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민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은 실리콘 물질을 눌러 전기를 얻는 방식의 새로운 나노발전기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나노발전기는 나노 크기(10억분의 1m)의 물질을 활용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물질에 미세한 압력을 가하면 전기가 발생하는 '압전 효과'나, 물질이 마찰될 때 생기는 정전기를 이용해 전기를 얻는다. 백 교수팀이 개발한 나노발전기는 스펀지처럼 많은 구멍이 뚫린 구조에 금속 입자를 집어넣어 정전기를 발생시켜 전기를 얻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정전기 방식의 나노발전기는 압전 효과를 활용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또 압전 소재를 만들 때처럼 고온 열처리 등의 과정이 필요 없어 제작 단가를 낮출 수 있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나노발전기는 정전기 발생에 필요한 공간 문제까지 해결해 활용도를 높였다.
연구팀은 새로운 나노발전기를 이용해 어떤 위치에 얼마만큼의 충격이 오는지 확인하는 '압력 분포 측정 센서'와 밟으면 전기가 나오는 '대면적 매트', '자가 전기 충전기' 등을 만들었다. 또 이 기술을 활용하면 바람이나 파도의 힘을 이용한 전기 생산도 가능할 전망이다.
백 교수는 "공기층을 따로 만들어야 했던 기존 정전기 기반 나노발전기의 문제를 해결해 여러 곳에 활용할 수 있다"며 "기존에 박막을 활용하던 나노발전기보다 출력 전력도 10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Environmental Science)' 온라인판 게재됐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백정민 UNIST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개발한 '스펀지 나노발전기'(왼쪽)와 기존 '박막형 나노발전기'의 모습. 기존 나노발전기는 두 개의 박막이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져 있지만 새로 만든 스펀지 나노발전기는 공기층이 따로 필요 없어 보다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UNIST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