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외국 앱 음란물 규제 필요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603/20160318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외국 앱 음란물 규제 필요하다")
사이버음란물의 유통방식이 진화하고 있다. 오늘날 SNS 사회의 필수기기인 스마트폰을 통해 사이버음란물이 무차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종래 사이버음란물은 컴퓨터 앞에 앉아 파일공유사이트를 통해 다운로드해 이용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의 앱을 이용해 매우 쉽고 빠르게 음란물을 이용한다. 그런데 사이버음란물 유통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주요 앱들은 외국회사의 앱인 경우가 많아 단속이 어렵다.
국내의 대표적 앱인 카카오톡도 사이버음란물 유통의 수단으로 종종 이용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인데, 많은 사람들이 카카오톡을 불법파일 공유공간으로 이용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첫째, 카카오톡의 이용방식이 매우 간편하고, 둘째, 인터넷블로그는 일반에 공개되어 있어 정부 단속에 노출될 수밖에 없지만, 카톡의 채팅서비스는 공개되지 않아 적발될 가능성이 희박하며, 셋째, 요즘에는 기가급 초고속이동통신 스마트폰이 많이 보급되어 굳이 불법음란물을 내려받아 저장해 이용할 필요가 없고 사이버음란물이 위치하는 서버의 인터넷주소만을 링크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간편한 방식을 이용하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실제로 카톡에 은밀한 대화방을 하나 만들고 회사나 공공장소에서 이 대화방을 열어보지만 않는다면 수사기관에 적발될 일은 거의 없다. 이러한 음란물의 이용자들은 친구끼리 공유하거나 회사의 남자직원끼리만 공유하는 등 폐쇄적 형태로 주로 이용되기 때문에 그 존재 자체가 외부에 알려지기는 어려운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얼마전 폐쇄형 SNS인 '카카오그룹'을 통해서 다량의 아동음란물 공유가 이뤄진 사례가 적발됐는데 이 사건으로 카카오사의 대표가 경찰조사를 받고 기소까지 된 일이 있다. 관련 법률은 아동음란물의 유통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그 이행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 6650건이었던 불법정보 차단건수는 지난해 1만9915건으로 3배 이상 급증했고, 특히 해외 SNS인 트위터를 대상으로 한 유해정보 차단건수는 2013년 3997건에서 지난해 1만3248건으로 4배나 증가했으며, 올해는 야후가 2013년 11억 달러에 인수한 마이크로블로그 텀블러가 트위터를 제치고 불법음란물의 온상지 1위에 올랐는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진행 중인 텀블러에 관한 최근 심의건수 3851건 중 3807건이 음란물에 관한 것이었다.
유명 스마트폰앱인 텀블러에 특히 음란물이 많이 유통되는 이유로 이 회사의 업로드 정책과 리블로그 기능을 들 수 있다. 텀블러는 2007년 설립 당시부터 너무 잔혹하거나 사회적 규범에 위배되지만 않는다면 어떤 게시물도 허용한다는 원칙을 약관에 명시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의 공유하기와 유사한 개념인 리블로그를 통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의 게시물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사이버음란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또 다른 유명 앱인 인스타그램도 텀블러와 비슷한 상황이다.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이 2012년 10억 달러에 인수한 업체로, 가입자수가 급속히 증가하여 최근 4억 명을 넘어섰다. 인스타그램 앱을 열면 팔로우 관계를 맺은 사람의 게시물이 노출되므로 누군가 사이버음란물을 올리면 이용자들은 곧바로 해당 정보를 접하게 된다.
인스타그램과 텀블러는 사진·동영상 기반의 SNS앱이라 해시태그를 통해 음란물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이들 앱에서는 관련단어 검색을 하면 노골적으로 성기를 드러낸 사진을 접할 수 있고 이를 억제하기 위해 사업자가 노출사진을 검색결과에서 제외하도록 알고리즘을 강화하기도 했지만 광고주는 이를 우회해 피해가거나 또는 이미지 없이 신음소리만을 유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다양한 앱을 이용한 이른바 셀프음란물과 가상음란물의 제작이 쉬워져 이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의 사이버음란물 유포행위가 증가하고 있어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앱을 통한 사이버음란물의 유통이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히 규제돼야 하지만, 현재 대다수가 이용하는 외국 스마트폰 앱들은 국내의 경찰력 및 행정력이 쉽게 미치지 않아 그 규제가 쉽지 않다. 따라서 관련 사업자들의 자율규제를 적극 유도하는 한편, 외국의 앱에 대하여도 동일한 규제가 가능하도록 다각도의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이버범죄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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