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등 생산기지 선택
수출비중 6.4% 미국의 절반
한·베트남 FTA로 가속화
소비 잠재력도 '무궁무진'
수출비중 6.4% 미국의 절반
한·베트남 FTA로 가속화
소비 잠재력도 '무궁무진'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이 베트남을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 전진기지로 삼으면서 현지 수출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중국, 미국과 함께 우리나라의 3대 수출 무역국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2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 3대 수출국(홍콩은 중국에 포함)으로 올라선 베트남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비중(7월까지 누적 기준)이 6.4%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14.0%)이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절반 정도다.
우리나라의 올해 7월까지 대 베트남 수출 규모는 180억215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1%나 증가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전년보다 10.1%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두드러진 성과다.
베트남으로의 수출 규모는 2009년 당시만 해도 2.0%(71억4948만달러)에 불과했지만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 중 하나인 일본을 5위로 밀어내고 4위까지 올랐다. 3위인 홍콩이 중국 무역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베트남은 우리나라의 3대 수출 무역국으로 올라선 셈이다.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효성 등 국내 주요 제조업체가 베트남을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 전진기지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은 베트남 남부 도시 호찌민에 총 20억달러를 투자해 '소비자가전 복합단지'를 조성 중이다. LG전자는 하이퐁에 총 15억달러를 투자해 TV, 휴대전화 외에도 세탁기, 청소기, 에어컨,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 전 제품을 생산하는 통합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효성 역시 2007년 베트남에 생산법인을 만든 뒤 스판덱스·타이어코드는 물론 나일론까지 생산 공장을 늘리고 있다. 이밖에 포스코와 GS, 태광실업 등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3300여개에 이른다.
그 결과 베트남에 수출하는 품목 중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주요 수출 품목을 살펴보면 올해 무선통신기기(이하 MTI 3단위 기준) 수출이 29억1318만달러로 가장 규모가 컸고, 반도체(26억5609만달러),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11억8256만달러), 기구부품(9억7818만달러)이 뒤를 이었다. 반도체와 평판디스플레이, 기구부품 등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89.6%, 50.3%, 42.7% 증가했다.
여기에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해 12월부터 발효함에 따라 양국 교역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지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베트남은 우리 업계에 저렴한 인건비의 생산기지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했지만, 아직 우리 제품을 판매하기에는 1인당 소득이 2000달러로 매우 낮은 국가"라면서도 "하지만 착실한 경제 성장으로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소비시장에 대한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베트남의 GDP(국민총생산) 성장률은 2002년 5.3%, 2013년 5.4%, 2014년 6%, 2015년 6.7%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베트남의 소비재 수입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6.0%의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다만 투자 규모와 비교해 우리나라 진출기업의 경영성과가 저조한 점 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KOTRA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베트남에 직접 투자한 규모는 2015년 150억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은 각각 2.3%, 0.6%로 전 세계 우리 진출기업 평균인 3.2%, 1.7%보다 크게 낮다.
최윤정 KOTRA 글로벌전략지원단 전문위원은 "총량 기준 접근에서 벗어나 부가가치 창출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현지 투자는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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