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규 산업연구원 원장
![[포럼] 4차산업혁명 맞춘 `구조 혁신` 속도 내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703/2017030302103851607002[1].jpg "[포럼] 4차산업혁명 맞춘 `구조 혁신` 속도 내자")
세계적으로 4차산업혁명에 대한 대응책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제조업 강국으로 성장해온 독일, 일본, 중국 등이 발빠르게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도 범정부 차원의 4차산업혁명 전략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대응전략과 방안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지금 전개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져 내려온 것이 아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논의해오던 인공지능과 같은 신기술들이 이제 현실 경제사회에 적용되기 시작했고 이것이 앞으로 매우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는 데 매우 큰 중요성을 지닌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은 크게 보면 두 가지로 파악된다. 하나는 사물인터넷과 같은 정보통신(IT) 신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초연결사회가 형성되면서 생산, 유통, 금융 방식 등이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같은 혁신기술이 기존 제조업이나 서비스업과 융합하여 신사업과 산업을 생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동력원을 전기로 바꾸고 무인자동운전시스템이 장착되면 자동차산업은 이제 더 이상 제조업만이 아니라 각종 정보 제공이나 오락실 그리고 사무실 역할까지 하는 정보통신업이나 서비스업 기능까지 포괄하게 된다.
기존 사업방식과 산업이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국내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생존과 성장전략을 수립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해 사업구조를 과감히 전환하는 사업구조혁신이 요구된다. 특히 경영세대가 바뀐 국내 성숙산업 내 대기업들의 살 길은 물려받은 전통사업을 지키는 수성에 있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전과 전혀 다른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도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신사업분야에 과감히 도전하는 재창업 시대를 열어야 대를 이은 성장이 가능해진다. 세계경기 침체와 4차산업혁명의 급류 속에서 이미 세계 유수기업들은 사활을 걸고 사업구조를 바꾸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제조업체인 GE사는 지난 2015년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의 재탄생을 선언했다. GE는 회사를 대표하던 가전 부문을 중국 하이얼사에 팔고 금융사업도 웰스파고사에 매각했다. 대신 산업용 운영체계(OS)인 프리딕스(Predix)를 개발하고 그동안 판매해온 엔진과 기계제품의 유지관리와 컨설팅에다 금융서비스를 통합한 종합서비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적인 제조기업이 서비스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것이다.
다음으로 기업경영과 작업방식도 보다 효율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먼저 모바일,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같은 디지털 신기술들을 기획, 생산, 재무, 영업 등 전 업무영역에 적용하여 경영혁신을 이루는 디지털변환((Digital Transformation) 노력이 필요하다. 근로형태도 보다 유연하고 다양화해야 한다.
각 산업혁명은 그 때마다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왔다. 앞으로도 작업방식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변하게 될 것이다. 산업화시대처럼 대규모 공장이나 사무실과 같은 고정 장소에서 장시간 많은 인원이 한데 모여 작업을 하기 보다는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고 있어 보다 유연한 형태의 근로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에 맞추어 시간선택근로, 재택근무 등을 보다 광범위하게 활용해 고용을 유지확대하는 한편 작업성과를 높여야 한다.
정부는 기업의 사업과 경영 혁신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는 시장여건을 조성하는 조력자 역할을 다해야 한다. 기업의 사업구조조정을 손쉽게 추진할 수 있도록 각종 제약을 철폐하고 M&A시장과 투자금융업의 활성화가 시급하다. 또한 신사업과 산업들이 원활히 창출되도록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는 과감히 폐지하고 새로운 경제환경에 맞는 규제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불합리한 규제들을 한발 앞서 해소하지 않으면 한국기업이 4차산업혁명 시대에 결코 중국이나 일본과 같은 경쟁국들을 앞서갈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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