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85만톤 규모 성장 … 창문용 수지 등 주목
석유화학업계, EP 등 고부가 소재 생산력 강화 총력
석유화학업계, EP 등 고부가 소재 생산력 강화 총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등 자동차용 석유화학 소재 시장이 연비 절감 문제와 친환경 규제 강화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중국이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자급률을 늘리는 상황에서 고부가가치에 속하는 자동차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가 주목하는 시장이다.
4일 시장조사업체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자동차용 석유화학 수지 시장은 지난해 802만톤에서 오는 2020년에는 1085만톤으로 35.2% 증가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3~4% 수준이다.
자동차용 수지는 주로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아미드(PA6·66),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폴리에틸렌(PE), 폴리카보네이트(PC), PPS(폴리페닐렌설파이드) 등 주로 열가소성(열에 견디는 능력이 강한) 소재가 꼽힌다.
야노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자동차의 수지화는 경량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어느 정도 진전했고, 앞으로도 자동차 판매대수의 증가와 함께 수지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며 "앞으로 새로운 용도로 기대되고 있는 수지는 자동차 뒷문과 카시트 프레임, 창문 유리 등이 꼽힌다"고 말했다.
특히 자동차 창문용 수지의 경우 가벼울 뿐 아니라 깨지지 않아 안전하고 열 차단 능력도 뛰어나 성장 전망이 밝다. 가공능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자동차용 수지가 철과 알루미늄 등 경쟁 소재와 다른 강점이다. 강성 측면에서는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있지만, 탄소섬유나 철 등과 혼합해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도 관련 시장 공략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LG화학은 여수와 익산 등 국내에서만 23만톤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생산 중이고, 중국(광저우, 텐진 닝보)·폴란드(브로쵸와프) 등에서도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충칭에 연산 2만톤 규모의 EP 컴파운드 공장을 새로 짓는 중이다.
최근 삼성SDI 화학부문을 인수한 롯데케미칼 역시 관련 시장 공략에 주력할 계획이다. 삼성SDI의 경우 자동차용 실내·외 플라스틱 시장에 이미 진출했고, 대표 제품 중 하나인 ABS의 경우 세계 시장점유율 7%(IHS 케미칼 집계, 2분기 말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또 지난 6월 중국 심양에 EP 컴파운드 공장을 세우기 위한 법인을 설립했다.
SK종합화학은 지난달 사빅과 합작해 울산에 만든 고성능 PE인 '넥슬렌' 공장 준공식을 갖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제2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EP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회사인 한화넥스트와 한화컴파운드를 합병했고, 세계 1위 화학업체인 바스프(BASF)도 지난달 충남 예산에 EP 컴파운딩 공장을 완공했다. 이밖에 도레이는 국내에 대규모 PPS 생산 공장을 만들었고, SK케미칼은 일본 데이진과 손잡고 만든 울산 PPS 공장의 시험 운전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가격 경쟁력에서 철과 유리 등을 이기기 쉽지 않지만 일단 규모의 경제가 만들어지면 시장 수요는 더 늘 것"이라며 "세계 각국의 친환경 자동차 규제 강화와 전기자동차의 등장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