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블록처럼 모두 연결될 수 있는 '호환성 확보' 강조
4차 산업혁명 비전부터 실현까지 10년 정도 소요될 듯
"지속가능한 혁신·복지 통한 분배 선순환구조가 해결책"
4차 산업혁명 비전부터 실현까지 10년 정도 소요될 듯
"지속가능한 혁신·복지 통한 분배 선순환구조가 해결책"
김민수기자 ultrartist@
■ '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
미래부·IITP 국제 콘퍼런스
한국과 독일의 4차 산업혁명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존 제조업과 ICT의 융합으로 바뀌는 미래 사회와 일자리 문제를 진단하는 국제 콘퍼런스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두 나라의 ICT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단순 반복하는 일자리는 감소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창조적인 일자리는 존재하고 사람이 필요없는 생산 현장은 없으므로, 경쟁과 협력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는 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ICT가 이끄는 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를 주제로 국제 콘퍼런스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4차 산업혁명 개념을 만든 지식기술 중심의 독일과 인터넷 인프라 등 초연결 분야의 강국인 한국의 ICT 전문가들이 만나 앞으로 펼쳐질 미래사회에 대해 대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상홍 IITP 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은 모든 국가의 큰 관심사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모두가 고민하고 있다"며 "스마트팩토리를 구상하고 관련 연구개발(R&D)을 추진한 독일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수 미래부 지능정보사회추진단 단장은 "아디다스, IBM, 티센크루프 등 글로벌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을 통해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며 "우리도 민·관의 협력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파도를 슬기롭게 넘자"고 밝혔다.
송희경 새누리당 의원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몰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산업은 융합되고, 국가 간의 장벽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한국과 EU 간의 글로벌 공조를 통해 ICT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이 성공적인 길로 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축사를 전했다.
먼저 독일의 4차 산업혁명 총책임자이자 스마트팩토리 개념을 만든 독일연방인공지능연구소(DFKI)의 데틀레프 츌케 교수가 '4차 산업혁명, 차세대 혁명은?'을 주제로 기조발표에 나섰다. 츌케 교수는 "2004년 제조업 자동화시스템에 인터넷을 접목하면서 스마트팩토리 아이디어가 나왔고, 산업계와 힘을 모아 2005년 스마트팩토리 협회를 설립해 큰 성장을 이뤘다"며 "표준화된 모델, 즉 레고 블록처럼 한국이나 독일에서 모두 연결될 수 있는 호환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의 비전에서 실현까지 세계 표준, 사이버보안, 법적문제, 훈련, 신사업 모델 단계를 거치는데 10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선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사회경제 변화'에 대해 발표했다. 이 이사장은 "우리는 대기업 중심의 갑을관계, 효율과 성실, 국가 후견, 정답교육 등 패스트 팔로우(빠른 추격)로 한강의 기적을 이뤘지만 혁신과 창조, 자율과 경쟁, 창의교육 등 중심의 퍼스트무버(선도) 패러다임 전환과 4차 산업혁명, 초고속 고령화로 위기를 맞이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혁신과 복지를 통한 분배의 선순환을 4차 산업혁명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제조업의 자동화로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미래 일자리 감소에 대한 뜨거운 의견이 오갔다. 츌케 교수는 "30년 전 독일에서 공장 자동화로 인해 생산현장에서 근로자가 필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사람은 필요했다"며 "4차 산업혁명으로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사람의 지식이나 자격은 바뀔 수 있지만 이걸 컨트롤 할 사람은 꼭 필요하고 사람이 필요없는 시기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민화 이사장은 "반복되고 지루한 일은 로봇과 인공지능 등으로 인해 사라지겠지만 그렇지 않은 창조적인 일자리는 계속 있을 것"이라며 "정부에 의한 일자리 만들기가 아닌 청년들이(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오펠만 독일 프라운호퍼 교수는 "독일은 1970년대 3차 산업혁명을 거치며 고객과 산업계가 상호 소통과 협력을 통해 극복했다"며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미래사회는 경쟁과 협력을 통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허우영기자 yenn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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