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전자정부, 부가가치 창조형으로 진화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502/20150212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전자정부, 부가가치 창조형으로 진화해야")
주지의 사실이지만 UN이 격년으로 실시하는 전자정부 평가에서 우리나라 전자정부가 2010년, 2012년, 2014년 연속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전자정부 발전지수와 온라인 참여지수 두 지표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여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전자정부 시스템을 보유한 국가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전자정부 발전지수는 구체적으로 온라인 서비스(3위), 정보통신 인프라(2위), 인적 자본(6위)으로 구성되는데, 정보통신인프라의 약진이 가장 두드러진다(10년 13위, 12년 7위, 14년 2위). 온라인 참여지수는 정보 제공, 정책 참여, 정책 결정 등으로 구성되는데, 한마디로 국민 실생활에 활용되는 측면이 강하다는 얘기이며, 지난 3번의 평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 참여 부문의 강세에 대하여 정부는 '정부3.0' 추진노력이 높이 평가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공공서비스를 연계·통합해 주요 민원을 해당기관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서비스로서, '생활불편 민원신고 서비스', 'SOS 국민안심 서비스' 등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대국민서비스와 SNS 정책정보 제공 등 양방향 대국민 소통 채널 확대 등이 한몫 했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정부웹사이트의 서비스를 측정하는 온라인서비스 분야는 1위에서 3위로 떨어졌고, 인적역량 부문은 뉴질랜드(1위), 호주(2위), 아일랜드(3위), 미국(4위), 노르웨이(5위) 등에 이어 2012년과 동일하게 6위를 유지했다.
인적자본 지수는 성인 문해율, 취학률, 학교 교육 예상 연수, 평균 학교 교육 연수의 4개 지표로 측정되어 IT 만의 이슈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2016년-2020년 5년 동안의 새로운 전자정부기본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온라인 서비스 분야 개선에 대해 보다 심도 높은 고민이 필요하다. UN 평가에서 온라인 서비스는 온라인 성숙도 모델 4단계로 측정되는데, 3단계(전자거래)와 4단계(통합처리)에서 다소 부진한 점이 3위로 후퇴되는 원인이 됐다. 3단계 전자거래란 정부 정책, 투표, 세금 납부 등에 있어서 정부와의 쌍방향 의사소통이 중심이며, 4단계 통합처리는 다부처 통합 서비스를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핵심이다. 정부 3.0이 3단계의 서비스 개선에 도움은 되겠지만, 공공 데이터 개방은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활성화와 같이 맞물려 진행돼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이 비단 PC 뿐 아니라 스마트폰에서도 활발히 사용될 수 있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즉, 정부가 유일한 서비스 개발 및 제공자가 아니라, 민간도 이러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제공에 참여하여 전자정부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환경으로 진화해야 할 것이다. 이 경우 전자정부 담당 부처는 전자정부 플랫폼이 건전하고 질 높은 환경이 되도록 품질 통제 기능을 수행하여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계되는 옴니채널(혹은 O2O) 디자인 개념의 도입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똑같은 서비스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모두 제공되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고, 온라인에서 제공되어야 할 서비스와 오프라인에서 제공되어야 할 서비스가 적절히 포진되고, 이들간에 단절없는 연계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정부 서비스의 프로세스 재설계 및 디자인 혁신 관점으로 정부 프로세스가 국민의 입장에서 원점 재설계되는 자세를 요구한다.
지금까지의 전자정부 서비스가 국민 불편 해소와 부처간 의사소통에 치중됐다면, 이제부터는 전자정부 서비스가 민간의 활발한 생태계 참여로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 정부는 유일한 서비스 제공자에서 플랫폼 운영자로 한발 뒤로 물러서고, 국민이 사용자로서 뿐 이니라 공급자로 참여하는 프로슈머(Pro-sumer)의 역할이 되도록 전자정부 생태계를 다시 설계하는 파격적인 안목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국민이 어떠한 서비스(데이터 및 애플리케이션)를 원하는지 국민이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만들고, 유통하는 전자정부 플랫폼은 국제 시장에서 또 다른 모범적인 표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양희동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