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첫경매 '쩐의전쟁'… 황금대역 SKT 9950억 낙찰
LTE 무선데이터 폭증에 주파수 부족해져 시작
첫 경매 '동시 오름 입찰' 과열 경쟁 유발 비난
내년 '치고 빠지기' 꼼수 막을 묘수 찾기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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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의 역사](http://contents.dt.co.kr/images/201512/2015122802101831747001[1].jpg "[알아봅시다]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의 역사")
![[알아봅시다]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의 역사](http://contents.dt.co.kr/images/201512/2015122802101831747001[2].jpg "[알아봅시다]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의 역사")
내년 4월 예정인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이동통신 3사의 치열한 쟁탈전이 예상됩니다. 주파수는 이동통신 데이터를 실어나르는 도로와 같은 역할을 하는 무형의 국가 자원입니다. 아무리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더라도 땅이 없으면 도로를 내지 못하는 것처럼, 이통사는 정부로부터 주파수를 빌려야 사업을 할 수가 있습니다.
주파수는 이통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이기 때문에 이통사는 더 좋은 주파수를 더 많이 원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제공할 수 있는 주파수의 양은 한정이 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경쟁을 붙여 더 많은 돈을 낸 이통사에 임대하는 것이 주파수 경매입니다.
우리나라의 주파수 경매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2011년 이전까지 정부는 이동통신시장 경쟁 활성화와 신기술 상용화 추진 등 정책 수단으로 주파수를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주파수 경매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동통신 산업에 대한 정부 정책과 시장 변화의 흐름을 알 수 있습니다.
◇ 주파수 경매 이전엔 '대가할당' 일반적= 주파수 경매는 지난 2011년 방송통신위원회가 처음 시행했습니다. 이전까지는 심사를 통한 '대가 할당'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정부는 추진하는 정책 방향을 먼저 제시하고, 사업자의 신청을 받아 심사한 후 적정 가격을 책정해 주파수를 임대했습니다.
지난 1984년 당시 체신부는 공기업인 한국이동통신서비스를 통해 아날로그 이동통신 서비스를 추진하기 위해 800㎒ 주파수 대역을 할당한 것이 최초의 상용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이었습니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1995년 10월에는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상용화를 추진하기 위해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에 주파수를 할당했습니다. 또 정통부는 지난 2001년엔 3세대(G) 데이터 이동통신인 IMT-2000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1㎓ 대역을 동기식과 비동기식으로 나눠 분배하기도 했습니다.
◇2011년 국내 최초 주파수 경매= 하지만 정부 주도형 기술 상용화는 LTE 시대에 와서 사업자 주도로 변하게 됩니다. 과거 이통사가 정부 추진 방향을 보고 주파수를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통사는 무선 데이터 폭증으로 주파수가 모자란다며 먼저 주파수를 요구하게 된 것입니다. 당연히 주파수 확보 경쟁도 커졌죠.
이에 따라 지난 2010년 6월 구 방송통신위원회는 전파법을 개정해 주파수 경매제를 도입하고, 이듬해인 2011년 8월 처음으로 시행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차세대 LTE 표준 주파수로 각광 받던 1.8㎓ 대역 20㎒ 폭에 대해 낙찰할 때까지 입찰을 반복하는 '동시 오름 입찰'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이 주파수 경매에서 SK텔레콤과 KT는 4455억원에서 시작해 83라운드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SK텔레콤이 9950억원에 낙찰받았습니다. 당시 이석채 전 KT 회장은 경매가 1조원 돌파를 앞두고 돌연 입찰을 포기했는데, KT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이 밖에도 2.1㎓ 대역 20㎒ 폭에 대해선 경매 형식을 취했지만, KT와 SK텔레콤의 입찰을 제한해 LG유플러스가 4455억원에 주파수를 할당받았습니다. 또 다른 경매 대상 주파수인 800㎒ 10㎒ 폭은 1.8㎓ 경매 포기 후, 단독 입찰한 KT가 2610억원에 가져갔습니다. 당시 경매는 보호 장치 없이 사업자 간 지나친 경쟁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 2013년, KT 인접 대역 놓고 논쟁 치열= 지난 2012년 LTE 상용화 이후 데이터 폭증에 따라 주파수 부족현상이 심화하자, 이통사의 주파수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졌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2013년 8월 시행한 두 번째 주파수 경매에서는 KT의 옆에 붙은 1.8㎓ 15㎒폭(D블록)의 경매 방식이 최대 쟁점이었습니다. KT는 이 대역을 가져갈 경우 원래 할당받아 쓰던 주파수를 2배 넓은 광대역 LTE로 활용, 별도 투자비용을 들이지 않고 속도와 용량을 2배 높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반면 경쟁사는 이 블록을 가져가도 쓸 곳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D블록을 경매에 내놓아야 한다고 KT 노조가 나서서 주장하자, 경쟁사 노조가 반발하는 등 노조끼리도 치열한 논쟁을 벌일 정도였습니다.
이에 정부는 매우 복잡한 경매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경매 계획(밴드플랜)에 아예 D블록을 포함하지 않은 '밴드플랜1'과 이를 포함한 '밴드플랜2'로 나누고, 모든 주파수 대역을 A1, A2(2.6㎓ 40㎒ 폭), B1, B2(2.6㎒ 40㎒ 폭), C1, C2(1.8㎒ 35㎒ 폭), D(1.8㎓ KT 인접대역 15㎒ 폭)으로 쪼갭니다. A1과 A2 주파수는 2.6㎓ 40㎒ 폭으로 완전히 같지만, 이통사가 D블록을 떨어뜨리고 싶다면 A1블록에 입찰하고, D블록을 포함하고 싶다면 A2 블록에 입찰해 경쟁을 벌이는 방식입니다. A1 블록의 입찰가격, 즉 시작가와 낙찰가 차이가 A2블록 또는 D블록보다 높게, 모든 입찰가격 중 가장 높게 형성된다면 D블록은 자동탈락되는 것입니다.
당시 주파수 경매에선 KT가 1.8㎓ 인접 대역을 차지하기 위해 최저 입찰가(시작가)가 2888억원이던 D블록 낙찰가를 9001억원까지 높인 끝에 이 대역을 얻었습니다. 나머지 대역의 경우 시작가 4788억원에 나온 1.8㎓ 대역 C블록을 놓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경합을 벌인 끝에 SK텔레콤이 1조500억원에 주파수를 차지합니다. LG유플러스는 남은 대역인 2.6㎓를 시작가인 4788억원에 가져갔습니다.
◇ 2016년 주파수경매, 불꽃경쟁 예고= 이통 3사는 내년 주파수 경매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일 태세입니다. 미래부는 내년 4월 700㎒ 40㎒ 폭, 1.8㎓ 20㎒ 폭, 2.1㎓ 20㎒ 폭, 2.6㎓ 20㎒ 폭, 40㎒ 폭 등 총 5개 블록, 140㎒ 폭에 대한 경매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내년 경매에선 2.1㎓ 20㎒ 폭을 가져가는 사업자가 추가 투자 없이 통신속도와 용량을 2배 높일 수 있어, 치열한 접전이 예상됩니다.
박지성기자 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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