성공 타이틀을 보유한 개발사를 사면 안정적 매출을 얻고, 해외 수출도 가능합니다. 배급 겸업을 꿈꾸는 게임회사를 살 경우 잠재적인 경쟁자를 제거하는 효과도 얻습니다. 4000억원을 주고 인수한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는 중국에서 연 매출 1조원을 상회하는 게임으로 성장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성공모델이 끝까지 이어지진 못합니다. 내수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어, 비싸게 사서 더 이득을 챙길만한 잠재력이 있는 기업이 남아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게임 업종 빅딜 '최악의 사례'도 넥슨에서 나왔습니다.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인수해 1대 주주로 등극했으나, 시너지는커녕 손실만 남겼습니다. 김택진 대표와 김정주 대표의 당초 복안은 김택진 대표가 보유한 지분 일부를 넥슨에 매각하고, 확보한 8000억원에 엔씨와 넥슨이 보유한 자금을 더해 일렉트로닉 아츠(EA)를 인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실행에 앞서 구체적 액션플랜을 짜놓지 못한 탓에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게임산업 본산인 북미-유럽의 유력 게임사들이 '변방'인 한국 게임사에 선뜻 회사를 팔지 않아, 글로벌 M&A 추진은 진척을 보지 못했습니다. 양사간 개발협업으로 제작이 진행된 '마비노기2'는 프로젝트 자체가 폐기됐고, 양사간 개발과 사업을 통한 어떠한 시너지도 구현되지 않고 있습니다. 넥슨이 주당 25만원에 인수했던 엔씨의 주식은 22일 기준 주당 14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사례를 통해 다음 카카오의 진로를 살펴봅시다. 다음은 유선검색 시장에서 일정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격차를 좁히기 어려우나, 해당 시장에서 다음과 같은 물적, 인적 인프라를 갖춘 곳도 없습니다. 카카오는 다음이 취약한 모바일 플랫폼에서 내수 1위입니다. 네이버컴과 한게임처럼 이들의 결합은 서로가 원하는 것을 갖춘 상대와의 만남입니다. 카카오의 무선 지배력을 활용, 다음의 유선 지배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평가되나, 이들 서비스의 특성상 그러한 형태의 시너지 구현은 쉽지 않습니다. 그보다 아이디어 뱅크인 카카오의 신규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길만한 물적, 인적 인프라를 기존 다음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현실적인 메리트입니다. 카카오톡은 게임 외에도 무수한 신규 서비스를 접목시킬 수 있고, 이러한 아이템은 무궁무진합니다. 라인을 통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네이버도 "결합 자체가 두렵진 않으나 이를 통해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경계한다"고 평가합니다. 관건은 카톡을 중핵으로 하는 모바일 부문의 확장에 더해 유선 검색이 어느 정도 점유율을 유지하며 외형을 키우느냐에 달려있다는 평도 있습니다. 다음이 실질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카카오 우회상장을 위한 '숙주'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지요. NHN에서 퇴사, 이해진 의장과 결별한 이후 다음 카카오의 '오너'가 된 김범수 의장이 포털에 쏟을 기대와 애착도 적지 않습니다. 모바일 플랫폼을 장악한 '범수의 역습'이 산업의 지평을 또 한차례 바꿔놓을지 주목됩니다.
서정근기자 antila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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