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 - 포스텍 연구진
국내 연구진이 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명 '장수 단백질'을 찾아냈다. 인류의 영원한 꿈인 '무병장수'의 길을 여는 열쇠가 될 지 주목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식물노화수명연구단(단장 남홍길, DGIST 교수·사진)이 포스텍 연구진과 공동으로 예쁜꼬마선충에 있는 RNA 이중나선분리효소인 'HEL-1'이 생명체 수명 조절에 핵심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 단백질을 조절해 수명을 18%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RNA 이중나선분리효소는 일부분이 이중나선 구조인 RNA를 외가닥으로 풀어주는 역할을 해 RNA 기능을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그동안 노화 조절에 대한 DNA나 단백질 차원의 연구는 많았으나, 상대적으로 RNA 구조와 기능에 근거한 연구는 미미했다.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을 동물 실험모델로 활용해 전체 RNA 이중나선분리효소를 찾아낸 뒤 이 중 40%가 노화와 수명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RNA 이중나선분리효소 중 'HEL-1'이라는 특정 효소를 과다 발현시키면 수명이 최대 18%까지 늘어난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반면 일반 야생형 예쁜꼬마선충에 비해 2배 이상 오래 사는 돌연변이 예쁜꼬마선충에서 HEL-1 기능을 약화시키면 수명이 39% 가량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HEL-1이 인슐린 신호조절을 통해 생명현상을 조절하는 중요 유전자군인 'FOXO 전사 조절인자'를 활성화함으로써 수명연장을 유도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연구팀은 HEL-1의 수명 연장 기능이 모든 조직에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과 장 조직에만 작동하고, 근육이나 피부 조직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미국학술원회보(PNAS)' 온라인판 21일자에 실렸다.
남홍길 단장은 "HEL-1 효소 단백질, HEL-1과 상호작용하는 FOXO 전사조절인자는 사람을 포함한 많은 생명체에서 진화적으로 잘 보존돼 있는 단백질로, 이번 연구결과는 사람의 장수에 기여하는 단백질을 찾고 노화물질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