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봐 줄 새 주인에 보험금 주는 '신탁계약 상품'
신탁감독인 두고 사육상황 점검·감독
초고령화 사회 일본서 상품개발 확산
국내 반려동물 시장 2020년 6조 전망
고령화 대비 반려동물 신탁 활용 필요
신탁감독인 두고 사육상황 점검·감독
초고령화 사회 일본서 상품개발 확산
국내 반려동물 시장 2020년 6조 전망
고령화 대비 반려동물 신탁 활용 필요
금융상품의 진화는 끝이 없습니다. 금융회사들은 신시장을 발굴하기 위해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과 반경을 선제적으로 연구해 상품을 만들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생각지도 못한 금융이나 보험 상품이 나오기도 합니다. 최근 일본을 중심으로 출시되고 있는 반려동물의 노후를 미리 신탁하는 상품도 그중 하나입니다. 일본 특유의 고령화 사회와 정부의 반려동물 보호 정책 등이 결합돼 나온 특이상품으로 볼 수 있는데요. 국내에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펫신탁'의 세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펫신탁이란 현재 반려동물의 보호자인 주인이 사망, 병 등 이유로 반려동물을 돌보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본인 사망 후 반려동물을 돌봐 줄 새로운 주인에게 자금을 주기 위해 체결하는 신탁계약을 뜻합니다. 현재 펫신탁 분야는 일본이 가장 앞서 있습니다.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은 푸르덴셜생명보험과 공동으로 보험을 활용한 펫신탁 상품인 '안심지원신탁'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아스모'라는 소액단기보험사도 지난해 4월 반려동물주인을 대상으로 '펫지킴이'라는 보험상품을 출시했는데요. 주인이 사망하면 사망보험금(반려동물 사육보험료)을 최고 300만엔까지 지급하고 있습니다. 현재 계약자 대부분은 40~60대 여성으로 2016년 6월 현재 50여건 정도가 판매됐습니다.
또 반려동물보험을 취급하는 '니혼 페트 아너스 클럽'의 '펫안심케어'는 주인이 이 상품에 가입할 경우 회사가 주인을 대신해 관리회사(신탁회사)와 신탁계약을 체결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펫신탁 상품의 구조는 꽤 꼼꼼한 편입니다. 현재 반려동물의 주인은 본인 사망 후 맡게 될 새로운 주인을 수익자로 하는 유언서를 작성하고 반려동물 사육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유산을 일반재산과 분리)합니다. 이후 관리회사는 새로운 주인이 제대로 동물을 키우는지 신탁감독인을 두고 관리하는데, 새 주인이 반려동물을 사육하지 않는 경우에 대비하여 변호사나 행정사 등의 감독들이 사육 상황을 점검하고 감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일본, 고령자 중 반려동물 키우는 인구 늘면서 상품 개발 활발=일본은 고령화 진전과 1~2인 가구 증가 등 가족 구조가 변화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고 있고, 관련 창업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일본애완동물푸드협회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으로 일본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비율은 개를 키우는 경우가 14.4%, 고양이를 키우는경우가 10.1%에 이릅니다.
특히 2013년 동물애호관리법을 개정해 반려동물을 죽을 때까지 책임지도록 의무화했고, 이에 반려동물관련 다양한 신사업이 나오고 있습니다. 고령자 중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자신의 사망 후 남겨질 반려동물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아져 펫신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일본 애완동물푸드협회에 따르면 개의 평균연령은 14.9년, 고양이는 15.8년으로 70대인 노인이 반려동물의 주인이 되면 주인 사후에도 동물이 생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도쿄동물애호센터에는 주인의 사망이나 장기입원 등으로 버려져 센터에서 보호되고 있는 개나 고양이가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 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 정부가 펫신탁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반려동물의 생존기간을 10년으로 계산했을 때 사료비, 병원비, 장례비, 매장비용 등을 포함해 200~300만엔 정도를 평균 신탁비용으로 산정하고 있습니다.
◇국내 2020년 반려동물 시장 규모 6조원…관련 상품 관심 가져야=이 같은 일본의 현황은 국내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도 일본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고령화 진전과 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인해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고령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1조8000억원 규모에서 2020년이면 6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는 현재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정부가 반려동물 보호 및 관련 산업 신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발표하면서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에서도 고령화 심화에 따른 고령자 고객 증가에 대비한 맞춤형 상품의 하나로 반려동물의 신탁 활용 방안에 대해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며 "동물병원이나 동물보호단체 등을 '펫신탁감독인'으로 지정하는 등 일본의 상품 사례를 살펴 국내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신동규기자 dkshin@
도움말=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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