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량 최대 10배 향상 신기술 … 2050년 완전 대체 전망
12개국서 20여개 사업 진행 … 독일·미국 등 상용화 속도
기술보유 국내기업 초기투자 부담에 주저 "정부지원 절실"
12개국서 20여개 사업 진행 … 독일·미국 등 상용화 속도
기술보유 국내기업 초기투자 부담에 주저 "정부지원 절실"
에너지절감을 실현할 새로운 전력전송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초전도 케이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한국은 '뒷짐'을 진 모양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당장 상용화할 수 있는 '초전도 케이블' 기술을 보유하고도 초기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을 해소하지 못해 상용화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정부 지원에 힘입은 독일이 '초전도 케이블' 상용화에 성공했고, 미국도 상용화 프로젝트 수행 초읽기에 들어가는 등 관련 기술 보유국들이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굵기가 기존 구리 케이블의 20%인 '초전도 케이블'은 영하 196도에서 전기저항이 사라지는 '초전도' 현상을 응용해 송전량을 기존 케이블에 비해 최대 10배(교류 5배, 직류 10배) 끌어올린 것이 장점이다. 송전 중 손실되는 전기가 거의 없다는 얘기다. 초전도 케이블 설치비는 기존 케이블에 비해 약 1.5배 비싸지만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큰 전력전송 기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초전도산업협회에 따르면 초전도 케이블의 전세계 시장침투율(신규 케이블 설치시 초전도 케이블 적용률)은 2015년 2.9%에서, 2030년에는 85.2%로 급격히 증가하고 2050년에는 케이블 시장이 초전도 케이블로 완전 전환된다.
세계 각국이 관련 기술 개발을 앞다퉈 진행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독일, 프랑스, UAE, 인도, 호주, 일본,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12개국에서 20여개의 초전도 케이블 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중 독일 정부는 시장 선점을 위해, 독일전력회사가 발주한 초전도 케이블 상용화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 넥상스에 총 사업비(200억원)의 45%(90억원)를 지원해 올해 초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초전도 케이블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상용화 프로젝트 사업비용의 절반을 대기로 한 미국은 이달 프로젝트 수행업체를 선정하는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가 800억원, 사업자가 800억원을 투입힌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초전도 케이블 시장 초기 단계인 지금은 제품 대량생산이 어려워 생산 및 도입비용이 비싸게 마련"이라며 "막대한 사업비 때문에 기술을 보유한 업체라도 상용화 프로젝트 수행에 선뜻 나서기 어려워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LS전선이 당장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금 부담 등을 이유로 상용화 사업을 전개하지 못하고 있다. LS전선은 2013년 경기도 이천 변전소에서 AC 22.9kV 초전도 케이블의 상용 시험을 완료한 상태다. 부평 변전소와 청천 변전소 사이 2㎞ 구간을 상용화하기 위한 타당성 검사도 마쳤다. 부평-청천 변전소의 경우 기존 관로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구리 케이블을 초전도 케이블로 바꾸는 것만으로 약 5배의 전력을 더 보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전력산업기반기금법 7항 34조 '전력산업기반기술기금지원'에 따라 전력 신기술 개발에 대해 지원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돼 있다"며 "전기차의 확산을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것처럼, 앞으로 성장할 초전도 케이블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상용화를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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