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UHD, `제2의 CDMA 신화` 만들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605/2016050202102251747001[1].jpg "[포럼] UHD, `제2의 CDMA 신화` 만들자")
매년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최신 방송기술과 서비스, 방송장비의 트렌드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세계 최대 방송장비 국제 전시회, NAB(미국 방송협회) 전시회가 열린다. 올해도 지난 4월 18일부터 21일까지 190여개국에서 1900여개 업체가 참가하고, 관람객이 10만명을 훌쩍 넘길 만큼 성황리에 개최됐다.
사실, 그동안 우리 방송산업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휴대폰이나 가전기기와는 달리 세계 시장의 변방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이번 NAB 전시회를 통해 단 번에 세계 방송시장의 주목을 받는 나라로 부상할 수 있었다. 바로 2017년까지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방송을 도입하기로 한 결정 때문이었다. 실제로, 고든 스미스 NAB 회장은 전시회 개회사를 통해 한국의 UHD 방송 도입을 직접 언급하고, 한국의 리더십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또한, 이번 전시회에 개설된 한국 UHD 테마관에서는 국내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HD 방송에 비해 4배 더 선명한 화질로 제작된 태양의 후예 등 인기 드라마를 인터넷과 연동해 시청자가 언제나 다시 볼 수 있는 부가서비스가 시연되기도 했다. 한류의 첨병, 드라마 콘텐츠와 새로운 방송기술의 결합을 확인하기 위한 전시회 참석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세계 방송시장의 우리 방송 산업에 대한 기대와 우호적 분위기는 전시회 기간 동안 국내 방송 산업 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될 만한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2017년 2월 지상파 UHD 본방송 개국에 맞춰 NAB와 공동으로 '글로벌 UHD 콘퍼런스'의 한국 개최를 이끌어 내는 한편, 미국 주요 방송사 및 표준화 기구와도 협력 MOU를 체결해 방송장비 및 국제 표준을 국내 기업이 주도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특히,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는 국제 표준이 국내 기업과 연구소의 선도적, 주도적 참여하에 모습을 갖춰 가고 있어 향후 우리나라의 글로벌 방송시장 선도국가 지위 확보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전망이다.
올해 NAB 전시회의 가장 큰 트렌드는 영상·음향 중심의 전통적인 방송 산업 패러다임이 커다란 변화의 흐름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었다. 노키아나 시스코와 같은 전통의 글로벌 기업은 물론, 강소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높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인터넷망과 연계한 방송서비스 장비를 선보이면서, 방송 산업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UHD 방송은 초고화질 방송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플랫폼의 역할을 하도록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방송 시장의 변화는 세계 최고의 네트워크 환경을 갖춘 우리나라에게는 제2의 CDMA 신화를 이룰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도 우리 방송 산업이 세계시장의 변방에서 글로벌 방송 선도국가로 도약할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UHD 서비스, 콘텐츠, SW기반 방송장비로 이어지는 글로벌 방송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새로운 방송장비 분야는 SW에 강점을 가진 국내 스타트업들이 새롭게 진입할 수 있는 블루오션 시장인 만큼 이를 위한 지원정책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기존의 방송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도 UHD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그동안 우리 방송 산업은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를 계기로 흑백에서 컬러TV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송으로 변화를 꾀해왔다. 2018년 2월에 개최될 평창 동계올림픽도 우리 방송 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세계 최초 UHD 지상파 상용 서비스를 통해 전달할 올림픽의 감동이 우리 방송 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전 세계인 감동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UHD 방송은 우리 방송 산업, 더 나아가 글로벌 방송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뒤처진 기업은 도태될 것이고, 변화의 흐름을 읽고 발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아 시장의 강자로 남을 것이다. 우리 기업들이 UHD 방송이 주도할 글로벌 방송시장의 당당한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최 재 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