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장근 성균관대 교수팀, ㎛급 액정방울 제어 성공
에너지 수확기술 · 고분자 필름 등 활용 범위 넓어
에너지 수확기술 · 고분자 필름 등 활용 범위 넓어
국내 연구진이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액정 방울을 자유자재로 조절·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미세 액정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낮은 구동 전압으로 다양하고 정교하게 미세한 액정의 모양을 조절할 수 있어 디스플레이나 광학 소자, 기능성 고분자 필름 등에 널리 활용할 수 있다.
송장근 성균관대 교수(사진), 김수동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 이보미 성균관대 석사과정 학생, 강신웅 전북대 교수팀은 두 가지 상태의 액정이 섞인 혼합물을 만들어 전기영동기술을 이용,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액정 방울을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유동성을 가진 액체인 액정은 온도에 따라 입자가 한 방향으로 정렬되는 상태(네마틱)나 무질서한 상태(등방성)로 존재한다. 이러한 액정은 일정한 온도 범위 안에서 두 가지 상태를 혼합할 수 있고, 한 물질에 네마틱과 등방성 등 두 가지 상태의 액정이 섞인 혼합물을 만들 수 있다.
이 혼합물에 전기영동을 이용하면 한 가지 상태 액정 속에 있는 또다른 상태의 액정 방울의 모양을 변형시키거나 크기를 조절·이동·분리·결합할 수 있다. 전기영동은 액체 내에 있는 작은 고체나 다른 액체 입자에 전기장을 가해 이동시키는 것으로, 물과 기름처럼 액체 속에 섞이지 않고 떠 있는 또다른 액체의 미세방울을 변형시키거나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액정기판 표면의 선택적 선호성을 이용해 한쪽 액정 방울을 다른 액정 내부에 떠 있도록 만들어 기판과의 마찰력을 없어 기존의 10분의 1 전압으로 전기영동을 조절하도록 구현했다. 기판 표면에서 분리된 액정 방울은 표면 저항을 받지 않아 10V에 달하는 매우 낮은 전압에서 전기영동현상을 띠도록 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폭 4마이크로미터, 길이 200마이크로미터의 액정 필라멘트를 만들어 디스플레이이나 광학 소자 분야는 물론 미세 역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에너지 수확기술 등에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와 함께 네마틱상과 등방상 필름이 복합된 특이 필름을 제작해 3D 디스플레이용 기능성 필름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미래부와 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된 이 연구결과는 국제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송장근 교수는 "두 가지 액정상 혼합액을 이용한 유전 전기영동기술은 기존 방법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미세유체 조절 특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시도로, 향후 디스플레이나 광학소자 등으로 활용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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