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공급량 조정 선순환
BDI, 40% 뛴 409포인트
BDI, 40% 뛴 409포인트
해운업황의 척도인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역대 최저 수준을 딛고 두 달여 동안 40% 가까이 반등했다.
최근 5년 새 고전을 면치 못한 해운경기 회복론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가운데 업계는 최악을 지나갔다는 반응이다.
4일 한국선주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BDI는 409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초에 기록한 역대 최저 수준인 290포인트에서 40% 반등했다.
BDI는 석탄, 철광석 등 제품 생산의 기본이 되는 원자재나 식품 원료인 곡물 등을 실어나르는 화물선(벌크선) 운임을 의미한다.
산업 기본재의 무역량이 많아지면 운임이 올라가고, 반대의 경우 내려가므로 세계 경제와 해운업황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최근 수치는 해운 경기가 활황이던 2007년 평균 7070포인트와 비교해 약 17분의 1에 불과하지만 사실상 바닥을 찍고 올라섰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바닥은 확인한 상황으로 본다"며 "최근 몇 년 사이 비정상적으로 수치가 떨어졌던 상황에서 소폭 반등하고 있는 것이라 변화를 체감하려면 오름세가 유지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폐선량(선박 해체) 추이는 해운경기 회복론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해운 전문지 IHS 페어플레이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2월 폐선한 벌크선이 총 107척(775만DWT 규모)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가량 증가했다. 이는 최근 몇 년 간 해운 시장에 과잉공급했던 배가 줄어드는 것으로 지나치게 낮았던 화물선 운임이 회복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BDI가 지나치게 떨어진 상황에서는 배를 운용하는 것이 경제성이 떨어지므로 배를 없애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해운 시장에 선박 공급량이 줄어들면 해운 시황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업계는 최악을 지나갔다는 안도 속에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BDI 수치가 1000포인트 수준까지 회복하면 업황이 개선된 것을 가시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정도까지 오르려면 업계의 큰손인 중국 경기가 풀려야 하는데, 중국에서 나오는 물동량이 바닥에서 20~30% 개선된 수준에 불과해 회복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용기기자 bravelee4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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