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생체막 올가미 기술 개발
암세포 물질 수송 멈추게 해
암세포 물질 수송 멈추게 해
IBS 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 허원도 그룹리더(KAIST 교수)팀은 세포 내 물질 수송을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술인 '생체막 올가미'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세포 내 소기관은 세포 내에서 움직이며 물질 수송에 관여하는 작은 막 구조의 기관으로, 엔도좀과 리소좀, 엑소좀 등이 있다. 이들은 세포 성장과 이동, 분화, 사멸부터 신경전달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현상에 관여한다.
그런데 세포 내 물질 수송은 매우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복잡하게 얽힌 세포 소기관에서 이뤄져 제어가 힘들었다. 연구팀은 청색 빛에 반응하는 식물의 청색광 수용 단백질과, 세포 소기관들의 생체막에 존재하며 여러 기능을 조절하는 랩 단백질을 결합한 '융합 단백질'을 개발했다.
이 융합 단백질을 실험동물의 암세포와 신경세포에 발현시켜 청색 빛을 비추자 많은 막 구조 세포 소기관들이 서로 응집해 이동이 일시 정지됐다. 세포 소기관의 이동이 정지되면 세포 내 물질 수송과 세포막에서의 신호전달 과정, 세포 외부의 물질 분비 등의 기능이 멈추게 된다.
연구팀은 빛의 노출시간과 위치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특정 시간에 특정 위치에서 세포 소기관들의 이동을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이 기술을 신경세포에 적용해 엔도좀의 이동을 일시 정지시켜 뇌 신경세포인 '성장 원추'의 성장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청색 빛을 비춰 일시적으로 성장이 멈췄던 신경세포가 다시 빛을 끄자 빠르게 자라는 것도 알아냈다.
허원도 그룹리더는 "살아 있는 세포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포 소기관들의 이동을 약물이나 전기자극이 아닌 빛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적외선이나 소형 광원을 이용한 생체막 관련 질환 치료법이나 신경세포 재생연구뿐 아니라, 기억과 학습 관련 연구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에 실렸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