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인근 지역주민은 실질적 지원 없어
지역 수산물도 잘 안팔려 원전에 대한 피해의식 커
지역주민 신뢰 회복 위해 원전 독립채산제 검토할 때
IT특성 고려 않은 현 조달체계 문제 우려
지역 수산물도 잘 안팔려 원전에 대한 피해의식 커
지역주민 신뢰 회복 위해 원전 독립채산제 검토할 때
IT특성 고려 않은 현 조달체계 문제 우려
![[포럼] 원전별 독립채산제 검토하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503/2015031602102251103001[1].jpg "[포럼] 원전별 독립채산제 검토하자")
세계 원자력발전소 운영 역사상 최악의 사고인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원전) 사고가 발생한지 벌써 4년이 됐다. 후쿠시마 원전의 사고로 인해 원자력 르네상스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한번 올라간 원전에 대한 반대 여론도 계속 높은 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원전 반대 여론의 추이 중에서 미국이나 일본과 다른 점은 일반적으로 원전 주변에서 반대가 오히려 높다는 점이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원전이 있는 지역의 주민들이 별로 경제적인 이득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동네의 젊은이들이 원자력발전소에 취직이 되어 고향을 떠나지 않아도 되고, 또 많은 관련 기업들이 이 지역에 들어 와서 동네 경제가 좋아져야 하는데 별로 그런 것이 없었다. 원전에 근무하는 대부분의 직원들은 발전소 내에 있는 관사에서 생활을 하니 주민들과는 단절되어 있다. 간단한 생활용품이나 간식도 관사 내에 있는 편의점을 이용하니까 지역 경제에 도움이 별로 안 된다. 가족들은 대부분 서울 등 대도시에 있는 주말 부부 형태다. 그러니 주민들 입장에서는 만약 사고가 나면 자기들만 피해를 보고 직원들 가족은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울산 지역을 보면서 원자력 산업은 왜 조선 산업이나 자동차 산업과 다를까 하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원자력이 환영받기 위해서는 원자력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이득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아무도 이득 보는 사람이 없어서인 것 같다. 하다못해 전기값이라도 싸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더구나 원전 인근 지역의 수산물이나 농산물도 다른 곳에 비해 잘 팔리지도 않는다.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원자력이 도무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원자력으로 주민들이 이득을 보고 원자력 전문기관들이 주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 싶다. 해당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팔아서 발생하는 이익을 지역 주민들에게도 나누는 것이다. 즉 원자력발전소별로 독립채산제를 시행하고 주민을 주주의 일원으로 보는 것이다. 당연히 지역 주민에게는 전기도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전국적으로 전기 요금은 발전소와의 거리에 비례해서 정하기로 하자. 이렇게 되면 전기료가 많이 나오는 기업의 경우 원자력발전소 근처로 옮겨 올 가능성도 있다. 요즈음은 많은 국가들이 국민들에게 직접 현금을 나누어 주고 있다.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이를 참고한다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나누는 것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독립채산제가 돼 순환근무제가 없어지고 원래 취직한 원전에서 근무를 하다가 은퇴하게 한다면 모든 가족이 같이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질 수가 있다. 자녀들도 입사시험에서 우선권을 준다든지 한다면 외부로 유학을 갔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 올 수도 있다. 원자력발전소 직원과 주민이 서로 다르지가 않다. 주민이 운영하는 원자력발전소가 돼야 한다. 원자력전문기관들이나 원자력전문가들이 주민들의 신뢰를 얻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이 신뢰를 하지 않는 것은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한번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신뢰 회복 노력이 필요하다.
대덕연구단지의 과학자들이 지역주민들과 융합하기 시작한 것도 공동관리아파트라는 과학자들만의 관사에서 나와서 지역주민들과 같은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자녀들도 같은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부터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국가의 주력 에너지원인 원자력발전소가 국민들로부터 더 이상 냉대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원전 지역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박창규 포스텍 첨단원자력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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