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진 이화여대 교수팀 개발
DNA '회전환증폭' 기술 활용
감염병 외 돌연변이 암 진단도
DNA '회전환증폭' 기술 활용
감염병 외 돌연변이 암 진단도
이혁진 교수팀 제공
■ 중소기업에 날개가 될 사업화 유망 히든테크 2016
(1) 감염병 체외진단용 바이오센서 '디텍트'
혁신적인 기술은 한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뿐 아니라 세계 산업 구도 전체를 바꾸기도 한다. 정부의 연구개발(R&D) 성과가 연구실을 벗어나 시장에서 빛을 볼 수 있도록 기술과 시장을 연결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아직 사업화되지 못했지만 뛰어난 잠재력을 지닌 유망기술을 미래창조과학부·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과 함께 선정해 소개한다.
지난해 전국을 감염병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 바이러스를 시작으로 올해 지카 바이러스까지 신종 감염병의 위협이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가 대책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진단기술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감염병 대응은 무엇보다 발 빠른 진단과 초기 대처가 기본이기 때문이다.
여러 진단기술 중에서도 '분자진단' 시장은 최근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분자진단은 환자의 타액이나 혈액, 소변 등에서 병원체의 DNA나 RNA를 검출하고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이다. 민감도와 선택성이 높아 국내에서도 메르스와 지카 바이러스 등의 확진 여부를 분자진단을 통해 내리고 있다.
기존 분자진단 시스템은 대부분 DNA 서열을 수십만 배로 증폭하는 '종합효소 연쇄반응(PCR)'을 기반으로 한다. 이 방법은 정확도는 높지만, 고가 장비가 필요하고 분석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이혁진 이화여대 교수(약학대학)팀이 개발한 체외진단용 바이오센서 '디텍터'는 PCR 대신 DNA 가닥을 회전시켜 한 번에 대량 복제하는 '회전환증폭' 기술을 활용해 고가 장비 없이도 진단결과를 신속하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추가 장비나 에너지원 없이도 현장에서 진단이 가능해 환경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이나 오지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
감염성 질병 진단 외에도 돌연변이 유전자로 인한 암을 진단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
현재 연구팀은 시제품을 개발 중이며,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의 연구성과사업화지원사업을 통해 기업으로 기술을 이전하기 위한 기술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간편한 병원균 추출 기술과 휴대용 검출기기 개발 등 상용화에 필요한 추가 기술 개발도 함께 진행한다.
이혁진 교수는 "이 기술은 조류독감이나 구제역 같은 동물 감염성 질병 진단에도 활용할 수 있어 초기 대응으로 대량 살처분을 줄이고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외에도 마약 및 도핑 테스트, 중금속, 항생제, 환경호르몬, 독성 등의 검출 및 분석 시스템에도 활용할 수 있어 시장성이 밝다"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