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병원 창업 2013년 1건서 올해 8건으로 급증
병원도 '자회사 설립' 적극 지원
창업아이템 분야 화장품 등 확대
전문가들 "지원정책 마련 시급"
병원도 '자회사 설립' 적극 지원
창업아이템 분야 화장품 등 확대
전문가들 "지원정책 마련 시급"
의사들이 병원 임상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와 연구성과를 사업화하기 위해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연구개발(R&D)과 기술사업화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는 병원들이 소속 의사들의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어 앞으로 '의사 CEO'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19일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연세대 의대 교수들이 올해 들어 잇따라 창업에 도전, 총 7개 기업이 설립승인을 받았으며 그중 4개가 설립 준비 중이다. 2010년 허용민 연세대 의대 교수가 암 분자진단 전문업체 '노보믹스'를 창업한 후 잠잠하던 의대 교수 창업이 다시 활기를 띠는 것이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이 설립작업을 하고 있는 기업은 △면역치료제 개발업체 'PROLAGEN' △프로바이오틱스 전문업체 'HnM' △수면장애 진단·치료기기 개발업체 '쿨랩' △바이오데이터 서비스 업체 '바이오데이터센터' 등이다.
박민수 연세의료원 의과학연구처장은 "병원에서 창업심의위원회를 운영하고 컨설팅 전문가들을 채용해 창업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외부 기관과 협력해 공동 투자 및 연구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병원 의사들의 창업은 2000년대 초 벤처 붐과 함께 교수들의 창업 겸직이 허용되며 활성화되는 듯했지만, 진료에 치중한 병원 환경과 기초연구를 우대하는 분위기 때문에 이내 침체했다.
하지만 최근 R&D와 사업화에 집중하는 '연구중심병원'이 의료계의 큰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다시 창업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연구중심병원의 창업은 2013년 1건에서 2014년 2건, 2015년 5건, 올해 8건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병원들도 의사들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2014년 처음으로 의료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한 후 현재 7개 자회사를 세웠다. 특히 성재영 고려대 의대 교수가 세운 뉴라클사이언스는 기술지주사의 투자금 5000만원의 10배에 달하는 5억원의 수익을 안겨줬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말 창업투자 자회사인 'SNUH벤처'를 설립해 교수들의 창업과 기술사업화를 밀착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췄고, 세브란스병원도 연구성과 사업화를 위한 의료기술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창업 아이템도 신약이나 의료기기에서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20년 이상 피부노화를 연구해 온 정진호 서울대병원 교수는 올해 자신의 이름을 딴 화장품 벤처기업 '정진호이펙트'를 설립했다. 정선용 아주대병원 교수는 지난 8월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는 연구소기업 '나인비'를 창업했다. 나인비는 아주대병원 최초의 연구소기업이자 아주대, 국민대, 단국대, 서울과기대가 공동으로 설립한 '엔포유 대학연합기술지주회사'의 첫 번째 자회사로, 산수유에서 추출한 물질인 '로가닌'으로 여성 갱년기 비만을 개선하는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정 교수는 "경쟁력 있는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사업화 성공 확률이 높은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보다 기술이전료나 로열티가 적어 기술이전보다는 직접 사업화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생각해 창업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의사 창업이 보다 활발해지려면 의사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창업기업의 안착을 돕는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2000년 직접 의료용 스텐트를 개발해 벤처기업 에스앤지바이오텍을 설립한 송호영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환자를 진료하며 나온 아이디어로 창업하고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CEO 프로페서'를 더 많이 육성해야 한다"며 "젊은 인재들이 산업에 눈을 돌릴 수 있도록 병원 내 체계를 마련하고 정부가 지속적인 지원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19일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연세대 의대 교수들이 올해 들어 잇따라 창업에 도전, 총 7개 기업이 설립승인을 받았으며 그중 4개가 설립 준비 중이다. 2010년 허용민 연세대 의대 교수가 암 분자진단 전문업체 '노보믹스'를 창업한 후 잠잠하던 의대 교수 창업이 다시 활기를 띠는 것이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이 설립작업을 하고 있는 기업은 △면역치료제 개발업체 'PROLAGEN' △프로바이오틱스 전문업체 'HnM' △수면장애 진단·치료기기 개발업체 '쿨랩' △바이오데이터 서비스 업체 '바이오데이터센터' 등이다.
박민수 연세의료원 의과학연구처장은 "병원에서 창업심의위원회를 운영하고 컨설팅 전문가들을 채용해 창업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외부 기관과 협력해 공동 투자 및 연구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병원 의사들의 창업은 2000년대 초 벤처 붐과 함께 교수들의 창업 겸직이 허용되며 활성화되는 듯했지만, 진료에 치중한 병원 환경과 기초연구를 우대하는 분위기 때문에 이내 침체했다.
하지만 최근 R&D와 사업화에 집중하는 '연구중심병원'이 의료계의 큰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다시 창업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연구중심병원의 창업은 2013년 1건에서 2014년 2건, 2015년 5건, 올해 8건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병원들도 의사들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2014년 처음으로 의료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한 후 현재 7개 자회사를 세웠다. 특히 성재영 고려대 의대 교수가 세운 뉴라클사이언스는 기술지주사의 투자금 5000만원의 10배에 달하는 5억원의 수익을 안겨줬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말 창업투자 자회사인 'SNUH벤처'를 설립해 교수들의 창업과 기술사업화를 밀착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췄고, 세브란스병원도 연구성과 사업화를 위한 의료기술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창업 아이템도 신약이나 의료기기에서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20년 이상 피부노화를 연구해 온 정진호 서울대병원 교수는 올해 자신의 이름을 딴 화장품 벤처기업 '정진호이펙트'를 설립했다. 정선용 아주대병원 교수는 지난 8월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는 연구소기업 '나인비'를 창업했다. 나인비는 아주대병원 최초의 연구소기업이자 아주대, 국민대, 단국대, 서울과기대가 공동으로 설립한 '엔포유 대학연합기술지주회사'의 첫 번째 자회사로, 산수유에서 추출한 물질인 '로가닌'으로 여성 갱년기 비만을 개선하는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정 교수는 "경쟁력 있는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사업화 성공 확률이 높은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보다 기술이전료나 로열티가 적어 기술이전보다는 직접 사업화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생각해 창업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의사 창업이 보다 활발해지려면 의사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창업기업의 안착을 돕는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2000년 직접 의료용 스텐트를 개발해 벤처기업 에스앤지바이오텍을 설립한 송호영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환자를 진료하며 나온 아이디어로 창업하고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CEO 프로페서'를 더 많이 육성해야 한다"며 "젊은 인재들이 산업에 눈을 돌릴 수 있도록 병원 내 체계를 마련하고 정부가 지속적인 지원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