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만 이동땐 '탁송'
금융당국이 소비자들이 가급적 등록된 대리운전업체를 이용하고 조건을 꼼꼼히 따져 소비자 피해를 줄일 것을 당부했다.
30일 금융감독원은 '대리운전 이용 시 보험금 지급 관련 유의사항'을 통해 대리운전의 형태에 따라 사고가 나도 보상받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대리운전 중 의뢰인이 하차한 이후 발생한 사고의 보험금 지급 여부에 대한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일부 결정 사례를 통해 소비자 유의점을 강조했다.
의뢰인 A씨는 대리운전업체 S사에 일일 대리운전을 요청했고, 대리운전기사 B씨가 차량을 운행하던 중 의뢰인 A씨가 개인 사정으로 하차했다. 이후 대리운전기사 B씨는 해당 차량을 혼자 운전해 출발지(서울)로 복귀하던 도중 졸음운전으로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대리운전업체 S사는 '대리운전보험'에 가입해 있었지만 보험사는 의뢰인이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는 '통상의 대리운전' 행위가 아닌 면책사유인 '탁송'에 해당한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이후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계약의 목적, 의뢰의 대상, 계약당사자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며 의뢰인의 동승여부만으로 대리운전을 판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급적 등록된 대리운전업체를 이용해달라"며 "등록 대리운전업체를 통해 대리운전을 요청해야 사고발생 시 보다 원활하게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등록 대리운전업체를 통하지 않고 길거리에서 만난 대리운전기사 등에게 직접 요청한 경우 '통상의 대리운전'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일일 47만명이 대리운전을 이용하고, 8만7000명의 대리운전기사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동규기자 dk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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