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 대한 인식 부족 여전 기존 로봇활용 사업 정체
새로운 활용모델 찾아내는 정책 변화 아쉬워
국가 경쟁력 고도화 위해 관련 산업 인식 가져야
새로운 활용모델 찾아내는 정책 변화 아쉬워
국가 경쟁력 고도화 위해 관련 산업 인식 가져야
![[시론] 로봇산업, `제조업3.0`의 핵심이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512/2015122902102351607001[1].jpg "[시론] 로봇산업, `제조업3.0`의 핵심이다")
올해는 로봇산업에서 특별한 한 해에 해당한다. 전 세계적으로 로봇을 향해서 달려오는 로봇 러쉬(Robot Rush)현상이 본격화 되는 해이다. 184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의 골드 러쉬 (Gold Rush)처럼 로봇에서 새로운 기회를 먼저 발견하려는 노력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로봇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함께 로봇사업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수없이 증가하고 있으며 일본과 유럽의 로봇 대기업도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보다 몇 년 뒤에 있다고 생각했던 중국의 로봇산업이 이제는 우리보다 앞선 기술력의 로봇들을 들고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다르파 세계 재난로봇 경진대회(DARPA Robotics Challenge)에서 KAIST팀이 우승했다는 것에서 작은 위안을 가진다.
일본은 큰 로봇 러쉬를 1980년대에 경험했다. 현대의 로봇 개념들의 대부분이 이때 만들어졌다. 로봇 고객 기업의 로봇 도입을 쉽도록 도와주는 일본 정부의 올바른 지원 때문에 확대된 시장을 위해 2천 개 이상의 로봇 기업들이 활동했다. 특히 일본의 자동차와 전자산업은 로봇을 활용함으로써 세계최고품질을 만들어냈다. 일본은 이때 로봇 러쉬를 통해서 로봇 최강국 중에 하나로 성장했으며 아직도 그 지위를 유지하며 현재 중국에서의 로봇시장 확산의 혜택을 즐기고 있다. 일본은 1달러가 70엔이 되는 엔고에서도 로봇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8년 로봇산업특별법 제정과 함께 작은 로봇 러쉬를 경험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잠시 받았지만,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치고 말았다. 세계에 진출할 만한 실력도 없었지만, 로봇에 대한 올바른 인식의 부족이 가장 큰 이유다. 우리나라는 일본과는 달리 연구소와 로봇 기업의 로봇개발을 직접 지원했다. 최근 로봇도입을 지원하는 정책이 추가되어 있어서 다행이지만 로봇을 통한 국가 경쟁력 확보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다면 우리나라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전 세계적인 로봇 러쉬 시대에 자꾸만 작아지는 우리나라 로봇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방법은 이제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지푸라기 같은 희망이라도 잡고 싶다. 로봇밀도(산업인구 만 명당 로봇사용대수)에서 세계 1위를 하는 한국은 여전히 로봇을 가장 잘 활용하는 국가임은 분명하다. 이는 로봇 활용산업(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 등)이 강한 덕분이다. 그러나 기존의 로봇 활용산업은 정체되고 있으며 또 공장을 해외로 옮기고 있는 현실이 로봇산업의 장래를 어둡게 한다. 그래서 의료, 문화, 교육, 농축수산업, 물류산업, 교통, 국방 등 수많은 새로운 로봇 활용산업들 중에서 우리나라에 적합한 새로운 로봇 활용산업들을 빨리 찾아내고 로봇 도입과 관련된 고민을 먼저 해결해 주는 정책으로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이들 산업에서 현재의 작업방식에서 로봇을 포함하는 새로운 작업방식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로봇 개발 지원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로봇은 로봇 활용산업 경쟁력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이고 이를 통해서 미래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열쇠를 쥐고 있다. 제조업 3.0의 핵심 내용도 바로 이것이어야 하는데 로봇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그리고 미래의 로봇 인재들에게서 작은 희망을 발견한다. 새로운 세대를 만들어가는 학생들이 로봇에 대한 꿈과 열정을 가지고 다가오는 배움의 로봇 러쉬는 어떤 나라보다 강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올바른 로봇학을 배울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마련해 주고 이들이 로봇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하게 된다면 조금 먼 미래일지라도 희망은 있다. 로봇학은 (1)모션을 위한 로봇 기술과 로봇과 작업을 연결하는 로봇시스템기술을 포함하는 로봇공학, (2)인간과 로봇의 역할분담과 공존관계를 정의하기 위한 로봇인문학, 그리고 (3)로봇이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법과 제도를 포함하는 로봇사회학으로 구성된다. 로봇학에서 말해주는 핵심 성공 요인은 로봇을 로봇답게, 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의미 있는 공존관계의 구현이다. 인간이 받아들일 수 있는 로봇의 역할과 인간이 로봇에게 해주어야 하는 새롭게 추가되는 인간 역할을 모두 인간이 수용해야지만 로봇은 존재의 의미를 가진다. 우리의 새로운 세대가 로봇보다는 인간이 더 중심이고, 로봇산업보다는 로봇 활용산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빨리 갖게 될 때 로봇은 국가 경쟁력 고도화에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위기를 가져올 것이다.
김진오 광운대 로봇학부 교수·방위사업학과 학과장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