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오픈소스 등 활용
DIY서 진화 '메이커 운동'
체험교육·오픈마켓 등 진행
DIY서 진화 '메이커 운동'
체험교육·오픈마켓 등 진행
'메이커 페스티벌' 가보니
지난 17일 서울 을지로7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남녀 중·고등학생 10여 명이 모여 앉아 노트북PC, 적외선 센서 등 각종 부품이 들어있는 작은 상자를 앞에 두고 작업에 한창이었다. '아두이노 키트 세트'라고 불리는 이 상자에는 뚜껑이 열리는 '자동센서 컵'을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학생들은 상자에서 파란색 케이블을 꺼내 '아두이노 보드'에 꽂은 뒤 노트북PC과 케이블을 연결했다. 노트북PC에 프로그램을 입력하기 전 아두이노 보드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기초작업을 하는 것이다. 아두이노 보드에 불이 들어오자 이번에는 상자에서 주황색, 노란색, 빨간색 줄이 각각 달린 '서브 모터'를 꺼내 양극과 음극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의 선을 아두이노 보드에 연결했다.
"브래드보드는 여러 콘센트를 한 데 꽂는 멀티탭 같은 역할을 합니다. 전선 두 가닥을 빼내서 흰색 브래드보드 양극과 음극에 각각 꽂으세요." 강사의 지시에 전선을 든 참가 학생들의 손길이 분주해졌다. 전류가 제대로 흘러야 센서가 작동해 컵 뚜껑을 여닫을 수 있기 때문에 각 선을 정확하게 꽂는 게 중요했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보드를 주시하는 이들의 눈빛에서 장인 정신이 느껴졌다.다른 한켠에는 7명 남짓 되는 참가자들이 한 손에는 드라이버, 다른 한 손에는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의 전선들을 다루며 씨름하고 있었다. 까만 테두리에 노란색 바퀴가 양옆에 달린 직사각형 모양의 주황색 보드 위로 짙은 파란색 아두이노 보드와 부품이 부착돼 있다. 이 주황색 보드는 3D프린터로 만든 것으로, 제법 두께가 있고 단단했다. 전선들과 센서가 연결되자 보드 위에 부착된 부품에 전원에 들어왔다. 아직 미완성 단계이지만 전원에 불이 들어오는 것만 보고도 참가자들은 성취감에 박수를 쳤다.
이들은 드라이버로 보드를 조이며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장난감 자동차를 만들고 있었다. 무선통신을 통해 멀리서도 움직일 수 있도록 자동차를 조립하는 것이다. 원격 조종 토이 체험에 참가한 권수진 씨는 "장난감 자동차 완제품만 봐서는 제품이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직접 제작에 참여하면서 제품 구조와 작동 원리를 배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활동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과 메이커스 네트워크 기관이 주관하는 '2016 메이커 페스티벌'에서 이뤄졌다.
'메이커'는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관심 있는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3D 프린팅이나 오픈소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공예, 목공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직접 만들기를 하는 사람을 말한다. '메이커 운동'은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스스로 소품을 만드는 DIY(Do It Yourself)에서 한 단계 벗어나 과학·IT 기술을 결합해 생활 편의를 더하고, 사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도록 창작 활동이 진화한 것이다. 폐자원을 활용해 예술작품까지 선보임으로써 환경 문제 해소도 가능해졌다. 여기에 과거 대량생산 중심의 제조업을 넘어서 최소주문생산량(MOQ)을 넘기면 바로 맞춤형 제품 생산도 가능해 다품종 소량 생산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메이커 페스티벌에서는 업사이클링, 공예, 테크, 디자인 등 이색적인 메이커 작품에 대한 체험형 전시와 메이커 활동 입문을 돕는 만들기 체험교육, 시제품과 창작 공예품이 판매되는 오픈마켓, 메이커 글로벌 콘퍼런스, 자작악기 경연대회 등이 진행됐다.
메이커 글로벌 콘퍼런스 기조연설자로 나선 고바야시 시게루 이아마스(IAMAS:정보과학예술대학원 교수는 "메이커 운동은 실질적 경험을 통한 교육이 이뤄졌을 때 새로운 서비스와 추진동력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며 "지역사회가 도움을 주고 많은 사람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함께 하면 지속가능한 창의적 활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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