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알티마·혼다 어코드, 한국시장 극심한 부진에 점유율 확대 노려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중형세단 모델들의 판매가격을 잇따라 동결시키는 강수를 두고 있다. 이들 모두 최근 극심한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이 같은 결정이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내심 바라는 눈치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는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오는 11월 출시 예정인 캠리의 판매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캠리는 2010년 3490만원에서 2012년 3370만원, 2013년 3350만원까지 조금씩이지만 매년 가격을 낮추고 있다.
출시 전 2000만원대 캠리가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도 곳곳에서 쏟아졌지만, 이에 대해선 확실히 선을 그은 도요타다. 미국 모델에 비해 편의사양이 대폭 추가된 데다 수입 과정에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대표적인 중형 세단인 현대자동차 LF쏘나타 보다 낮은 가격으로 출시될 가능성은 미약하지만 이전처럼 경쟁력 있는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닛산은 앞선 9월 2015년형 알티마의 가격을 동결해 출시했다. 2015년형 알티마는 차선 이탈 경고(LDW), 사각지대 경고(BSW),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TPMS) 등 첨단 안전사양을 더하고 조수석 파워시트, 머드 가드 등 각종 편의사양을 추가했다. 가격은 주력 트림인 2.5 모델을 기준으로 3350만원이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200만~300만원 정도의 안전·편의사양이 추가됐지만 외관과 인테리어, 엔진 등 주요 사양에서 변화된 점이 없기 때문에 가격 동결을 결정했다"며 "대신 기존 모델에 고급 편의사양을 더한 '테크' 트림을 추가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는 쪽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출시된 혼다의 2015년형 어코드 역시 마찬가지다. 닛산 알티마와 동일하게 필수 안전사양과 인테리어만 조금 추가·변경하면서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2015년형 어코드에는 필수 탑재 사양인 타이어 공기압 경고장치(TPMS)를 전 트림에 기본 적용하면서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 백보드 재질을 하드 재질에서 소프트 재질로 변경해 뒷좌석 탑승객이 보다 편리하게 수납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식변경 모델이라 하더라도 신차 가격은 몇십만원이라도 올리던 것이 업계의 관행과도 같았는데, 일본 브랜드들이 각사 대표 중형세단 모델들의 가격을 일제히 동결시킨 것은 사뭇 놀라운 일"이라며 "이는 시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흐름을 뒤집기 위한 강수인 동시에, 반대로 판매가 부진한 만큼 사양과 가격 부문에서 공격적인 업그레이드 정책을 펼칠 수 없는 한계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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