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인출 가능 … 국민자산상품 안착
1일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영국과 일본의 ISA가 국내 ISA 제도에 이 같은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분석했다. 송 박사에 따르면 영국과 일본의 ISA 가입 자격은 국내보다 더 많은 사람을 포괄한다. 영국은 주식형 상품과 혁신 파이낸스(Innovative Finance, FISA) 상품은 18세 이상, 예금형 상품은 16세 이상으로 정했고, 일본의 NISA는 20세 이상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ISA는 근로 사업소득자와 농어민으로 한정하고 있다. 가입시한도 영국은 영구적, 일본은 10년인 반면 우리나라는 3년으로 가장 짧다. 비과세 기간 역시 영국은 영구적, 일본은 기본 5년에 1회에 한해 5년을 연장할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5년이다. 비과세 한도 역시 영국과 일본은 없고 우리나라는 200만원까지(초과분에 대해서는 9.9% 분리과세)로 상한을 정했다. 영국과 일본은 중도에 자유 인출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는 불가능하다.
특히 영국과 일본은 주니어ISA(JISA) 상품을 출시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영국은 18세 미만이면 가입시한 없이 영구적으로 비과세를 적용받는 ISA를 개설할 수 있다. 부모나 후견인이 총 4080파운드 이내에서 납입이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20세 미만인 경우 최대 8년간 80만엔 한도로 납입할 수 있는 JISA를 운영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제도 도입 초반에는 영국 역시 우리나라처럼 납입한도와 가입 자격을 제한하고 있었으나, 제도 도입 9년째 접어들면서 한시적 제도에서 항구적 제도로 전환이 됐고 올해 들어서는 주니어ISA·이노베이티브ISA(ISA를 통한 P2P 대출 상품)·플렉서블ISA(계좌로부터 자유 인출을 허용하고 세제 불이익 해소)·상속ISA(ISA 계좌의 배우자 상속을 허용)·주택구입ISA 등 차별화된 특성을 가진 ISA를 새롭게 등장했다. 내년 4월에는 은퇴자금을 축적하기 위한 라이프타임 ISA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상품과 투자자 편의 중심의 제도를 설계한 덕분에 ISA는 국민 필수 재산증식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 박사는 "영국의 경우 18세 이상 인구의 47%가 ISA계좌를 보유하고 있고 성인ISA의 총 누적액은 7조3000억 파운드 수준"이라며 "영국 국민들은 ISA를 가계자산 형성을 위한 핵심적인 프로그램으로 인식하고 있어 가계 가처분소득의 20% 내외를 납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박사는 영국과 일본의 ISA 사례가 최근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국내 ISA 시장에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ISA 제도 운영 과정에서 금융소비자보호에 큰 문제가 발상하지 않아 국민들 사이에서 브랜드 신뢰를 구축할 수 있었으며 상품 역시 단순히 위험도로 나누던 것에서 목적성을 띈 것으로 진화했다"며 "동일 세제 혜택하에서 더 많은 편의성이 있다는 점, 그리고 인출제약이 완화됐다는 점 등 편의성과 유연성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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