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디젤엔진 장착·초고장력 강판 66% 사용
강해져 돌아온 '원조 소형SUV'
강해져 돌아온 '원조 소형SUV'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2년 전 봄, 제주도에서 대대적인 시승행사를 개최하며 등장한 대한민국 최초의 B세그먼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쉐보레 트랙스는 단언컨대 2013년 최고의 기대주였다.
하지만 시승행사 현장에서 처음으로 트랙스를 맞이했던 당시 기자들의 실망 가득한 표정과 반응 역시 또렷하다. 국내에서 관심을 끌기 어려운 가솔린 엔진의 SUV였다는 점은 물론, 어설픈 실내 마감 품질과 시장의 기대치에 비해 다소 높게 책정한 가격 등 여러 요인이 존재했다.
그 후 2년 동안 르노삼성차 QM3와 쌍용차 티볼리 등 쟁쟁한 경쟁차들의 등장과 함께 고전을 면치 못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절치부심한 한국GM은 '원조 소형 SUV의 귀환'이라는 당당한 표어를 내걸고, 주행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춘 디젤 모델을 새롭게 출시했다.
이미 외면받아온 기간이 너무 길었던 만큼, 디젤 모델 출시에도 시장의 기대치는 높지 않았지만 뜻밖에 초기 반응은 좋은 편이다. 지난 8월 말 출시 이후 두 달 연속 1000대 이상 판매량을 올리며 그간 구겨졌던 자존심을 회복하는 중이다. 새로운 심장을 얻은 트랙스를 시승하면서 달라진 원조의 매력을 집어봤다.
트랙스 디젤의 외관은 기존과 변화가 없다. 동글동글하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경쟁차들과 달리 정통 SUV의 풍채를 가진 차다. 동급 SUV 가운데 가장 긴 차체 길이(4245㎜)와 높이(1670㎜)를 갖춰 실내공간 역시 넉넉한 편이다.
트랙스 디젤의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심장이다. GM 유럽 파워트레인이 개발하고, 독일 오펠이 공급하는 4기통 1.6 CDTi 디젤 엔진과 GM 전륜구동 차량 전용 3세대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최대출력 135마력과 최대토크 32.9㎏·m의 힘을 발휘한다. 한국GM은 쉐보레 트랙스 디젤 모델의 새로운 엔진에 맞게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을 비롯해 서스펜션 지오메트리 등 차체와 섀시 전반에 걸쳐 재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코너링 구간에서의 핸들링은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가속구간에서의 폭발력만큼은 동급 최고 수준을 뽐낸다.
주행성능의 향상은 인정할 만하지만, 정작 국내 고객들이 가장 불만으로 꼽았던 점들은 크게 개선하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다. 내부 인테리어 재질의 마감 품질은 물론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차량 수납공간 등 운전석에 앉아 바라보는 공간 대부분이 여전히 2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물며 최근 출시한 경차인 신형 스파크의 화려한 계기판과 스마트키와 같은 편의사양조차 없으니 아쉬움은 더하다. 순정 내비게이션의 미장착 역시 경쟁력 하락의 요인으로 꼽을 만하다. 공인연비는 ℓ당 QM3나 티볼리보다 낮지만, 실연비와의 차이가 크지 않아 체감하는 연비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고장력 및 초고 장력 강판을 차체의 66% 이상 사용하고 운전석과 조수석, 측면 커튼 에어백 등 6개의 에어백과 차체자세제어장치를 전 세부 차종에 기본 적용하는 등 쉐보레 특유의 안전성 확보는 칭찬할 부분이다. 판매가격은 2156만~2465만원이다.
노재웅기자 rip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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