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생산과 보급에 모든 역량 지원... 폭스바겐·벤츠 등 잇따라 건립
전기차 등 미래 친환경차 핵심기술의 중심이 중국으로 이동 중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 GM, 다임러 벤츠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완성업체들은 일제히 중국 현지에 친환경차 현지화 전용 R&D 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는 국내기업인 현대차도 흐름을 같이 한다.
현재 중국 자동차 시장의 핵심 화두는 친환경차다. 올 들어 9월까지 전기차 2만2258대를 비롯해 친환경차만 3만8163대가 팔렸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300% 수준에 이른다. 중국 정부는 내년 중국 친환경차 시장 규모가 50만대, 오는 2020년에는 5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친환경차 생산과 보급 확대에 모든 역량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전기차를 구매자에게 최대 12만위안(2073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한편, 해외 자동차 업체에 현지 공장 설립과 진출에 따른 자동차 기술 이전을 전제조건으로 내걸면서 실적과 실리를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중국 판매 1위 폭스바겐은 이미 총 102억유로(약 13조6285억원)의 자금을 투자해 지난달 17일 베이징 R&D 센터를 개설하고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친환경차 기술의 현지화와 중국 시장의 특성에 따라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앞장설 방침이다. 전체 R&D 인력의 90%인 2500명 이상의 중국 현지 인력을 채용했다.
다임러 역시 11월 초 베이징에 메르세데스-벤츠 R&D 센터를 개관했다. 독일 본사 R&D 센터에 이어 두번째 핵심 R&D 센터로 활용될 예정이다. 폭스바겐과 마찬가지로 전체 엔지니어와 디자이너의 80% 이상을 중국 현지 인력으로 충원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GM은 중국 경형 밴 합작사 상하이GM울링을 통해 류저우시에 83만3000㎡의 대규모 R&D 센터를, 현대차는 총 2000억원 가량의 사업비를 투자해 중국 산둥반도 옌타이에 친환경차를 주로 연구하는 R&D 센터를 건립 중이다. 이들 모두 중국 맞춤형 친환경차를 개발을 주목적으로 하고, 현지 인력을 대거 기용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핵심 기술 이전을 감수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핵심 연구개발 기술이 중국으로 대거 유입되는 흐름에 따라, 국내 자동차 기업들이 향후 친환경차 시장 경쟁에서 중국 신생기업들에 밀리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박사는 "한국기업이 글로벌 톱3로 진입하긴 위해선 친환경차 개발 및 수요 확대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정부와 유관부처 간의 협력을 통한 기술로드맵 개발 및 R&D 인센티브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현대·기아자동차는 최근 친환경차수를 22개 이상으로 확대, 관련 세계 시장 점유율 2위에 진입하겠다는 '2020 연비향상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한 R&D 센터 추가 유치 및 구체적인 연구개발비용 책정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노재웅기자 rip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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