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극복 타이밍… 통화정책 '어퍼컷'
소비·투자·물가… 6개월 후 실물경제 효과
소비·투자·물가… 6개월 후 실물경제 효과
![[알아봅시다] 통화정책 효과의 파급경로와 시점](http://contents.dt.co.kr/images/201510/2015100602101822732001[1].jpg "[알아봅시다] 통화정책 효과의 파급경로와 시점")
통화정책은 다양한 경로를 거쳐 소비와 투자, 생산, 물가 등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특히 금융기관과 금융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스템을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통화정책 파급경로의 유효성은 금융규제, 금융혁신 등 금융환경 변화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다.
◇기준금리 조정 효과 8분기 이후 '최대'=우리나라의 통화정책 파급 시차는 미국 등 주요국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980~1990년대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실물생산에 대한 통화정책 효과는 늦어도 2분기 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4~6분기 이후에 최고 수준에 달합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3분기 이후부터 효과가 나와 8~9분기 이후 시점에 최고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1999~2008년을 대상으로 한 실증분석에서도 통화정책이 실물생산에 미치는 효과는 3~6분기 중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예컨대,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10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내년 4월에 효과가 나오기 시작하며, 내년 10월 이후에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이처럼 기준금리를 비롯한 통화정책의 효과가 곧바로 나오지 않는 것은 시장 참가자들과 경제 주체들에게 영향을 주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빨라야 6개월 이후 나타난다"며 "기준금리를 인하한 효과는 시차를 두고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동안 기준금리 중심의 통화정책 운용과 물가안정목표제 정착 등의 영향으로 통화정책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통화정책의 파급 시차는 단축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습니다.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통화정책 방향, 경기국면 등에 따라 비대칭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긴축정책과 완화정책의 효과를 비교해보면 긴축적 통화정책을 통한 생산 감소 효과가 완화적 통화정책을 통한 생산증대 효과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경기국면별 통화정책 효과의 경우 기준금리 조정 방향과 관계없이 경기확장 국면에서보다는 경기수축 국면에서 더 강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기준금리, 단기·은행금리엔 영향 주지만 장기금리 파급률은 약해=우리나라는 1990년대 들어 금리 자유화가 본격적으로 진전되면서 금리의 가격기능이 향상됨에 따라 금리 경로가 작동할 수 있는 기본여건이 조성됐습니다.
또 1998년 이후 한은이 기준금리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함에 따라 경제주체들의 민감도가 높아졌습니다. 이런 상황 변화는 우리나라에서도 선진국처럼 기준금리 경도를 통한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2011년 한은이 내놓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단기시장금리→은행금리' 경로는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2000년 이후 기준금리 인상이 시장금리와 은행금리에 미친 영향을 한은이 분석한 결과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로의 파급률은 91%(2010년 7월~2011년 6월 기준)였고, 같은 기간 1년 만기 은행채의 파급률은 42%로 분석됐습니다. 은행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에 대한 파급률은 각각 63%, 43%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기준금리의 장기시장금리 파급률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은은 분석했습니다.
기준금리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단기시장금리와 달리 장기시장금리는 통화정책 요인 외에도 국내외 경제상황, 금융시장 여건, 채권수급사정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기준금리가 인상됐지만, 장기금리는 급락했습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가운데 외국인의 채권투자 확대 등으로 기간 프리미엄(할증)이 빠르게 축소됐던 영향입니다.
◇기준금리 조정, 자산가격 영향을 불확실=자산가격의 경로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한은이 기준금리를 조정해도 주가와 주택가격 등 자산가격에 미치는 효과는 불확실한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습니다. 이는 외국인 투자비중 증가에 따른 해외변수의 영향력 확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비율 규제 등 정부의 주택가격 안정대책에 따른 자금조달 제약 등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설명입니다.
자산가격 변동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부의 효과'를 통해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의 효과의 경우 부동산 가격변동 효과가 주가 변동의 경우보다 더 큰 것으로 연구됐습니다. 이는 부동산 위주의 자산보유 경향, 주택과 주식의 소유구조 차이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한은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가계부채 규모가 클 경우 부동산 가격을 통한 통화정책 파급의 유효성이 제약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 연구를 보면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높을수록 주택 자산에 대한 소비의 탄력성이 작아집니다. 자산규모 대비 부채가 많은 가계일수록 자산가격의 상승으로 부가 늘어나도 소비로 연결되기보다 부채상환을 위에 묶어두는 경우가 높다는 것입니다. 도움말=한국은행
서영진기자 artj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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