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현대로템과 세계 첫 개발
부산지하철 1호선서 시험 가동중
에릭슨과 세계시장 진출 계획도
부산지하철 1호선서 시험 가동중
에릭슨과 세계시장 진출 계획도
전통의 교통수단 철도가 다시 각광받게 된 시기는 꽤 됐다. 육상 운송수단으로서 안전하고 빠르며 친환경적이라는 점이 철도의 매력이다. 최근에는 ICT가 접목돼 안전이 한층 강화됐고 복잡한 시스템을 한결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철도가 재부상하고 있는 배경이다. 항공기보다 빠른 튜브형 총알 철도 건설계획까지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그런데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철도 인프라 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0~1.5%에 그친다. 중국의 CRRC라는 국영 철도기업 하나가 세계 철도시스템 및 차량 시장에서 40% 가량의 점유율을 갖는 것과는 비교 자체가 안 된다. 세계 철도차량 시장은 CRRC를 비롯 유럽의 알스톰, 지멘스 등 10개사가 세계 시장의 75% 정도를 과점하고 있다. 국내 시장이 상대적으로 작고 그동안 철도 교통 투자에 등한히 한 결과일 것이다.
그마나 위안은 1999년 철도차량 기업이 현대로템으로 일원화된 이후 몸집을 키우고 도시철도 전동차에 특화한 기술개발을 기울인 결과, 현대로템이 이 부분에서는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10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로템은 일부 하드웨어는 협력사에 맡기고 핵심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통합 등에 전념하며 국내 철도차량 생태계를 이끌고 있다. 로템은 특히 경쟁 우위에 있는 ICT 기반 열차 신호, 통신, 방송 분야에 차별화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그 주요 협력사 가운데 하나가 한터기술(대표 김동운)이다.
내년이면 설립 20주년을 맞는 한터기술은 열차제어(TCMS)와 열차무선, 신호, 방송시스템에서 로템과 협력해 최근 괄목할 제품을 내놨다. 그 중 하나가 열차무선 분야의 새로운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는 LTE망을 이용한 열차무선시스템 'LTE-R'이다. 한터기술은 세계 최초로 2015년 LTE망을 이용한 열차무선 시스템을 현대로템과 개발해 현재 부산지하철 1호선에서 시험 가동중이다. 이어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전철, 원주-강릉 고속철 등에도 탑재할 계획이다.
한터기술은 지난달 진행된 서울 서울지하철 5호선 신조 차량의 LTE-R기반 열차무선 차상장치 입찰에서 최종 공급자로 선정됐다. 한터기술이 수행하게 될 구체적인 사업은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구간(서울 상일동에서 하남 검단산을 잇는 7.8㎞의 노선)에 투입될 신조차량(4편성, 총 32량)에 LTE-R 기반 열차무선 차상장치를 공급하는 것이다. 한터기술은 LTE-R 기반 열차무선 차상장치, 차량조작반, 차량안테나, 휴대용단말기 등을 공급하게 된다. 한터기술은 이에 앞서 내년 2월 개통 예정인 부산지하철 1호선 무선설비 구매·설치 사업에 참여해 145대의 LTE-R기반 열차무선 차상장치를 공급했다.
한터기술의 기술력은 세계적 통신 기업 에릭슨도 인정하고 있다. 에릭슨은 국내 LG그룹과 합작한 에릭슨엘지를 통해 세계 열차무선의 새로운 시스템으로서 한터기술의 LTE-R을 공급키로 지난 5월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다음 달 20일부터 23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이노트랜스2016'(국제 철도차량 및 수송기술 박람회)에 참가해 에릭슨글로벌과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공동마케팅을 벌일 예정이다.이석태 한터기술 영업본부장(상무)은 "LTE-R은 기존 테트라(TRTRA)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해 앞으로 세계 열차무선시스템에서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시장 보다 100배 이상 거대한 세계 시장을 선점하는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열차 시스템은 한번 탑재하면 바꾸기 힘들어 시장 선점 효과가 큰 시장"이라며 "열차 신호, 통신, 방송 시스템에서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이 분야 강소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터기술은 올해 목표 매출 250억원의 철도 및 산업제어 분야 기술기업으로 국내 최초로 차상ATC(열차자동제어) 시스템 및 열차무선시스템 등을 개발해 로템과 함께 동남아, 인도, 브라질 등에 수출하고 있다.
이규화 선임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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