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가격변동폭 책정 싸고
건자회 "절반만 반영" 급제동
3분기 가격협상 줄다리기 예고
건자회 "절반만 반영" 급제동
3분기 가격협상 줄다리기 예고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철강업계와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가 2년 만에 철근값 인상을 합의한 가운데 내달 열리는 3분기 가격 협상에서 철스크랩(고철)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건자회는 철근의 주요 원료인 철스크랩이 전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5%인 점을 앞세워 원재료 가격 변동폭을 절반만 반영하자는 입장이다. 반대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철강사들은 기존대로 100% 반영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철근 가격 책정방식을 둘러싸고 양측 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건자회와 주요 철강사는 내달 회의를 열고 3분기 철근 기준가격을 논의한다. 앞서 양측은 지난달 말 2분기 철근 기준가격을 톤당 58만5000원으로, 1분기에 비해 6만원(11%)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철근 기준가격을 인상한 것은 양측이 협상 테이블을 마련한 2014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3분기 협상 테이블에서는 철스크랩이 주요 쟁점이다. 철스크랩 가격 변동폭을 100% 반영해 철근 기준가격을 책정하던 기존 방식에 건자회가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건자회 관계자는 "철근 원가에서 철스크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정도이고 나머지 원가 구성요소는 변동 폭이 크지 않아 가격 산정 방식을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철스크랩 가격이 10% 인상돼 철근 가격을 올려야 할 경우 철근 기준가격을 50만원에서 55만원으로 조정하던 게 기존방식이었다. 하지만 건자회의 요구대로 하면 인상비율의 절반만 반영해 52만5000원이 되는 식이다.
철강업계는 건자회의 이 같은 주장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철스크랩이 약세를 보이던 시기엔 침묵하다가 원재료 값이 인상되자 협상을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해 억지 논리를 펼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스크랩 가격이 내려갈 때는 아무 말 없다가 오르는 시기에 변동 폭의 절반만 반영하자는 것은 원재료비 인상분을 부담하지 않으려는 꼼수"라며 "3분기 철근 가격은 원료 가격의 추이와 수요, 재고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책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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