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 시급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504/2015040602100151607001[1].jpg "[이슈와 전망]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 시급하다")
가계부채가 문제다. 금리인하에도 가계부채가 걸림돌이고 부동산 경기 정상화에도 가계부채가 걱정이다.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데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가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도 종합대책반을 가동한다고 한다. 가계부채를 총량만 보지 말고 미시적으로 세분해 경기부양, 주택경기 정상화와 상충되지 않은 연착륙대책을 모색해야 한다.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한 가계신용은 작년말 1089조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개인사업자대출 206조원(2014년 3분기말)을 합한 전체 가계부채는 1295조원에 이르고 있다. 가계대출 1029조원은 예금취급기관 대출 746조원과 보험 연금 여신전문기관 등 기타금융기관 대출 283조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금취급기관 대출은 다시 예금은행 대출 520조원과 제2금융권이라고 하는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상호저축은행, 우체국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 226조원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 가계부채는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제2금융권 무담보대출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53%가 생계형대출 전월세자금대출 등 비주택구입목적 대출이다.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에도 같은 비율을 적용하면 예금취급기관 주택담보대출 461조원의 53%, 244조원이 생계형대출 전월세자금대출 등 비주택구입목적 대출로 추정된다. 여기에 예금취급기관 무담보대출 285조원과 기타금융기관의 대출 284조원 대부분이 생계형대출 사업자금대출 전월세자금대출 등일 것으로 추정되고 카드로 외상을 쓴 판매신용 60조원, 개인사업자대출 206조원을 합하면 전체 가계부채의 83%가 주택구입과 무관한 생계형 대출, 사업자금대출, 전월세자금 대출, 대출금 상환목적 대출로 추정된다.
이만큼 가계부채 상당 부분이 경제가 어려워져서 초래된 것이다. 따라서 경기가 호전되어 일자리가 늘어나면 줄어들 수 있는 소지가 많다. 그리고 2008년 이전 부동산경기 호황기에 돈을 빌려 집을 구입했던 많은 가구들이 주택거래부진으로 상환을 못한 채 원리금상환부담에 시달려 왔다. 최근 다행히 부동산거래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기 시작해 동 부채의 상환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가계부채 연착륙이 경기활성화와 부동산경기 정상화로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는 부분이다.
미국은 이런 점에 착안해 연준이 2008년 12월 1차 양적 완화 때부터 주택저당채권을 매입했다. 그 결과 주택경기가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가계의 순자산(자산-부채)이 회복돼 소비가 증가하면서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경기가 살아나자 2008년 금융위기 시 135%였던 가계부채/가처분소득 비율이 105%까지 하락해 다시 가계소비가 증가하는 선순환을 보이고 있다. 이 비율이 100~110% 내에 들어올 정도로 가계부채가 충분히 줄어들어야 가계소비가 살아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는 계속된 경기부진으로 2008년 144%였던 이 비율이 2013년 말 161%까지 올라 가계소비를 제약하고 있다.
정부는 변동금리 원금일시 상환대출을 고정금리 원리금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하는 등 수 차례 대책을 발표했으나 실효성이 높지 않다. 투자활성화를 통한 일자리와 소득 증대로 생계형 대출과 영세자영업자 사업자금 대출을 줄이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다. 장기부동산대출은 부동산거래 활성화로 상환을 유도하고 제2금융권 무담보대출과 LTV 70% 이상 고위험 담보대출은 건전성 규제 등 위험관리를 철저히 해 부실위험을 낮추어야 한다. 금융회사의 사전 워크아웃, 정부의 채무 재조정도 필요하다. 국민연금제도 개선, 임금피크제 도입과 정년연장, 은퇴노장년층의 임시·일용 취업 환경개선으로 과도한 고령 영세 자영업 대출수요를 줄일 필요가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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