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공천 심사, `헌법적 가치` 검증하라](http://contents.dt.co.kr/images/201603/2016030902102351607002[1].jpg "[시론] 공천 심사, `헌법적 가치` 검증하라")
20대 국회에 진입할 국회의원 후보자를 공천하기 위해 각 당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행동들도 공천과정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다.
물론, 각 당의 이념과 철학을 실천할 수 있는 후보자를 공천하는 것이 최선이기는 하겠지만, 이들이 국민의 대의기관이 될 인사라는 점을 감안해 보면 그 밖에도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한 의정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을 공천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각 당은 국민을 위한 후보자인지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 각기 다른 판단기준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느 당이든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될 인사를 공천한다는 점이고, 이들은 국민이 제정한 헌법적 가치를 제대로 알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인사들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체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 법치주의를 택하고 있다. 또한 헌법 전반에 걸쳐 국가의 안전보장 수호 의무를 각 헌법기관들의 특별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반자유민주적인 인사, 반시장경제적인 인사, 반법치주의적인 인사, 반안보적인 인사를 공천하는 당은 국민의 대의를 저버리는 반 헌법적 정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한민국은 국난극복이라는 대명제 속에서 반자유민주적이고 반시장경제적인 입법들이 홍수를 이뤄왔다. 그리고 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반법치주의적이고 반 안보적인 요소들이 정당화되어 왔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매우 다행스러웠던 것은 이러한 모순적 본질과 현상이 고도성장이라는 대한민국만의 독특한 현상 속에서 스스로 치유되어 왔다는 점이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이러한 대한민국이 저성장이라는 구조적 늪에 빠지면서 과거와 같은 자가치유능력이 점차 감소하는 불안한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 6일 전경련 발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산업, 수출, 소비, 거시경제 등 주요 경제분야의 지표들을 볼 때 현재 대한민국 경제는 자가치유가 어려운 구조적 장기침체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이로 인해 경제기반이 점진적으로 무너진 상태라고 한다.
2010년 1.4분기 20.4%까지 올랐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2015년 3.4분기 현재 0% 이하로 감소하였으며, 제조업 평균가동률 또한 2015년 74.2%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74.4%)보다도 낮은 상황이라고 한다. 상장기업의 매출액 역시 2010년 19.0% 증가하였으나 2014년 이후에는 마이너스 증가율 상태라고 한다.
어찌 보면, 지난 4년간 의정활동을 편 제19대 국회가 현재 상태를 초래한 주범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최근 정부가 저성장구조의 늪을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최소한의 경제활성화 입법 마져 인기영합주의적 언행을 동원해 무력화시키는 반시장경제적 정치활동들을 감행해 왔다. 북핵사태로 국제사회 모두가 북한제재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테러방지법을 필리버스터라는 편법을 동원해 저지하는 반 안보적인 행태들도 보여 왔다.
우리 대한민국은 현재 청년실업률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열악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북한 김정은의 핵 놀음으로 그 어느 때보다 안보위기감을 고조시키는가 하면, 불명확한 범죄행위를 설정해 놓고 국가기관의 자의적인 해석에 따라 국민을 처벌할 수 있는 법제도들이 증가하고 있다.
아무리 봐도 다가올 20대 국회마저 19대 국회의 행태를 답습하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어 보인다.
부디, 이번 20대 국회 공천과정을 통해 각 당은 어떤 인사가 반민주적·반시장적·반안보적·반법치적 인사인지를 철저히 검증하고, 그 결과 역시 국민들에게 공개하여 신뢰받는 정당들로 거듭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기업법률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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