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바이러스를 정전기 원리로 채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UNIST는 장재성 기계및원자력공학부 교수(사진)팀이 바이러스 입자가 전하를 띠게 만들어 전기적으로 끌어당기는 '전기식 바이러스 농축기'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지금까지 공기 중 바이러스 채집은 주로 압력 차를 이용해 진공청소기처럼 공기를 빨아들인 뒤 그 속에 있는 바이러스를 고체나 액체 표면에 충돌시켜 채집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 방법은 바이러스 지름이 1㎛(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미만으로 작을 경우 채집 효율이 떨어지고, 0.03∼0.1㎛ 수준의 미세한 입자는 10%도 잡아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또 바이러스 입자가 용액과 충돌할 때 손상될 위험도 있다.
장 교수팀이 개발한 농축기는 바늘 모양의 '코로나 방전기'를 사용해 전하를 띠게 한 바이러스 입자들이 원판형 전극에 달라붙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 농축기는 전기적인 힘으로 바이러스를 부드럽게 끌어당기기 때문에 1㎛ 미만의 작은 입자도 효과적으로 채집할 수 있고, 바이러스 입자가 용액에 부딪치는 충격도 줄일 수 있어 분석에도 유리하다.
연구팀은 "현재 국내 특허 등록을 마치고 채집된 입자를 신속히 감지할 센서를 연구 중"이라며 "의료 안전 분야뿐만 아니라 생물학 무기 및 테러에 대처할 국방 분야, 공기 청정기와 같은 산업 분야, 대기 측정 등 환경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공학 분야 학술지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실렸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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