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해킹 정치공방에 보안인 끌어들이지 말라](http://contents.dt.co.kr/images/201507/2015072302101160800001[1].jpg "[현장리포트] 해킹 정치공방에 보안인 끌어들이지 말라")
"정신없어 죽겠어요. 기자들과 국회 쪽 전화 받느라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에요."
보안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취재원에게 전화를 거니 대뜸 이런 하소연부터 한다. 기자 역시 취재를 목적으로 전화했으니 순간 머쓱해졌다. 그는 최근 수일간 수십명의 기자와 국회 보좌관 등 정치관련 인사들로부터 질문공세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국가정보원이 이탈리아 해킹업체로부터 프로그램을 구입해 사용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정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국민은 불안감에 시달리는 중이다. 혹시 국정원이 민간 사찰을 한 것은 아닌지 어느 때보다 정부에 대한 불신의 벽이 높아졌다. 이런 국민의 불안감을 정치권은 전략적으로 부채질 한다. 국정원을 공격하는 측은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제기와 폭로로 일관하고 있다. 기자들을 모아놓고 공개적으로 야당 대표의 휴대폰을 검증했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 오히려 무안함만 얻기도 했다. '국민의 정보인권'을 찾겠다는 게 그들의 목소리인데, 아무리 봐도 정권을 공격할 절호의 찬스를 잡아 신이 난 것처럼 보인다.
국정원(혹은 현 정권)을 보호(?)하려는 세력은 한술 더 뜬다. '북한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이 시작됐다'며 안보 불안감을 들고 나온다. 북한이든 아니든 전세계적으로 발견되는 악성코드는 30억건, 하루에만 100만건에 달한다. 정부통합전산센터를 공격하는 사이버 공격은 매일 10만여건에 육박하기도 한다. 사이버 공격이 일상이 됐지만 현 상황에서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시작됐다'는 내용이 대서특필되고 회자되면 국민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마치 '더 이상 국정원을 흔들면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올 것'이라며 국민을 협박하는 모양새다.
그런데 불안한 국민을 보호하는 이름없는 영웅은 따로 있다. 수일째 밤잠을 설치며 사이버 위협 현황을 모니터링 하고 대응하는 보안 종사자들이다. 민간 보안업체들은 취약점을 발견해 대응 패치를 개발하고,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해 10원도 받지 않고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사이버침해대응 관련 기관은 민간 업체와 정보를 공유하며 사태가 확산되지 않도록 연일 비상 대응 중이다.
정치권은 이들에게 정보를 얻어내 정치 공세에 악용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불철주야 노력하는 침해대응 기관에 감사장을 주진 못할망정 국정원 대신 희생양으로 삼아서도 안된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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