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막대한 비용 투입하면서
달 탐사 경쟁적으로 추진 나로호 개발 성과로
흔들림없이 지원하면 달 탐사 꿈 속히 다가올 것
달 탐사 경쟁적으로 추진 나로호 개발 성과로
흔들림없이 지원하면 달 탐사 꿈 속히 다가올 것
![[포럼] `달 탐사` 선진기술 확보하려면](http://contents.dt.co.kr/images/201410/2014103002102251798001[1].jpg "[포럼] `달 탐사` 선진기술 확보하려면")
지난 달 인도의 첫 화성탐사선 '망갈리안'이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미국, 유럽연합, 러시아에 이은 네 번째 성공이자, 아시아권 국가로는 첫 번째다. 인도는 '망갈리안'의 성공 이후 미국 NASA와 우주탐사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중국, 일본도 그동안 쌓아온 자국의 우주 기술을 바탕으로 달 탐사와 우주 탐사를 추진 중이다. 중국은 달에 탐사로봇 '옥토끼'를 보냈고, 일본도 달 궤도선 '셀레네' 프로젝트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아시아권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자력 우주발사체를 보유하고 있고, 우주 탐사의 첫 목적지를 달로 삼아 우주 탐사의 기반을 확보한 뒤 달 착륙이나 화성 탐사와 같이 발전된 형태의 우주 탐사 계획을 도전적으로 진행해 왔다는 점이 닮아있다.
우리나라도 달 탐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7년 국제협력을 통해 시험용 달 궤도선을 보내고, 2020년까지 한국형발사체를 사용해 달 궤도선과 달 착륙선을 보낸다는 계획이다. 달 탐사 이후엔 화성 탐사를 추진한다는 장기 계획도 갖고 있다.
세계 각국은 왜 막대한 비용과 실패의 위험부담을 무릅쓰며 이처럼 달에 가려는 것일까.
초창기 달 탐사는 미국과 소련의 체제 경쟁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오늘날의 달은 정치적 목적이 아닌 새로운 차원의 과학적 목적을 위한 탐사 대상이 됐다.
이미 일부 국가, 심지어 기업체까지 달에 사람이 살 수 있는 거주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가는데 만 적어도 130일 넘게 걸리는 화성에 비해 달은 짧게는 3일이면 도착할 수 있어 심 우주 탐사 기술의 개발과 검증은 물론 전진기지로 활용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달에는 대기가 없기 때문에 그동안 수없이 충돌한 운석이나 태양풍의 영향을 고스란히 기록하고 있다. 마치 태양계의 박물관 같은 곳이어서 달을 연구하면 행성의 생성기원 등을 풀 수 있는 과학적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희토류나 헬륨-3 등 희귀 미래 자원의 개발도 달이 탐사 대상으로서 각광 받는 이유 중 하나다.
미국, 중국, 일본, 인도, EU, 러시아 등 달 탐사 국가 들은 한 단계 발전한 형태의 달 탐사를 경쟁적으로 추진 중이다. 반면 우주 탐사를 위한 교류와 협력도 활발하다. 경쟁 속에서도 국제협력을 통해 막대한 비용의 절감과 기술적 난제 극복이라는 실리는 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교류·협력에 합류하려면 반드시 어느 수준 이상의 '기술'이 전제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달 탐사 계획이 알려지면서 미국, 일본 등이 우리와 달 탐사 협력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만약 우리의 달 탐사 사업이 늦어져 우주탐사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더 벌어진다면, 국제 협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급격하게 줄어들게 된다. 우주 탐사에 늦깍이로 참여하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우주 탐사 기술과 노하우를 효율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우주 선진국과의 협력 기회를 놓쳐 버릴 수도 있게 된다. 우주 강국을 꿈꾸는 우리나라에게 달 탐사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중심으로 달 탐사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대학,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이 보유한 강점기술 중 달 탐사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분석하기 위한 융합연구도 진행 중이다. 달 탐사선을 쏘아 올릴 한국형발사체의 개발도 한창이다.
정부도 팔을 걷어 붙였다. '달 탐사'를 국정과제로 정하고, 관련 예산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 국회가 이를 최종 승인하면 대한민국의 달 탐사 사업은 본격 착수될 수 있다. 달 탐사를 위한 국민의 호응도 좋다. 달 탐사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국민여론을 조사해 봤더니 달 탐사 사업을 적극 지지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달 탐사는 결코 쉬운 도전 과제가 아니다. 하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 우리나라는 이미 달 탐사선 개발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인공위성 기술을 다목적 실용위성 개발 과정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나로호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달 탐사선을 우주로 쏘아 올릴 한국형발사체도 개발 중이다. 흔들림 없는 정책지원과 안정적인 예산 투자가 뒷받침 된다면 달 탐사는 가능하다. 달 탐사는 대한민국의 우주 강국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바로 지금, 달을 향한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
황인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융합기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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