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애 칼럼] 버블 15년… IT, 환상 아닌 생존이 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503/2015030202103851650001[1].jpg "[안경애 칼럼] 버블 15년… IT, 환상 아닌 생존이 되다")
별다른 고민이나 망설임 없이 누구나 인터넷벤처기업 주식 몇 주 정도는 투자하던 시절이 있었다. 자고 일어나면 몇배씩 가치가 뛰는 벤처기업들을 보면서 일확천금의 꿈을 쉽게 꾸던 시기였다.
한 인터넷벤처의 시가총액이 몇개 그룹의 시가총액을 뛰어넘기도 했다. 당시 벤처 주식을 갖고 있던 이들은 대박에 대한 기대로 행복한 꿈을 꿨다. 인터넷이 과거에 없던 산업 생태계를 만들며 엄청난 기회와 부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에 나라 전체가 부풀어 있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같은 꿈을 꿨다.
그러나 당장 이뤄질 것 같던 꿈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2000년 3월 사상 최고치인 5000선을 기록한 미 나스닥지수는 불과 이틀만에 5000선을 내줬다. 같은 달 코스닥도 사상 최고 숫자를 찍으며 '코스닥 광풍'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그해 말에는 4분의 1 토막이 난 채로 마감했다. 수많은 벤처가 몰락의 길을 걸었다.
인터넷과 IT의 꿈이 급하게 달았다 식어버린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시절의 기억이다. 가장 뜨거운 정점의 시기가 바로 2000년 3월이었다. 나스닥과 코스닥의 수치가 그것을 말해준다.
바로 그때인 2000년 3월2일 디지털타임스는 IT가 열 새로운 세상을 제대로 조명하기 위해 첫 작품인 1호 신문, 3월3일자 창간호를 공들여 만들고 있었다. 15년 전의 일이다.
이후 인터넷과 IT산업은 혹독한 시기를 거쳤다. 수많은 기업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많은 이들의 '대박 꿈'이 휴지가 된 주식과 함께 사그라졌다. 인터넷과 IT는 현실이 아닌 '꿈'이었다는 자조가 한동안 이어졌다.
그러나 한때 환상인 줄로 여겨졌던 IT는 15년이 지난 2015년, 인류 전체에 생존과 혁신의 필수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잘 활용하면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니라 좇아가지 않으면 생존이 힘든 '필요충분조건'이 된 것이다.
세계 전체 산업은 IT를 중심으로 재설계되고 있고, 재설계 능력을 발휘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산업 전체가 재편되고 있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몸값은 세계 경제규모 20위인 스위스의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섰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우리나라 GDP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애플 효과에 힘입어 미 나스닥지수 역시 최근 2000년 3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거품 논란의 주인공이던 IT가 15년의 역사를 더 이어오면서 글로벌 산업과 인류문명 혁신의 '심장' 역할을 하며 굳건히 성장해가고 있는 것이다.
2000년 당시 PC와 포털, 모뎀, 전자상거래 등 초기 인터넷산업이 개화했다면 2015년 IT는 사물인터넷으로 진화하고 전자상거래는 세계 시장의 국경과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PC의 시대가 가고 스마트폰의 시대가 열렸다. IT가 전 산업으로 파고들면서 헬스케어, 제조, 에너지 등 전 산업의 혁신과 융합에 이뤄지고 있다.
IT는 15년 전과 달리 '버블 붕괴'가 아닌 또 다른 미래로 인류를 안내할 전망이다. 그리고 그 변화에 뒤지는 순간 기회는 사라진다.
대한민국호가 또다른 15년간 혁신과 성장의 길을 다시 이어가려면 제대로 된 비전을 그리고 경제와 정치, 사회 체질을 모두 바꿔야 한다.
다시 시작이다.
안경애 생활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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