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인구 아우르는 '유라시아 경제벨트'
육해상 철도·항구 연결 아시아권 경제지형 개편… 한·중 구체적 조율·협력 필요
육해상 철도·항구 연결 아시아권 경제지형 개편… 한·중 구체적 조율·협력 필요
![[알아봅시다] 중국 신 실크로드 전략](http://contents.dt.co.kr/images/201409/2014091502101857796001[1].jpg "[알아봅시다] 중국 신 실크로드 전략")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국이 중북부 지역 개발을 통해 중국과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나아가 유럽까지 하나의 경제권으로 엮기 위한 이른바 '신 실크로드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인접한 우리 나라 역시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라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향후 양국 정부 간 조율과 협력이 긴밀히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투르크메니스탄 등과 같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속철·항구 건설 통해 육해상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축 = 중국 정부의 이같은 구상이 처음으로 드러난 것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9월 카자흐스탄에서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축이라는 구상을 언급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이는 유라시아 각국의 경제 관계가 밀접하게 연결됨에 따라 상호 협력이 중요해진 만큼 새로운 발전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역협력 계획에 대한 협상 및 정책소통 강화, 동서남아시아 간의 교통운송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도로 연결망 확대 등을 통해 인구 30억명을 포괄할 수 있는 국가간 무역을 촉진하겠다는 방안입니다.
그해 10월 시 주석은 인도네시아 국회를 찾아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건설을 제안했고, 지난 4월에는 리커창 총리가 보아오 포럼 개막실을 통해 '시안∼우루무치∼중앙아시아∼이스탄불∼뒤스부르크'를 연결하는 육상 실크로드와 '중국 푸젠성 취안저우∼광저우∼싱가포르∼방그라데시∼탄자니아∼홍해∼지중해'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인 '일대일로'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고 당초 구상을 구체화한 바 있습니다.
이같은 중국 정부의 전략은 아시아권의 경제개발 주도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중국의 낙후 지역을 개발하겠다는 생각이 모두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넓은 영토만큼 아시아 내에서 가장 많은 접경국가를 갖고 있는 중국이 역내 철도망 구축의 허브가 됨으로써 인접국가의 이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아울러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깐수성 등 서북지역과 윈난성 등 서남지역의 개발을 통해 지역발전을 꾀하고 민족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까닭입니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7월부터 총 길이 1만214㎞에 달하는 중국∼독일 함부르크 간 국제화물열차의 시범운행을 개시하며 이같은 구상을 구체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철도는 중국 국경 지역인 신장자치구를 거쳐 카자흐스탄, 러시아, 벨로루시, 폴란드 등 5개 국가를 거칩니다. 뒤 이어 같은해 11월에는 광동성∼모스크바 간 국제화물철도와 시안을 통해 네덜란드와 러시아를 연결하는 '장안호'를 개통하는 등 적극적인 철도 건설에 나서왔습니다.
해양 실크로드 구축을 위해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 파키스탄 과다르항의 운영권을 인수한다거나 방글라데시 항구에 투자를 진행하는 등 인근 아시아권 국가 뿐 아니라 탄자니아, 스리랑카, 예멘 등 아프리카 국가에도 적극적인 항구 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축위해 실크로드 전략 활용 필요= 중국의 실크로드 전략으로 인해 우리나라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과 인접한 만큼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정책적으로도 상충하는 부분도 보입니다. 지난해 10월 박근혜 대통령은 유라시아 지역의 평화의 공동번영을 위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안하고, 이를 통해 물류와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과 문화 및 인적 교류 확대해야 한다는 구상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중국은 적극적인 교통·에너지 인프라 건설사업에 이미 나선 반면 아직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전략은 아직 구상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 정부가 이같은 움직임을 먼저 보인 만큼 한국도 구체적인 전략 모색을 위해서는 중국과의 구체적인 조율과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교통·물류인프라·철도 등의 협력을 통한 긴밀한 지역통합 방안과 중국의 물류네트워크를 활용한 투자 진출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됩니다.
이에 대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중국이 주창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를 통해 실크로드 관련 자금조달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AIIB 설립 참여에 따른 경제적 편익을 정부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유근일기자 ryuryu@dt.co.kr
도움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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