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달부터… 내년 유가보조금 지원땐 시장판도 변화올수도
액화석유가스(LPG) 차량만이 전부였던 국내 택시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도요타의 대표 하이브리드 모델 프리우스가 '택시모자'를 쓰고 이르면 내달부터 운행을 시작한다.
9일 한국도요타에 따르면 지난 8월20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프리우스 택시의 가계약 건수가 60대를 넘어섰다. 가계약에 들어간 이 택시들은 일본 도요타 본사에 접수된 이후 일본 공장에서 생산돼 한국으로 들어온다. 통상적인 차량 인도기간을 따져봤을 때 이르면 11월 말에서 늦어도 12월 초에는 국내에서 프리우스 택시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마케팅이 덜 된 상황에서도 먼저 관심을 갖고 찾아주는 고객들이 많아 긍정적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계약은 대부분 개인택시고객이며 지역은 서울과 수도권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우스 택시는 수입차 업체가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택시차량이라는 점과 더불어 하이브리드 택시의 포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차는 싱가포르,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 등 전세계 각지에서 인기 있는 택시 차종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유가보조금의 부재와 법인회사와 국내 완성차업체들간의 파트너십 장벽, 교체 시기 문제 등의 이유로 당분간 시장 진입에는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국내 대표 택시 모델인 현대차 쏘나타의 경우, 연료로 사용하는 LPG 가격이 1021원(8일 E1 개인택시조합충전소 기준)이고 ℓ당 197.97원의 유가 보조금을 받는다. 반면 프리우스는 1793.60원(8일 한국석유공사 기준)의 상대적으로 비싼 유류비에 유가보조금도 없다.
하지만 현재 LPG 택시에만 지원되는 유가보조금이 내년 6월부터 디젤택시(ℓ당 354.54원 예정)에도 적용되면 상황은 크게 변할 공산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 유가보조금지침개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유가보조금 정책을 떠나 프리우스 자체의 뛰어난 연비만으로도 택시 고객들의 마음이 움직일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프리우스 택시의 복합연비는 21㎞/ℓ에 달한다. LF 쏘나타(9.6㎞/ℓ)의 2배가 넘는다.
프리우스 1호 택시기사라고 밝힌 일산의 A씨는 "5만㎞ 기준으로 기존 LPG 택시보다 360만원 가량 유지비가 감소했다"며 "폐차 시까지 약 60만㎞를 주행한다고 했을 때 연료비 차액은 4300만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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