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전선의 난기류는 일정기간 지속 가능성
리스크 심화되는 품목은 신흥시장 진출 모색해야
과감한 체질개선 통해 새로운 출발 필요한 때
리스크 심화되는 품목은 신흥시장 진출 모색해야
과감한 체질개선 통해 새로운 출발 필요한 때
![[포럼] 수출기업 과감한 체질개선 필요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410/2014102902102251102001[1].jpg "[포럼] 수출기업 과감한 체질개선 필요하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올 들어 전자기기, 디스플레이, 석유제품 등 주력 수출품 10개 중 3개의 수출액이 감소했다. 엔저 충격에다 위안화 약세로 세계시장에서 우리 상품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중국 수출은 지난 5~8월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대일본 수출은 2012년 이후 3년째 뒷걸음이다.
최근 급변하는 국제무역 환경을 살펴보면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수출의 가격경쟁력과 수익성을 결정짓는 환율 변동이 심상치 않다. 초고속 엔저 충격에 '슈퍼 달러' 현상이 겹쳐 외환시장은 불안하기만 하다. 우리 수출기업에게 달러 강세 자체는 나쁜 소식이 아니지만 문제는 엔저에 있다. 일본 기업들이 수출단가 인하에 나선다면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중국과는 우리 주력 수출업종인 전자, 철강, 석유화학, 조선 등에서 경합이 심화되고 있고 중국의 경제성장률 저하와 공급과잉 심화로 대중국 수출 부진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신수종 수출산업은 아직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엔저를 쉽게 거둬들일 것 같지 않고 중국의 경쟁력이 갑자기 꺾이기를 바라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수많은 다른 악재들도 자칫 장기화될 수 있어 수출 전선의 난기류는 앞으로도 일정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상황을 딜레마(이중 악재)와 트릴레마(삼중 악재) 수준을 뛰어넘은 멀티레마(다중 악재) 양상이라고 보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경제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우리 중소 수출기업들은 단기 해법보다는 구조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수출상품의 고부가가치화에 노력해야한다.
중국시장을 예로 들면 종래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만 할 시기에는 중저급 제품·부품을 수출해도 시장이 있었으나 중국 산업구조가 고도화된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KOTRA가 중국시장 개척 사업 가운데 중점을 두고 추진 중인 글로벌파트너링 상담회를 활용해 중국 대기업에게 고급 부품소재를 공급한다면 당장 수출성과를 올릴 수 있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새로운 밸류 체인(가치 사슬)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 차원에서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함은 물론이다.
세계 최대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이 밖에도 소득증가로 활성화가 기대되는 고급 소비재 시장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 현재 대중국 수출의 90%가 동부 연해지역에 집중해있는데 중서부 유망 내륙시장까지 진출 범위를 확대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아울러 최근 중국 경제성장 둔화, 규제 강화 등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위기에 위축되기 보다는 비교우위 분야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ICT, 환경, 의료, 에너지절감 등 우리가 일정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분야에서 새로운 수요를 집중 발굴하자는 것이다.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도 필요하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야겠지만 차이나 리스크가 심화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신흥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한국은 이미 FTA 중심국가로 도약했다. 외국의 FTA 시장개방 효과, 전후복구 특수 등에 따른 기회를 활용해 베트남, 터키, 이라크, 쿠바 등 신흥 유망시장 개척에 나서는 방안이 가능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중소 수출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악화되는 것에 대비해 글로벌 경제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특히 사양산업으로 바뀌고 있는 업종이라면 사업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례로 의류업체 A사는 음식물쓰레기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자동차부품업체 B사는 고성능 펌프를 만들어 내수와 수출시장 개척에 나섰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아시아 외환위기에도 살아남은 강한 저력을 갖고 있다. 이제는 과감한 체질개선을 통해 새로운 출발이 필요한 때다.
김성수 KOTRA 정보통상지원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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