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유치 집중 포화속 요기요 - 배달의민족 격돌
최대 100억 손실 예상 "장기적 이용자 급증 노려"
최대 100억 손실 예상 "장기적 이용자 급증 노려"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둘러싼 업체 경쟁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광고비에 이어 이번엔 수수료 인하 경쟁이 벌어졌다. 토종업체인 '배달의민족'과 외국계(독일) 업체인 '요기요'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출혈경쟁'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29일 배달음식 주문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는 외부 결제 수수료가 0%인 상품을 내달 출시한다고 밝혔다.
외부 결제 수수료란 현장 카드 결제, 상품권 결제 등 모바일 앱 내 결제 방식 말고 다른 방식으로 결제했을 때 가맹점이 물어야 하는 수수료를 말한다. 기존에 요기요는 3.5%의 외부 결제 수수료를 받아왔다.
회사는 내달 이를 아예 없앤 상품을 출시하겠다는 것이다. 단, 모든 가맹점이 아니라 월 고정비를 부담한 곳에 한해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내달 고정비 기준을 정확하게 발표할 것"이라며 "이 고정비를 지급하는 가맹점에 한해 외부 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국내 배달 앱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지난해 '광고 전쟁'에 이어 '수수료 인하 전쟁'으로 옮겨붙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양사는 각각 100억원 이상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지상파와 옥외 광고를 진행했다. 류승룡(배달의민족), 차승원(요기요) 등 당대 최고 배우를 앞세우며 앱 이용자 확보에 집중했다.
이번에는 수수료를 낮추며 가맹점 유치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업계는 이번 수수료 인하 정책 발표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모두 최소 수십억 원에서 최대 100억 원까지 손실을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
양사가 지난해 과도한 마케팅 전쟁으로 비난받았던 '출혈경쟁'을 다시 선택한 것은 국내 배달 앱 시장을 확실히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현재 국내 배달 앱 시장은 지난해 거래액 기준으로 1조 원을 넘었다. 이는 전체 배달 음식 시장 규모의 10% 수준을 차지하는 것이다. 아직 배달 앱 월 이용자 수가 평균 500만 명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조만간 최소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배달의민족은 업계 1위지만 안심하기 힘든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월 평균 이용자는 265만명(6월 기준)이다. 요기요(158만명)와 배달통(70만명)이 2, 3위로 뒤를 쫓고 있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라는 같은 외국계 회사의 자회사인 요기요와 배달통 이용자를 합하면 월간 이용자수는 238만명으로 배달의민족(265만명)과 큰 차이가 없다. 아직 배달 앱 시장에서 완벽하게 승기를 잡고 있는 업체를 꼽기가 어려운 이유다.
이 때문에 양사 모두 출혈 경쟁을 해서라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해야 미래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수수료 논란으로 등을 돌렸던 가맹점을 더 늘려야 배달 앱 시장 저변을 더 넓힐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경쟁을 위한 출혈이라고 보기에는 출혈 수준(금액)이 큰 것은 맞다"며 "단기 매출을 어느 정도 포기하더라도 고객과 가맹점을 늘리는 게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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