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강국 초석 선견지명 '생생'
청와대는 밝혔다. 연합뉴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22일 서거했다. 대부분의 언론과 방송 매체들은 우리나라 민주화를 이룩한 분으로 보도하고 있으나 ICT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필자는 정보통신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우리나라가 정보통신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초석을 깔았기 때문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4년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체신부를 정보통신부로 개편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때 당시 전 세계 어디에도 정보통신부가 있는 국가는 없었다. 우리나라가 유일했다. 정보통신부는 체신부 기능에 과학기술처, 상공자원부, 공보처 등에 산재해 있던 소프트웨어 등 관련 산업 진흥 정책 기능을 주변의 여러 가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부로 통합해 출범한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정보화 정책 수립, 정보통신산업 육성, 전파방송과 통신정책 및 R&D정책이 통합적으로 추진될 수 있었다. 산업화에는 늦었지만 정보화에는 늦지 말자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그 후 정보통신부에 정보화기획실이 만들어지고, 정보화촉진기본법이 제정되고, 정부부처 업무의 전산화도 본격적으로 추진됐을 뿐만 아니라 경제기획원과 타부처의 우수한 인력의 충원도 이때 이뤄졌다. 정보화촉진 기본법에 따라 5년 단위로 범 정부적인 국가정보화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정보화추진위원회가 정보화 진행상황을 점검했다. 초기 단계의 연구가 진행됐던 CDMA이동통신 기술도 1996년 우리나라가 최초로 상용화하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그 이후 3G, 와이브로, LTE 등으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가 이동통신기술 분야에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포함한 많은 휴대폰 관련 기업이 성장할 수 밑바탕이 만들어진 것이다. 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이용이 확산된 인터넷은 우리나라가 초고속 인터넷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기틀이 됐다. 방송분야에서는 케이블TV 방송이 도입되어 지상파 위주에서 다채널 시대로 전환됐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MB 정부 출범 초기에 정보통신부를 없앤다는 얘기가 돌고 있었다. 그 때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게 직접 정보통신부 없애는 것을 재고해 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이명박 당선자도 긍정적으로 답변을 했지만 결과는 다르게 된 것이 아쉬운 점이다.
현재 경제가 침체된 가운데 일자리 문제가 제일 큰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젊은 청년 일자리가 매우 심각한 상태다. 해결책은 우리 젊은 청년층의 눈높이에 맞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준 높은 좋은 일자리를 어떻게 많이 만들 것인가. 우리나라의 강점인 ICT를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ICT를 모든 분야에 접목하거나 활용하는 것이 그 해결책이라고 본다. 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ICT 기술을 모든 분야에 접합하는데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업무는 단순 업무가 아니고 수준 높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
ICT가 접목되고 활용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전력,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산업 분야는 물론이고, 교육, 의료, 환경, 국방, 농업 등 모든 분야가 해당된다. 그래야 미래산업도 가능하게 된다. 정부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여러 가지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분야별로 좀 더 구체화 시키고 적극적으로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ICT를 국정의 중심적인 위치에 놓아야 한다. ICT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일깨우고, 핵심 기술을 개발해 제공하고, 각 부처별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특별조직도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국가 생존전략 차원에서 반드시 관철해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 YS식 정치적 결단이 요구되는 시대적 상황을 떠올려 본다.
임주환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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