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원가 투입·공사기간 연장 때 발생… 건설사 부실징후 '뇌관'
금감원 "수주 공시 적정성 따지겠다" 중점관리 선언하며 조사 본격화
건설업계 "현지 사정따라 지급 늦기도…'미청구공사=부실' 편견 위험"
'비정상적 미청구공사' 기준 없어 가이드라인 조기도입 적극 검토해야
금감원 "수주 공시 적정성 따지겠다" 중점관리 선언하며 조사 본격화
건설업계 "현지 사정따라 지급 늦기도…'미청구공사=부실' 편견 위험"
'비정상적 미청구공사' 기준 없어 가이드라인 조기도입 적극 검토해야
![[알아봅시다] 금감원은 왜 해외건설 미청구공사대금에 주목하나](http://contents.dt.co.kr/images/201701/2017013102101876036001[1].jpg "[알아봅시다] 금감원은 왜 해외건설 미청구공사대금에 주목하나")
금융당국의 회계 감리 확대 조짐에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공사 계약별 진행률과 미청구공사 금액의 위험성을 따져 보는 테마 감리에 나서겠다는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현대건설을 시작으로 지난해 사업보고서가 나오는 3월까지 추가 조사 대상을 공시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입니다. 건설업계는 국내 공공공사와는 다르게 해외 현지 발주처 환경에 따라 공사금액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지연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 볼때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미청구공사=부실'이라는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금감원, 해외건설 공사 진행률·미청구공사 점검=금감원은 지난달 29일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을 통해 현대건설의 미청구 공사대금과 공사 원가 추정치 등 관련 회계자료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지난해 말 올해 4대 중점감리 대상 중 하나로 '수주산업 공시의 적정성'을 꼽은 뒤 수주산업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건설업계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한 것입니다.
공사원가 추정치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은 해외건설공사 도중 원가가 상승했음에도 건설사가 초기 설정한 원가대로 분기별로 수익을 인식했는지 등 추후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미청구공사는 예정원가율 상승에 따라 손실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발주처와 건설사간 진행률에 대한 이견을 통해 발생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을 내재하고 있습니다.
손실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은 비정상적 미청구공사가 발생하는 원인은 진행기준 매출 인식의 근거가 되는 예정원가가 정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설계나 공정계획의 오류 등을 원인으로 예정원가가 과소 설정돼 있거나 수주 단계에서 예측하지 못한 요인이 발생해 기존 예정원가를 초과하는 경우, 공사 기간 연장 및 재시공으로 추가 원가가 투입되면 비정상적 미청구공사가 누적될 수 있으며 누적된 미청구공사 금액은 예정원가를 실제 원가 수준으로 조정하는 시점에 손실로 전이됩니다.
◇'미청구공사=부실' 편견 버려야=건설업계는 무조건 '미청구공사=부실'이라는 인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류종하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가 2015년 10월 발표한 '건설사 미청구공사의 잠재위험 분석결과' 보고서를 살펴보면 미청구공사액이 증가하는 경우는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우선, 주문 제작한 기자재 조달이 예정원가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플랜트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에서는 미청구공사 규모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공정별로 공사비를 청구하는 마일스톤 방식 계약의 경우 원가투입 시점과 발주처가 기성을 인정하는 시점 간의 차이로 미청구공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 발주처가 부채비율 관리나 예산부족 원인으로 기성 청구 시점을 통제할 경우 일시적으로 미청구공사 비중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미청구공사 관련 가이드라인 필요=건설업계 전문가들은 현대건설에 대한 감리 결과에 따라 회계 투명성 논란이 업계 전체로 퍼질 것으로 우려하면서 '미청구공사=부실'이라는 인식이 바꿔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류종하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손실로 전이될 수 있는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청구공사의 증가는 부실 발생의 징후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공사종류에 따른 특성 및 발주처와의 계약관계 등으로 미청구공사가 정상적으로 증가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전체 금액 중 잠재손실 위험이 내재된 비정상적 미청구공사 금액을 특정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건설업의 수익 변동성 완화를 위해 내년에 도입 예정인 새보험 '국제회계기준(IFRS) 기준서 제15호 '고객과의 계약으로부터의 수익' 조기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원은 "미수금이든 미청구공사든 지표상으로 좋지 않은 신호로 보이는 것은 맞다"면서 "다만 우리나라 공공공사처럼 기성을 제대로 받는 게 아니고 발주처가 처한 환경적인 요인이 청구금을 받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