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채 등 유가증권 매매 통해 본원통화량·초단기 금리 조정
중앙은행 주도로 '시중 유동성' 조절
한은 등 선진국 중앙은행 주요 통화정책수단
1830년대 영란은행의 콘솔공채 매각이 기원
중앙은행 주도로 '시중 유동성' 조절
한은 등 선진국 중앙은행 주요 통화정책수단
1830년대 영란은행의 콘솔공채 매각이 기원
![[알아봅시다] 공개시장조작이란](http://contents.dt.co.kr/images/201501/2015011902101857803001[1].jpg "[알아봅시다] 공개시장조작이란")
공개시장조작은 중앙은행이 단기금융시장이나 채권시장과 같은 공개시장에서 금융기관을 상대로 유가증권을 매매해 이들 기관의 유동성 규모를 바꿔, 본원통화량과 초단기 금리를 조정하는 정책수단입니다.
무역에 의한 자금 유입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전자회사가 외국에 스마트폰을 판매해 10억달러의 대금을 받았는데 이를 국내 하청업체에 부품 대금을 주거나 인건비로 사용을 하려면 원화로 바꿔야 합니다. 하지만 10억달러가 외환시장을 통해 국내 금융시장으로 유입되면 시장 통화량이 증가해 장기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발생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 중앙은행이 국공채 등의 유가증권의 매매를 통해 본원통화량이나 초단기금리를 조정하는 것을 공개시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개시장조절의 장점으로 크게 네 가지가 꼽힙니다. 첫 번째로는 능동성과 유동성입니다. 공개시장조작은 중앙은행이 주체가 돼 시중 유동성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반면 중앙은행 대출제도는 금융기관들의 이용을 유도하는 수준에 그칩니다. 두 번째는 섬세한 유동성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유동성 조절 규모가 미미해도 필요한 만큼만 채권을 매매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또 조건을 필요에 따라 수시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빠른 시행입니다. 중앙은행의 대출제도나 지급준비제도는 변경을 할 때 상당한 행정적 절차가 뒤따라야 하지만 공개시장 조작은 중앙은행과 시장 참가자 간의 즉각적인 매매 거래만 이뤄지면 됩니다. 네 번째는 오류의 최소화입니다. 중앙은행이 공개시장조작을 할 경우 시장 참가자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하면서 정보를 교류하기 때문에 정책 판단의 오류를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공개시장조작은 의도에 따라 동태적과 방어적으로 구분됩니다. 동태적 공개시장조작은 지급준비율과 본원통화의 수준을 바꾸려는 의도를 가지고 통화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는 방식입니다. 방어적 공개시장조작은 일시적인 요인이나 계절적 요인으로 변하는 자금사정을 완화하기 위해 이루어집니다.
공개시장조작의 기원은 1830년대 영란은행의 콘솔(Colsol)공채 매각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시 영국은 급속한 경제성장과 무역흑자로 금융기관의 여유자금이 크게 증가해 이를 흡수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전까지 영란은행이 주로 사용하던 재할인정책은 기본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수단이었고, 이마저도 은행이 요청해야만 작동하는 수동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에 영란은행은 보유하고 있던 콘솔공채를 매각해 은행의 여유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금융 학계에서는 이를 최초의 공개시장조작으로 꼽습니다.
공개시장조작이 중요한 통화정책수단으로 부각되기 시작하 것은 20세기부터입니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영란은행과 독일제국은행은 전쟁국채를 인수하는 형태로 자금을 공급했습니다. 미국은 1913년 연방준비제도를 설립하고 공개시장조작에 대하 사항을 가장 먼저 입법화 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연방정부의 중앙은행 차입을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국채 발행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그 결과 국채가 대량으로 발행돼 공개시장조작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습니다. 이후 1980년대 들어 금융자유화 등으로 금융시장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많은 나라들은 공개시장조작을 주된 통화정책수단으로 활용하게 됐습니다.
현재 한국은행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중앙은행들은 공개시장조작을 가장 중요한 통화정책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초단기금리가 기준금리 수준에 근접해 움직이도록 본원통화 규모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준을 비롯한 주요 나라의 중앙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일상적인 유동성조절과 함께 비전통적 공개시장조작 수단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용어설명
◇공개시장=공개시장은 구매의사와 구매력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매입할 수 있는 시장을 말합니다. 이와 반대되는 것이 고객시장입니다. 고객시장은 구매의사와 구매력 뿐 아니라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백화점이 공개시장이라면 대학교는 정형적인 고객시장의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돈이나 참여의사가 있다고 해서 아무나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능점수와 같은 일정 자격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콘솔(Colsol)공채=1752년부터 영국 정부가 전쟁비용 조달을 목적으로 발행한 영구공채.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도움말=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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